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한여름에
동네 캣맘분에게 연락이 왔어요 위에 사진과 함께..
만삭 길냥이인데 꼬리를 들지못하고 엉덩이에 구더기가 껴있다고..
길 아이들 굶을까봐 밥만 주시던분이라
이런 상황을 처음 겪으시고 도움청할곳이 없어서 저에게 연락을 주셨네요
출산중에 구더기라니...심각한 상황이라 생각하고
동네병원은 갈 생각안했어요
비싸기도하고 안락사를 얘기하지 않을까해서
또 구조와 치료경험이 많은 병원으로 데려가고 싶었거든요
고보협에 글 남기고
담당자분과 연락한 후
제일 가까운 연계병원으로 이송했어요
데리고 가기전에 아이 마지막일지도 모른다고 인사하시라고 또 치료받다가 다른 질병이 튀어나와서 병원비 많이 나올지도 모른다고 각오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이동했네요
이때는 단순히 구더기 제거하고 tnr 하면 되는줄 알았어요
전 이동봉사나 하고 아이 병원비 조금 지원해드릴 생각했구요
병원 도착하니 미리 전화연락 받으신 원장님께서 빠른 처치를 해주시는데
엉덩이에 태반?? 새끼 낳기전에 덩어리 나와있고 뱃속에 움직임은 없었으며
엉덩이엔 구더기 성충이..너무도 다급한 응급처치중이라
제가 할수 있는건 눈물흘리며 발 동동 구르며 아이 못움직이게 잡고 있는거였어요
항문쪽 구더기 제거하고 아이를 배가 하늘로 오게해서 뒤집어보니
양쪽 사타구니엔 더 많은 구더기가 바글바글하네요
더 다급해진 상황 ㅠㅠ
원장님과 간호사 두분이서 핀셋으로 피부속에서 올라오는 구더기 일일히 잡아내시고
항문으로 기구를 넣어 구더기 알을 터트리지 않고 똥을 퍼내고 한시간 반쯤 처치하다가
손탄 아이라 순한데도 상처 뒤집어가며 구더기 제거하니 얼마나 아프겠어요
아이 움직임이 커지자 수술 들어가려고 혈관잡는데 너무 심한 탈수로 혈관 잡기도 힘들었구요
수술실에서 나와서도 마취깨면서도 계속 구더기를 제거했고 200 여마리 구더기가 들끓던 죽지 않고 숨쉬고 있는게 이상한 곧 죽는다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누렁이
항문주위 사진 구멍들이 구더기가 파먹어간거예요 ㅠㅠ
허벅지를 구더기가 파먹어서 저 핀셋이 다 들어갈정도로 구멍이 뻥난거구요
수술후 누렁이 모습인데 정말 만신창이 너덜너덜해요 ㅠㅠ
뱃속에 8~9마리의 새끼를 가졌던 누렁이
너무 부른 배가 방광을 자극해서 오줌이 질질새고 부른 배로인해 그루밍을 하지못하니 구더기가 생기고
정상적인 출산을 하지못해서 자궁내 괴사가 진행된듯해요
원장님 말씀이 구더기는 구멍이란 구멍엔 다 들어간데요
그래서 살을 파먹고 알을낳고 번식하며 최악의 경우 신경자극으로 발작하고 죽을수도 있다고 하더라구요
이때 원장님께 살려만 달라고했는데 살려만 주시면 머든 하겠다고 얘기했는데
이제와서 생각해보면 정확히 건강하게 완치시켜달라고 할껄 그랬나봐요
구조 4일후 병원에서 전화가 왔어요 바로 받으면서도 얼마나 가슴이 두근두근 하던지 언제 급사해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였기때문에 죽었다는 전화일까바 대소변을 싸지 않아서 엑스레이 찍어보니 방광에 소변이 꽉차있다고
그래서 카테타꼽아서 소변을 빼내고 있다고 그리고 꼬리가 신경손상이 된건지 움직임이 없고 질질끌고다닌다고
꼬리의 경우 최후는 절단 수술이 필요할꺼라 하셨네요
구조하고는 일주일 넘게 똥을 안싸서 관장했는데 관장하고나니 똥은 밀려나오는건지 스스로 싸는건지 정확하진 않지만 조금씩 배출되고있어요
구조한지 2주차에 변에서 구더기가 나와서 아직까지 걱정이 되네요 ㅜㅜ
더 심각한건 오줌을 못싸요 지금 25일넘게 매일을 카테타해서 소변뽑아내요
구더기가 파먹었던 항문주위 괄약근 손상인지 신경손상인지 소변배출이 안되네요
소변이 차는것도 감각이 없는지 소변볼 자세도 취하지 않아요
한달이란 시간이 지나면서 중성화한 배의 수술자국과 핀셋이 다 들어가던 허벅지 상처도 이제 다 살이차서 깨끗이 나았는데
오줌을 못싸고 있네요
첨에 신경손상 발견하고 오줌못싸면 죽냐는 제 물음에 치료해보자고 하신 원장님도 이젠 잘 모르겠다 하실정도 ㅠㅠ
후지마비 냥이들 압박배뇨해서 살잖아요
그런데 누렁인 방광이 약해서 압박배뇨가 안된데요 그럴경우 방광이 터질수 있다고 해서 ㅠㅠ
그렇다고 치료를 포기하지 않아요 누렁이 엄청 잘먹고 잘놀고 오줌못싸는것만 빼면 정말 멀쩡해보이거든요
눈도 생기있어요. 당장 죽을녀석의 눈이아니예요
구조라고해서 병원에 데려다만 놨지 제가 할수 있는 일은 별로없네요..
고보협 운영진이 누렁이 보고 가시고 자주 보고가는데 너무도 위중한 아이고 살려는 의지가 강한 아이니 감사하게도 도움주실 방법을 찾아보신다 합니다. 도움주신다니 맘이 놓이더라구요
신경수술이나 다른병원 가볼까 침치료 해볼까 생각만 하지
제가 알아볼수 있는거엔 한계가 있는데 고보협에서 같이 고민해주기로 하셨어요
제가 지금 할수 있는건 구조하던때와 똑같이 누렁이위해 기도하는것밖에 없네요
누렁이가 스스로 오줌을 싸주면 그때부턴 고민할 문제도 없는데 구더기로 인한 신경손상 치료나 후지마비 아이들 회복기등 저에게 도움주실분들 계실까요??
그리고 누렁이 기억해주시고 기도해주세요
이녀석 살리고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