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동네의 퐁이는 새끼 때부터 봐 와서 온 가족 다 TNR 시켜주고 계속 우리 단지 구역을 지켜온 멋진 아이였어요.
구역에 들어온 다른 여동생과 지난 겨울에 나타난 새끼 남동생도 살뜰히 챙겨온 아이입니다.
다친 날은 지금도 기억합니다… 6/21
전날까지 동생들과 분수대 광장에서 잘 지내고 있던 아이가 사고 났었다는 소식을 전해 들었습니다.
단지내의 다른 캣대디가 새벽에 편의점 가다 돌아오는길에 비틀거리는 아이를
발견하셨고 정황상 차길에서 온걸 감안시 지나가는 차에 치인 것 같았답니다.
그분은 친분 있는 인근 동네 수의사께 새벽에 연락을 드려 퐁이는 그렇게
구조가 되었습니다.
6/21 차에 치인 퐁이.. 비틀거리다가 쓰러져 있는 상태를 발견하여 병원으로 옮겨졌습니다.
6/21은 잊지 못할 날입니다… 직장 때문에 점심 시간에 나와서 병원을 찾았는데.. 병원 점심
시간 때라 기다릴 수 밖에 없었습니다.
기다리는데 아들 학교에서 전화 와서 아들이 다리 다쳤다고 병원에 가서
깁스를 해야 할 것 같다 합니다.
드디어 퐁이를 문병하는데… 아이는 저를 알아보는지 고개를 잠시 들다가
다시 눕습니다. 아이 상태가 이상합니다… 눈도 동공이 커져 있고 호흡도 어렵습니다.
선생님 말씀으로는 새벽에 들어왔을 때는 가망 없어 보였다고 합니다. 뇌출혈 의심에 페출혈로 호흡 곤란.. 당장은 지켜보는 수 밖에 없답니다.
병원에서 펑펑 울고 갑니다. 아들
학교에 찾으러 가는데 엄마가 너무 울어 아이 걱정이 많은지 경비도 잡지 않습니다. 오히려 넘 울어 민망합니다…
아는 다른 병원에 자문을 구합니다. 데리고
오라 합니다. 솔직하게 말씀해 주시는 분이라 퇴근 후 퐁이를 첫 병원에서 퇴원 시키고 갑니다.
처음 병원장님 치료비도 안 받으셨습니다.
이분 정말 동물들을 사랑해 주시는 분이구나 했습니다.
자문 병원장님 시력 이상에 호흡 문제가 보여 산소실에 있는 병원으로 가야
한다 합니다. 또다시 옆에 고보협 TNR 협력 병원에 퐁이를
데리고 갑니다.
퐁이가 잦은 이동 때문인지 피 뽑고 엑스레이 찍는데 반항합니다.. 불쌍한 퐁이…
6/23 일 산소실에 들어간 퐁이 이틀 만에 호홉도 좋아지고 폐에 문제 된 부분은
더 이상 없다고 합니다. 일시적으로 충격에 의한 것이라 합니다.
문제는 시력입니다… 아이가 빛에도 동공 반사를 못합니다… 길양이에게 보이지
않는다는 게 얼마나 치명적인 장애인데..
그리고 뇌에 충격을 받아서인지 아이가 머리도 한쪽으로 치워져 지고 멘탈이
붕괴된 듯한게 지적능력이 떨어진 듯 합니다…ㅜㅜ
밥도먹지 않아 병원에서 ID 캔
숟가락으로 애 하악질 할 때마다 넣어줍니다..
매일 퐁이 면회갑니다… 보지는 못하지만 저를 알아볼까요? 하악질만 작렬입니다.
이제 호흡도 정상으로 돌아와서 산소실에서 퇴원을 해도 괜찮다 합니다.
그동안에 고보협에 치료 지원을 요청해서 퐁이는 2번째 병원에서 4일 입원후 퇴원을 합니다.
퐁이가 교통사고가 난 상태를 봐서 24시간
케어가 가능한 멀리있는 병원으로 갑니다. 강건너 산넘어 멀리 멀리 갑니다…
데리고 가는 동안 옆에 앉혀서 쓰담아 주며 빨리 나으라 말도 계속 걸면서
갑니다.
6/25일 3번째 병원에서는 뭐라고 딱히 진단을 내리지 못하지만 비루관을 꼽아야 한다 합니다. 퐁이를 입원실에 남겨 옵니다…
(식음전폐하는 퐁이.. 넋을 잃은 듯한 모습이 너무 안스럽습니다)
(비루관 통해 강제 급여 중)
너무 멀어서 주말밖에 갈 수 없습니다… 호전은 없어보입니다… 그래도 계속
쓰땀고 빨리 나아지라 응원합니다.
퐁이가 비루관이 불편한지 벌써 3번이나
뺐다고 합니다.. ㅜㅜ
자가 식사는 아직도 못합니다.. 간호사님이
캔을 물에 으깨서 주사기로 강제 급여해야 합니다.
배변도 가리지 못합니다…
7/2 2주만에 원장님은 집에서 케어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며 퇴원을 하라 하십니다… 아이는 스스로 밥도 못 먹고, 배변도 안되는데 어딜 가란 말입니까?
생각지도 않은 청천벽력 같은 애기였습니다. 직장에 다니고 있어서 제가 케어해 줄 수도 없고 고보협과 다시 상의 후 4번째
병원으로 가게 됩니다.
그동안 퐁이를 케어 해왔던 간호사님과 부원장님께 감사 인사 드립니다.
7/3 퐁이 드디어 4번째 병원 도착합니다… 이미 원장님께 퐁이 상태를 예전에 말씀 드린적이
있어 어느 정도는 상태를 알고 계십니다.
비루관 꼽아야 한다고 하시고, 여기에
실로 2군데 뜨면 빠지는 일이 없다고 합니다.
퐁이가 왠일인지 얌전히 진찰을 받습니다.
몸부림도 안치는게 아무래도 길양이 경험이 많으신 원장님의 손길을 아는 듯합니다.
병원에서 지내는 동안 퐁이는 뇌의 충격으로 어지러움증으로 구토와 구르기를
동반해서 이 또한 치료를 하고, 점점 호전 되어가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7/24 에는 첨으로 그루밍을 시작하였다. 많이 좋아져 보이지요?
같은 방 치료받는 룸 메이트 덕분에 점점 나아지는 듯합니다. 둘이 서로서로 그루밍도 해주고 의해 주는 듯합니다.
길양이로서는 더 이상 살수 는 없는 퐁이는 이제 따뜻한 가정으로 입양가는 일이 남았습니다.
9/11 포동이 퇴원후 다른 입원 양이랑 같은 방을 쓸 수 있게 원장님께서 배려해 주십니다.
퐁이는 케이지에 갖혀 지내는게 아니고 작은 방에 같이 케이지 문을 열고 지내고 있습니다.
(항상 다른 양이들을 살들이 챙기는 퐁이, 예전의 모습이 보인는 것 같아 기쁩니다)
퐁이는 퇴원하면 이제는 길에서는 더 이상 생활을 할 수가 없습니다...
부디 꼭 상냥한 양이가 있는 가족을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따로 임보와 입양글 올릴 예정입니다.
회사일이 넘 많아서 후기 글을 늦게 올린 점 송구합니다...
퐁이가 치료 받을 수 있게 도와주신 고보협에게 진심을 감사드립니다. 협회와 각 병원의 원장님들의 노력이 없었다면 퐁이는 아마 살아나지 못했을 겁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