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녀석들을 반대편 공원으로 유인했고 사람이 볼 수 없는 비석 뒤에서 몰래 돌보았습니다 1년이 지났고 항상 형제처럼 지내던 한마리가 어느날부터 보이지 않게 되자 혼자서 밥을 먹는 얀이가 무척 안쓰러웠습니다
3일째 아무것도 (물도, 사료도) 먹지 않는다는 것은 평소 건강한 얀이의 행동에 비추어 볼때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고 저는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직감했습니다 아침 출근때면 벌써 일어나 인사를 하는 녀석인데 먹이에 대한 유혹이 없는 이상 통덫을 신청하여 기다리긴 어렵고 얀이의 상태가 위중하여 길냥집 입구에 이동장을 댄 뒤 상자 위쪽을 열어 담요를 덮어 포획했으나 얀이는 이미 도망칠 기운도 없는 상태로 잠시 버둥거리다 잡혔습니다
수의사선생님께서는 분명 아픈 것은 확실했지만 무엇 때문인지 원인을 알 수 없다고 하셨습니다 퇴원하는 날 60%이상 야생성이 돌아와 하악질이며... 병원 간호사 언니들을 무~~~ 척 힘겹게 만들었다는 후문을 전해듣고 걱정반 기쁨반 ^^:; 안 잡히려 버둥대는 녀석을 겨우 진정시켜 예방접종을 하고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지지배야 씩씩하게 살아나줘서 고맙긴 한데 째려보진 말자 --^
약을 못 먹이겠다 ㅠ.ㅠ
얀이가 낳은 두마리 새끼 중 한 녀석만 살아남아 어미와 헤어진 채 바위틈에 숨어 울고 있었습니다 혹시 새끼가 살아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 때문에 아침마다 사료를 챙겨주었는데 욘석이 몰래 와서 먹고 있었나 봅니다 어미에게 데려다주려고 한밤에 119대원을 부르기까지 했지만 동굴이 너무 깊어 잡을 수 없었습니다
새끼는 밤만 되면 어미를 기다려 울기 시작했고 어미는 밤만 되면 새끼를 찾으며 울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이왕 어렵게 포획하고 치료했으니 예방접종도 마저 맞히고 중성화도 시키고 싶었죠 그때 저희 어머님이
한마디 하셨습니다 "니가 아직 애를 안 낳아봐서 애끓는 어미 심정을 모르고 불쌍한 새끼 심정을 모르지"
얀이는 닭가슴살도 잘 먹고 볼일도 잘 보고 아침마다 옷장 위에 올라가서 잡느라 애먹는 것만 빼면 하악질도 잘하고 으르렁대기도 하니 새끼에게 보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주말 방사를 결정하고 엄마와 저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새끼 있는 곳에 데려가서 냄새를 맡게 한 뒤 안전한 거처에 길냥집을 두고 바로 곁에 사료가 있다는 걸 인식시킨 다음 풀어준다..... 라고 엄~~~~ 청 어렵게 회의를 하고 실행에 옮겼지만....
영리한 얀이는 우리의 모든 계획을 비웃듯이 이동장을 열고 탈출했습니다 ㅠ.ㅠ 밤새 제대로 밥자리를 찾아올까 안 보이면 어쩌나, 머리속으로 소설을 썼는데...
이눔 지지배가 다음날 정확히 밥 먹는 시간에 맞춰서 척하니 나타난 겁니다 ㅡㅡ^ (저 얄미운 것을 꿀밤을 먹일 수도 없고!!)
그렇게 잠시 온 집안을 발칵 뒤집고 저를 시껍하게(대구사투리)만들었던 얀공주는 길 위에서도 제가 주는 닭가슴살을 척척 받아 먹으며 언제 아팠던고.. 하고 있습니다 새끼도 지 어미를 닮아서 똑같이 저한테 잘 받아먹고 있습니다 ㅡㅡ;
얀이가 아팠던 것을 계기로 잊고 있었던 생명의 소중함을 가슴 깊이 느낄 수 있었으며 저와 함께 기도하고 응원하며 따뜻하게 위로해주신 고보협 관계자 분들과 밤새 걱정하며 초까칠 녀석을 지극정성으로 치료해주셨을 수의사선생님, 모두의 도움으로 저와 얀 그리고 아가냥 삼대는 행복합니다
다시 한번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추신: 얀이가 아픈 모습은 사진을 찍지 못했습니다 그 와중에 휴대폰을 꺼내고 할 정신이 없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