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 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매일 아침, 저녁으로 사료가루를 물에 조금씩 타서 주면 윗물만 먹고 사료가루 가라앉은 건
입에 대지도 못하니까, 정작 먹어야 될 건 버리고 다시 물에 타서 또 윗물만 먹는 까망이를 보면서
불린사료라도 배 불리 먹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매일 생각했던 일이 그대로 이루어졌습니다.
지난 10월14일 영리한 까망이를 겨우 구조해서 목동하니동물병원으로 데리고 갔는데
스케일링하면서 흔들리는 이빨 4개 뽑고 21일까지 경과를 두고 봤는데 불린사료를 먹을 수 있을만큼
좋아졌습니다.
이틀에 한번씩은 병원에 가서 까망이 얼굴보고 힘내라고 말해주고 왔습니다.
21일에 다시 엑스레이 찍었더니 어금니 4개가 치근이 드러날 정도로 잇몸이 가라앉은 상태라서
앞 송곳니만 남기고 어금니는 다 발치하고 꿰맸다고 하시던데, 다음날에도 여전히 불린사료를 먹을 수
있을만큼 좋아지고 있어서 23일 어제 오후에 퇴원을 해서 저희집 빌라 주차장에 방사했습니다.
집이라는 걸 확인하고 신나서 뛰어가더니 저만치에서 한참 저를 뒤돌아 보더니 다시 뛰어가네요.
에구 이쁜 자식..
저녁에 까망이가 와 있을까 생각하면서 뜨거운 물을 준비해서 내려갔더니 저를 기다리고 있더라구요.
사료를 불리는 동안, 1년 반 넘게 친구들 먹는 캔에 입만 대 보고 먹지도 못하던 까망이를 위해
캔을 조금 줘 봤더니 찹찹 소리를 내면서 캔을 먹는데 정말 가슴이 뭉클했습니다.
불린사료에 캔 조금 섞어서 줬더니 맛있는지 어찌나 잘 먹던지요.
처음 20그람, 두번째 20그람, 세번째 30그람 ㅎㅎㅎ
이렇게 세그릇을 뚝딱 먹고 노랑이, 예쁜이가 쉬고 있는 방석으로 가는 거 보고 올라왔습니다.
엄마들은 자식 입에 밥 들어가는 거 보면 배 부르잖아요.
까망이가 사료를 맛있게 먹는데 제 배가 다 부르더라구요.
우리 주차장 삼남매들 아프지 말고 오래오래 얼굴 보고 살자고 말해줬습니다.
애써주신 고보협 담당자 분들께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