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반쪽짜리 캣맘활동하면서 처음으로 구조한 대장냥입니다.
사무실 근처에 어쩌다 한 번 마주치는 짐승냥이.
지난 겨울부터인가 이 녀석이 귀밑에 상처를 달고 살았죠.
덩치는 크지만 순둥인 것 같아 많이 얻어 터지나보다하고 어쩌다 보면 상처나으라고 캔에 항생제를 섞여 먹였습니다.
상처때문에 신경이 쓰였던 녀석.
닭가슴살 삶은 걸 가방에 넣어가지고 이녀석 보면 기운 좀 차리라고 항생제와 함께 먹여 주리라 하고 생각했지요.
하지만 저랑 자주 마주치진 못했어요..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대장냥인지 전혀 몰랐어요.
나비야~ 하고 부르면 가까이 다가 왔으니까요.
날씨가 더워지는데 귀밑에 긁힌 상처와 양쪽 살에서 빨간 피가 스며나왔습니다.
참 이상하게 생각했어요.
왜 이렇게 순둥이일까...도대체 얘는 유기된 아이여서 길냥이 패거리한테 얻어
터지는 줄로만 알았지요.
밥주기가 참 쉽지 않아서 할 수 없이 그냥 주택가 바닥에 부어버렸어요. ㅠㅠ
( 그저 몰래 빨리 밥주겠다는 생각에, 사료를 지저분하게 줘버렸네요.
사람들이 참 싫어하는 캣맘이 되었습니다. ㅠㅠ)
사실 대장냥은 제가 만나기 힘든 아이였어요..
늦게 퇴근하는 날 , 비는 주룩~오는데, 다리는 절고...상처를 걸머지고
덩치는 커가지고 비는 맞고 털도 추렷하게 돌아다니는데, 마음이 짠했습니다.
이 녀석이 그래도 먹이를 다른 냥이한테 양보하더라구요.
상당히 젠틀함. ^^
며 칠 잠못자고 고민하다가 상처라도 치료해줘야 맘이 편할것 같았어요.
고보협에 일단 치료지원신청은 했지만, 저의 서툰 포획으로
경계하기 시작했어요. 그래도 배고프니까 가까이엔 있었습니다.
참, 이상하게도 제가 이 녀석한테 끌렸나봅니다.
선배 캣맘님의 도움으로 녀석을 포획해서 병원으로 데려 갔어요.
너무 고마운 선배 캣맘님 ^^*
그동안 침 흘리는걸 보지 못해서 대장냥이가 구내염 치주염인지는
잘 모르고 귀밑 상처만 생각했는데, 아이 상태가 심각했어요.
이마에 구멍 뚫린 상처엔 살이 차오리지 못하고 고름이 차고
긁어내고 붙이는 걸로 봉합하셨다고 합니다.
스케일링 및 발치중 입니다.
수의사선생님 말씀으론 문제의 귀밑 상처는 귀 진드기가 너무 심해 스스로 심하게 긁다가
오랫동안 항상 피가 났던 거였어요. 너무 긁어대서 그쪽 살이 너덜너덜하다고 하셔요.
이젠 심한 가렴증도 치료되었습니다.
아까 점심시간에 병원에 가서 찍은 사진이에요.
6년이상 되었단 소리에 또 깜놀했고요.
할배대장냥이 종이호랭이. ^^;;;
첫 입원날 내친김에 중성화수술도 해 주었습니다.
설마했는데, 이 녀석이 대장이란 소리를 그 병원에 들른 다른 학생을 통해서
확실히 알게 되었어요.
제가 조곤조곤 말했어요.
냥이야, 치료해줄게 아프게했다고 나를 너무 미워하지말고 치료 잘 받으라고..
처음 통덫안에서 화가나니까 제 손을 핡퀴고 밥그릇, 물그릇 때려 엎더니만,
지금은 아파서 계속 진통제 주사를 맞아서 그런지 순한 냥이가 되었네요.
먹는건 잘 먹고 잘 싼다고 하세요.
내일 퇴원입니다.
다시 길로 돌아가게 됩니다.
얼마를 살든지, 할배 대장냥이가 남은 묘생 편안하게 잘 살아갔으면 합니다.
목카라를 쓸 상황이 아니어서 작은 케이지에 넣으셨대요.
그루밍 못하게요.
그런 슬픈 눈 하지마..
힘내. 대장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