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랑길냥이

슬픈 뻔순이

by 사람과자연 posted Jul 24,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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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청 뒷마당 시설물정원에 둥지를 튼 돌이에게


껌딱지처럼 달라붙은 여인이 있었으니 이름하여 뻔순이입니다.


순이는 돌이에겐 항상 포근한 집과


다른 곳보다 더 맛있는 먹을 것이 있음을 일찌감치 알고
있었거던요.


                                                                                                                             




DSC_5968-3.jpg



 



 



그래서 돌이는 순이에겐 별로 관심이 없음에도


순이는 머리통을 힘차게 들이대며 찝쩍거린 결과


그 동안 머리통을 돌이 앞발로 많이 얻어 맞곤하였으나 


드디어 돌이곁을 지킬수 있게 되었습니다.


 



 


                                                                                                                          (왼쪽이 아기들의 지극한 엄마 뻔순이입니다.)



 

그래서 저는 물론이지만 직원들도 돌이 간식주러 나왔을 땐


순이에게도 나누어 주었습니다. 순이를 깜빡잊고 돌이에게만 주려하면


순이는 차 밑에서 저한테도 가져다 달라는듯 큰소리를 지르곤 하네요^^


                                                      (성동구청의 마스코트 돌이, 먹이먹을땐 로마황제처럼 비스듬이 누워서 먹기도
합니다.)
)



 

순이는 아주 예쁜게 생긴아이여서 아이들도 오다가다 순이에게 간식을 주곤
하였는데


먹던 소세지라던지 튀김 닭같은 것도 주곤하였습니다.


주지말라 하여도 부득부득 몰래 주고가네요~~@@


돌이는 제가 주는 사료 간식외 사람들이 주로 먹는 음식들은 거들떠 보지도
않거던요.


그런데 순이는 못딘 것은 먼저 배운다고 그런걸 더 좋아하더라구요.


 


올 겨울은 돌이집에 순이가 함께 들어가 겨울을 났습니다.


박스안은 온통 스티로풀로 붙였고 다시 박스로 더붙여 찬바람을
막았고


푹신한 쿠션방석을 아래 좌우로 깔아놓아 


아마도 돌이는 물론 순이는 이렇게 아늑하고 포근한 집은 처음이었을
겁니다.


 



 



 



 

겨울내내 돌이와 붙어서 한 이불덮고 겨울을 난 순이가 


약 3개월 전에 아기들을 낳았네요. 그것도 여섯마리를 ~~@@ 


아기들은 모두 엄마를 닮아 예뻤거던요.


그래서 우리동네 동물병원 수의사를 설득하여 병원에서 입양을 좀 시켜달라
하였더니


"아기 냥이들이 좀 크면 입양이 안되니 한달 반쯤에 모두 데려오면 입양시켜주겠다"
하네요...


 


돌이는 제가 불임수술을 시켜 주었기에 아기들의 아빠가 될수
없거던요.


순이는 겨울 전부터 겨울내내 돌이집에서 그 이후에도 돌이 옆에서 돌이와 친한척을 하였어도


다른 남자냥이를 몰래 만나고 다녔음이 틀림없었네요.


요런 앙큼한 것!!!


이때부터 순이 이름앞에는 뻔자가 붙어졌습니다. 


 


                                                                               (아기냥이들이
돌이집 지붕위에서 난장판을 치다가 다시 뭉쳐 있군요)



 



 

순이는 아기들을 길건나 민가 뒷곁으로 물고가 양육하기도하고


돌이집으로 물고오기도 하고 또는 구청직원 흡연실 옆 정원안으로 물고와 양육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다 먹이와 물이 풍부한 돌이집으로 아기냥이들을 데려와 눌러 붙는듯
하였습니다.


그래서 D-Day를 잡아 직원들과 아기냥이들을 모두 구조하기로
하였는데...


순이가 어찌 알았는지 아기냥이들을 모두 물고 어디론지 가 버렸습니다.


그렇게 먹이줄때 외에는 한동안 나타나질 않는군요.


결국은 구조를 못하고 오늘날까지 시간이
흘렀습니다.


 



 

돌이가 무척 열받아 보입니다.


순이가 돌이 모르게 바람피우고... 거기다가 아기들을 여섯마리나 몰고
나타나


돌이 집을 차지하고... 아기들은 아무대고 실례하며 천방지축으로
날뛰니...



순이가 다른곳에서 놀다가 돌아와 돌이에게 친한척 머리통을
들이대면


가차없이 순이 머리통을 앞발로 쳐 답니다.


이제는 보기도 싫으니 다가오지도 말라는듯 위협도 하는군요...


 


                                                    (아기 냥이때문에 집밖으로 쫓겨나온 돌이~~)



 

삼개월이 지나는데도 아기냥이들에게 수유를 하는지 순이는 몰라보게
야위었습니다.


이런 모습이 가여워 맛있는 캔을 주면 순이는 조금 먹다
가버립니다.


돌이 시선이 따가웠던 모양입니다.


그래도 돌이 집 주변에 먹이를 수북히 두면 아기냥이들이 와서 다 먹어
치웁니다.



이젠 저도 더 이상 이아이들을 입양시켜줄수가 없네요. 그러기에 많이
자랐고


무엇보다도 순이가 신출귀몰하게 아기냥이들을 몰고 다니기 때문에


구조는 커녕 주로 어디 있는지도 모를 경우가 많거던요.



간혹 비가 온다거나 혹은 무슨 이유인지 모를때에는 돌이집을 아기냥이들이 점령하고
있고


돌이는 집 밖 풀밭으로 쫓겨나와 시무룩하게 앉아 있기도
합니다.


 



 



 

간혹 아기 아빠 냥이인지 고등어냥이가 돌이집을 들릴때도 있습니다.


그 녀석을 위한 먹이도 다른 곳에 두고 있는데 굳이 아기냥이들에게 오기도
하는군요.


이러면 돌이는 오던지 말던지 그냥 누워 있기만 할 때도
있습니다.


 



 



 

아기냥이들을 볼때마다 가슴이 미어지는군요.


돌이집이 있는 이곳은 구청 청사와 광장으로 이어진 산책도로이기도
하기에 


냥이들이 득실거리게 되면 사람들이 그냥 두질 않을 것이 뻔하기
때문인데요


좀 더 크면 방법을 고안하여 이 아이들을 불임수술(TNR) 시켜줄
생각입니다. 


여지껏 먹이를 줘 왔으니 조금 더 주면 될 것 같고요...


그래도 이 아이들의 앞날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지는군요.


 



 


     (우리 아파트 길냥이 나비와 돌입니다. 제가 밤에 산책을 하면 슬며시
저를 따라 다니며 군데군데 누워서 뒹굴며 좋아하는군
요...)



 


뻔순이


이 아낙네를 기필코 먼저 붙잡아 TNR 시키려구요.


냥이들 먹이를 규칙적으로 주지만


이렇게 마구 불어나는 냥이들은 그 자체로 불행이거던요.


이런 걸 저 혼자 고민하고 있으니(동물보호단체에 신고해도 별 볼일 없더라구요...)


저도 가슴이 답답하고요


 


그야말로 "쿼 바디스?" 입니다.


(서울특별시 강동구의 길냥이 정책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선진화된


길냥이 정책이라 하네요. 제가 봐도 그렇구요...


대한민국 전체가 강동구처럼 속히 되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