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룩이는 아가냥이때부터 약5년간, 밥을 주고 TNR을 해 주고 저희 집 마당과 보일러 창고에서 늘 맴돌던 아이였습니다.
차를 주차시키면 매일 달려와서 차 밑에 두는 사료와 물, 그리고 간식을 먹었고,
순화가 되진 않았지만, 차 문을 열고 간식을 준비하는 동안 제 다리에 엉덩이와 꼬리로 부비부비를 해 주던
아이였지요.
비둘기 사냥도 잘 하고, 쥐 잡이에도 능해서 한번 목표를 포착하면 결국 사냥을 마치고
자랑스럽게 제 차 곁에 사냥결과물을 놔 주던 의리있고 충성스럽고 정말 친한 길냥이였습니다.
길냥이 같지 않게 항상 통통하고 깨끗한 외모를 유지하여, 저는 얼룩이가 정말 오래오래 살아줄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5일전인가 차를 세워도 제 차 밑으로 나오질 않기에 마당에 갔더니 쪼그리고 앉아있더군요.
약간 멍해 보이긴 했지만, 그다지 나빠보이진 않아 별 일 없겠지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지난주 토요일에는 마당에 있는 모습이 좀더 기운 없어 보이고 담을 뛰어오르는데
뒷다리에 힘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래서 토요일날 포획하려 했지만, 도망을 가서 일단 포기하고,
다음날 일요일 보일러 창고에서 드디어 구조하여 바로 동물병원으로 옮겼습니다.
여러가지 검사 끝에 심한 빈혈과 췌장염을 의심하고, 수혈과 항생제 치료 등을 시작했습니다.
황달이 심하여 위관도 꽂았습니다.
어제는 조금 상태가 나아지는가 싶었는데,
오늘 조금 전에 원장님께서 좀전에 토하면서 하늘나라로 갔다고 하는 전화가 왔네요.
사인은 췌장염이고 신장과 간장기능이 미쳐 받쳐주질 못해 떠난것 같다고 하셨습니다.
사실, 추운 겨울이 다가오는데, 회복이 되어도 길생활을 할 수 있을런지 걱정이었지만,
예상보다 너무나 빠르게 얼룩이는 떠나보내니 실감이 나질 않습니다.
거의 저희집 냥이나 다름없이 친했고, 의지했고, 서로도와 오래오래 살아주리라 확신했던 아이였는데요.
냥이들 수명이 생각보다 참 짧은 것 같습니다.
먹이를 챙겨주고 안전을 배려해 주는데도 이른 나이에 저세상으로 가니까 말입니다.
단짝 친구가 한마리 있는데, 그 녀석이 요사이 너무나 쓸쓸하게 보입니다.
말을 못하니 아픈지 알기가 어렵고, 아파도 표현하지도 않고 그렇게 살다가 떠나네요.
부디 하늘나라에서는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지내다가
나중에 제가 저세상 갈 때 마중나올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얼룩아, 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