내사랑길냥이

절박한 냥이울음이 들려올 땐 한 번쯤 주의를 기울여 주세요(자세히 보아 주세요^^;;)

by 스나오 posted May 12,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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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뒤가 국립묘지 야산인데요...

거기 사는 야생 고양이 몇마리를 돌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진 속의 '토리'란 녀석이 3~4일 보이지 않더군요.

늘 같은 곳에서 놀고 밥먹던 고양이가 어느날  모습을 감추는 일은 몇번 겪었던지라 허전한 마음으로 그저  다시 볼 수 있길 바라고 있었는데요...


4일째 되던 날 저 멀리 산 어디쯤에선가 절박한 울음소리가 계속 들리더군요.

예감이 이상해 야산을 헤매 다니다 아래 사진과 같은 구덩이(??)정확히 명칭을 모르겠네요)를 발견해서 들여다 보니 녀석이 안에서 울고 있더군요.20150418_152816.jpg






둘러보니 호기심 많은 요녀석이 물이 빠지는 구멍을 통해  기어들어갔다가 경사로로 굴러 떨어진 후 뚜껑이 닫혀 있어 자력으로 빠져 나오지 못하고 3~4일을 갇혀 지낸 거였답니다.



위에는 거대한 철창 뚜껑이 덮여 있고 그걸 들어내지 않는 한 도저히 빠져나올 출구가 안보이더군요.

그런데 뚜껑이 어마무시하게 커서...어 저 혼자 힘으론 꿈쩍도 하지 않더라구요.

주변에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고 가족 중에  힘쓸(?) 사람도 아무도 없고 ...안절부절 주위만 맴돌면서 정말 울고 싶은 심정이더군요...


일단 배고플 걸 생각해 가지고 있던 간식캔 내용물을 구멍사이로  떨어뜨려 주자 걸신들린 듯 먹더군요...가엾은 것이...


결국 노쇠한 -  -;;부모님을 불러와 세사람이 젖먹던 힘을 다해 철창 뚜껑을 옆으로 밀고 구출에 성공했습니다

저와 저희 어머니는 손까지 다치고...


빠져 나온 녀석은 매우 통통했었는데 그 사이 고생을 해서  젖살이 쏙 빠져 있어서 놀랐답니다


게다가 7~8개월 된 냥이답게 천방지축 까불던 녀석인데 성격이 좀 어두워 진 것 같은....건 저만의 생각일까요? 


저는 이날 '토리'가 우는 소리를 처음 들었습니다


녀석이 그 멀리까지 들릴 정도로 울어댔던 건 저도 혼신의 힘으로 살려달라고 외쳤단 걸 알았습니다...

울음소리를 듣지 못하고  가끔 그랬듯 또 고양이 한마리가 안보이는구나 하고 쓸쓸하게만 생각했더라면 녀석은 조금 더 버티다 무지개다리를 건넜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혹시 근처에서 절박한 고양이 울음소리가 계속 난다면 예사로 듣지 마시고 한번쯤 소리가 나는 곳으로

발걸음을 옮겨 살펴 봐 주세요...


홀로 외로이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 있는 냥이가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