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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t & people


피노키오와 춤추는 고양이, 책방 피노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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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작은, 하지만 따뜻한 연남동 동네서점을 휘적거리며 다니는 고양이들을 상상해 보세요.

책방은 작지만, 주인장의 따뜻하고 넓은 마음씨와 책방 안팎을 경계 없이 드나드는 햇살과 바람이 있다면 책방은 훌쩍 공간을 넓혀 고양이들에게 평화로움을 선사합니다.

길고양이가 있는 풍경, 책방 피노키오에 같이 가봐요.



책방 피노키오는 오로지 그림 있는 책만을 다룹니다. 때론 많은 말보다 그 어떤 활자의 넘실거림보다도 그림은 직설적이고 강렬하게 이야기를 건넵니다. 한국에서 구하기 어려운 세계 각지의 그림책을 구비하고, 책방에 없다면 가능하면 구해주기도 합니다.



외국계 회사에 다녔던 사장님은 누구나 편하게 들어와서 구경하고 일상을 나누고 나이에 상관없이 쉽게 볼 수 있는 그림책이 있는 동네책방을 열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2년 전 연남동 작은 공간에 그림책 책방피노키오를 열었습니다. 사장님의 영어이름이 피노였고 피노가 연 책방, 입에 착 붙고 귀에 쏙 들어오는 ‘피노키오’로 책방이름은 자연스럽게 정해졌답니다.

“동네에서 필요한 그늘이 되고 싶다. 물론 책을 팔아야 되고 그것도 중요하지만 동네 안에서 책방을 하고 싶다. 책방을 통해서 뭘 하고 싶은 건지 다시 한 번 생각하면서 모델을 고민하고 있어요.”


 

고양이가 쑤~욱 들어 왔어요


연남동에 책방을 시작한지 얼마 안되어 지금은 게스트하우스가 들어선 반지하 집을 제집마냥 드나들던 고양이 ‘몽실이’가 새끼를 낳았습니다. 고양이의 ‘고’자도 모르고 살다가 우연찮게 데려다가 키운 고양이는 피노의 짝꿍 ‘키오’가 됩니다. 첫째는 둘째를 부른다고 하죠. 같은 집에서 태어난 고양이 ‘하트’까지 고양이는 사장님의 삶으로 쑥 들어왔습니다. 노랑이 키오와 예쁜 하트무늬를 가진 젖소 하트와 함께 하는 고양이부자가 될 줄은 정말 몰랐죠.


키오.JPG 키오하트 (2).JPG

 


생활을 함께 비비며 사는 고양이가 생기자 길에 사는 고양이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늘상 다녔던 골목인데, 문을 열어놨던 책방인데 그곳에 살던 고양이가 한 마리, 두 마리, 세 마리....눈에 들어옵니다. 동네에 고양이가 이렇게 많았던가요? 고양이들은 갖가지 무늬와 성격을 가지고 책방을 스쳐갔습니다. 집에 있는 고양이 키오와 하트를 생각하니 길에 사는 고양이들이 궁금하고 걱정됩니다. 물과 사료를 책방 앞에 놔두자 슬슬 경계하다가 사료 몇 알 먹다가 물을 할짝이다가 책방에도 곧잘 들왔습니다. 특별히 작정하지도 않았는데 고양이는 이렇게 쑤~욱 들어왔어요. 동네 사람들과 함께 지은 이름. 멍충, 식충이의 ‘충’, 멋진 올블랙 ‘밍키’ 그리고 여러 이름을 가진 고양이들입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잠도 자고 밥도 먹던 고양이가 새끼를 꽤 여러 번 낳았는데 형편이 꽤 좋지 않았어요. 저는 그전에 고양이나 개를 키워 본적이 없어서 덜컥 겁이 났어요. 그전에 키워본적도 없고 애정이 있던 사람도 아니었는데 보기나 보자. 새끼를 낳았으니까. 근데 딱 보는 순간 한 녀석한테 눈이 갔어요. 눈이 딱 마주쳤어요. 그래서 키워야겠다하고 데려왔어요.”

책방에서 맘껏 놀 수 있게 캣타워도 직접 제작하는 정성을 보이기까지 고양이의 매력은 엄청납니다.


 

고양이도 동네 주민 아니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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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 생각하니까  길고양이도 보이고, 내가 할 수 있는 게 뭘까 하다가 가게 앞에 하자. 그때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았어요. 지금도 매일 오는 친구도 있는데 여기 진치고 앉아 있고, 여기도 아무래도 사람이 많이 다니고 밤늦게 까지 하니까 아이들이 겁이 많고 해서 여기 빈집이 있는데 거기도 사료와 물을 갖다 노면 거긴 확실히 더 잘 먹어요.”


책방이 생기고 두해가 지나면서 한적한 골목은 멋진 가게도 많이 생기고, 왕래하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독특한 문화를 가진 떠오르는 동네가 되면서 가게도 알려지고 장사도 잘될 텐데 사장님은 기분이 썩 좋지 많은 않습니다.


임대료는 계속 오르고 먼저 살던 세입자들은 오른 집값을 감당하지 못해 하나둘 떠나가고 책방 피노키오 계단에서 끼니를 때우고 목을 추이던 고양이들도 슬슬 자취를 감추고 있기 때문이죠. 동네 모습이 변해가면서 밀려나는 건 사람만이 아닙니다. 터를 잡고 살면서 뛰어 다니던 고양이들도 하루가 다르게 달라지는 동네 모습이 생소합니다. 가게와 번듯한 집을 짓느라 공사하는 소음에 깜짝깜짝 놀라고 밀려드는 사람들의 발아래에서 화들짝 몸을 숨깁니다. 책방 앞 골목을 다니던 고양이들은 다 어디로 가게 될까요? 모습을 감춘 녀석들은 또 어디에 있을까요? 책방에 길고양이 급식소를 만들고 고양이를 돌봤을 때 사료통을 엎어놓고 물을 버리던 얼굴 모를 사람을 향해 경고장을 써 붙였던 사장님도 이런 변화와 흐름 앞에는 어찌할 바를 모르고 근심이 쌓여갑니다.


“개발 되고 하니까 애들이 있을 데가 마땅치 않으니까 걱정되죠. 가게 하시는 분들은 고양이를 썩 좋아하지 않으니까 고양이들이 더 갈 데가 없어져요.”

동네 안에서 평화롭게 사람과 고양이가 함께 살아가는 것은 어려운 일일까요? 고양이도 동네 한켠을 터 잡아 태어나고 사랑하고 하루를 살아가는 동네 주민인데 말이죠. 가난한 사람이 밀려나듯 그저 고양이라서. 가난한 고양이가 되어 동네에서 밀려나야 한다니 무엇이 고양이를 가난하게 만들고 있나요?




“연남동이 한때는 고양이의 동네라고 불렸어요"Screenshot_2015-05-27-21-52-48.png

케어해주는 사람들이 있었고, 지금은 고양이들이 많이 없어졌어요. 케어해주던 분들도 떠나고, 여기서 매일 이삿짐을 봤어요. 세입자 입장에서 여기 살수 없으니까 떠나고 건물은 집이 아니라 상가가 되고 안타깝죠. 그런걸 다시 보고 싶지 않아요. 제가 생각했던 그런 그림이 아니에요.”






그림책을 펼치자 고양이들이 튀어나와요


책방을 채우고 있는 그림들에 눈이 갑니다. 따듯하고 웃음이 나는 연하고 때론 강렬한 책들을 펼치자 고양이들이 튀어 나옵니다. 책방 쥔장이 추천하는 고양이 그림책을 들여다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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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울 하늘 아래 함께 살아가는 길고양이들의 생활이 담담히 그려집니다. 길에 살던 녀석들은 한번쯤 이런 모험과 위험을 겪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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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t fait quoi?>


고양이야 고양이야 뭐하니? 고양이가 집중할 때 뭐하는지 궁금하지 않았나요? 고양이는 기다림의 동물이라고도 하죠. 결정적 한방을 노리는 고양이가 기다렸던 그것은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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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like cats>


인도는 각 부족마다 그림체가 다르다는 것을 아세요? 인도 여러 부족들 특징대로 그린 다양한 모습의 고양이 그림입니다. 한색 한색 핸드프린팅을 해서 일반 기계인쇄와는 다른 독특한 색감과 질감을 보여줍니다. 더구나 딱 3000부 한정이라니 소장 가치가 엄청난 작품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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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catatnight2.jpgthecatatnight1.jpg  

 

<the cat at night>


고양이는 야행성이지만 집사의 생활패턴에 맞게 밤에는 잠이 든다구요? 고양이의 은밀하고 수상한 밤생활이 궁금하시다면 펼쳐보세요.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도 고양이는 꽃잎과 잎사귀를 흔들어대는 꽃과 도시의 색깔을 볼 수 있답니다.

“고양이책 전문 서점을 할까? 가능하다고 봐요. 제가 맘만 먹고 모으면 여기 책방을 전부 채울수 있어요.”


 

온전히 함께 삶을 부비고 싶어요.


사장님이 고양이 이야기를 할 때 어찌나 신이 나서 어깨를 들썩이는지 책방의 책들까지 책장을 벌려 웃고 화답하는 것 같았어요. 그러면서 키오와 하트랑 떨어져 있는 책방 여는 시간이 그렇게 맘이 쓰인다고 어깨가 축 쳐졌어요. 이런 사장님은 고양이들과 24시간 함께 지내고 싶어서 책방과 살림집을 합치고 싶어 합니다. 아주 잠깐 북촌에 그런 실험을 해봤지만 생각만큼 쉽지 않아 여전히 책방 따로, 살림집 따로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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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히 신경 쓰거나 조마조마하지 않아도 알아서 고양이들이 책방과 살림집을 오가며 생활하고 고양이들과 온전히 시간과 공간을 같이 쓰는 것은 오래된 미래 같아요. 그래도 금방 도착할 미래였으면 좋겠어요. 고양이들이 넓은 자연에서 벌레와 꽃을 보고 흙을 밟으며 뛰고 뒹굴기를 바라기에 집 지붕이나 동네로 산책을 나가면서 함께 할 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은 각자의 공간에서 지내다 만나지만 그런 하루들은 참 멋져요.



“더 동네 같은 조용한 곳에서 책방을 하고 싶어요. 키오와 하트랑 24시간을 함께 보내면서요.”

공존은 참 아름답기도 하지만 어려운 단어입니다.

고양이를 키우는 모든 사람이 다 길고양이를 돌보지도 않습니다. 길고양이가 자연스럽게 풍경으로 스며들어 있는 연남동 골목의 작은 책방 피노키오에 한번 가보세요.

고양이 그림책을 뒤적거리다가 슬슬 발밑을 비비고 지나가는 고양이에 놀라지 마세요. 그리고 골목 안을 지나가는 고양이를 동네 주민으로 대해주고 놀래키지 마세요. 그저 함께 그곳에서 함께 살아가는 보통의 존재일 뿐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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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노키오 책방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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