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8월 29일에 양산시의 tnr을 위해 설치한 포획틀에 포획 된 아이 입니다.
보통의 길아이들 이었다면 바로 지정병원에서 tnr을 시켰겠지만
이 아이는 외소한 체격에 한쪽 앞발이 불편한(절단된) 아이였습니다.
예전부터 밥자리 근처에 있는 모습을 멀리서만 한번씩 보여주었고, 작년 이맘땐
새끼로 보이는 한녀석과 밥자리 주위에서 맴돌며 지내다, 어느날
밥자리를 새끼에게 물려주고 떠났던 어미로 알고있던 아이였는데..
태어날때부터 기형인지 사고인지는 알 수 없으나, 무턱대고 수술만 하는
양산시 지정병원에는 도저희 맡길 수 없어서, 사비로 수술을 시킬 마음으로
평소 길아이들 치료비를 할인해 주는 울산의 한 병원으로 아이들
데리고 갔습니다
포획된 계기와 아이의 상태를 말씀드리고, 아이를 맡기고 돌아 왔습니다.
늦은 오후, 병원에서 연락이 왔는데 수술전 검사에서 염증수치가 너무 높아서
수술을 할 수가 없다고 하였습니다. 보통의 염증수치가 19정도인데
이 아이는 40 이 나왔다고 하였습니다.
사람이 이정도의 통증이라면 기절을 할 정도라는데..ㅠㅠ
그리고 아이의 다리는 기형이 아니라, 사고로 인해 절단되었으며
절단된 다리 부위의 상처치료가 시급하다고 하였습니다.
그래서 제가 해줄수 있는 일은 2주 항생제를 처방하고 다시 방사하는거 뿐이라 생각했습니다.
무거운 마음으로 있는데, 그래도 좀더 최선을 다해보자는 마음으로 고보협에 연락하였고
다행이 치료지원 결정이 되어서 아이를 부산의 협력병원으로 이송 시켰습니다.
일요일 늦은 시간이라 바로 처치를 할 수 없어, 아이는 먼저 입원을 시켰고,
다음날 병원에서 연락이 와서, 다리는 땅에 닿지 않도록 절단수술이 필요하다고 하였습니다.
다행이 절단수술을 하면서 tnr도 같이 시켜서 앞으론 좀더 홀가분히 살아갈수도 있게 되었구요.
이름도 없던 아이라 앞으론 행복하라고 "행복이"라 지어주고
2주 입원하고 어제 퇴원 했습니다.
밥도 잘먹고해서 상처도 잘 아물었구요. 근데 '너무 사납다'고 ~ㅎㅎ
먼길 차타고 돌아와서 포획틀 문열어 주니, 바람처럼 사라지는 행복이에게
언제 또 보게 될지 알 수없어 '잘가라'고 외쳤는데..
오늘 점심때 밥자리에 나타나서, 불편한 몸으로 제키보다 훨씬 높은곳에 있는
사료 그릇의 사료를 먹고 있더라구요. 몰래 사진이라도 찍으려던 욕심에
행복이는 쏜살같이 달아나 버리고..ㅠㅠ
그래도 나타나줘서 '고맙다'고.. '매일매일 오라고'
매일매일와서 네 새끼(마스크)도 만나서 편히 지내라고..
애써주신 모든분들 바램처럼 건강하게 오래 살아주길 빌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