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밥 뽑던날 의사쌤이 몽룡이 이젠 밖에 내놓고 운동하게 하라는데 날씨도 춥고 애도 너무 아파하고 약도 계속 먹어야 하고 해서 내내 케이지 생활을 이어오고 있었는데요 ..
진짜 저러다 근육 굳어서 다리 못쓰면 어쩌나 슬슬 겁이 나기 시작해서요 케이지 문열고 그 앞에 약간의 공간을 확보해서 더이상은 못 나가게 벽처럼 막아놓고 운동을 조금씩 시켜주려 했거든요 .. 그런데 케이지 문을 열어 놓자 왜 문을 열었냐는 식의 눈빛을 쏘면서 꼼짝도 안하길래 강제로 끄집어 내놓았어요 그랬더니 낮은 포복자세로 슬슬 기어서 도로 케이지로 쏙 들어가서 납작 엎드려 그냥 마냥 쓰담쓰담만 하라고 배나 뒤집고 .... 이러기를 하루에도 몇번씩 며칠을 반복하다 구원투수 하나 옆에 붙여 주었어요 .. 포도라고 이제 4개월된 아가인데 .. 지난가을 복막염 폭풍속에서 홀로 살아남은 기특한 녀석이예요 그러나 안타깝게도 장트러블로 인해 평생 병원에서 지정해준 사료와 파우치만 먹어야 한다해서 좋은 사람 만날때가지 몽룡이네 집 위 3층에 살고 있어요 .. 몽룡이는 좀 움직여야 하니 2단케이지에서 살고 포도는 그 위3층에 쿵쿵쿵쿵 놀면서 층간 소음을 유발하고 있죠ㅎㅎㅎ
그래서 이 포도녀석을 시간 날때마다 몽룡이 케이지에 같이 넣거아 아님 아까처럼 케이지 문 열고 그 앞에서 같이 놀게 했거든요 .. 그나마 좀 몽룡이가 포도덕분에 앞발 뒤발 움직이긴 합니다 주로 드러누워서 뒹굴거리는 거긴 하지만 그래도 포도덕분에 나름 움직이고 있어요 ... 그러다
마당 햇볕좀 쬐이라고 안고 마당에 데려다 주었더니 내내 꼼짝도 안하던 녀석이 갑자기 옥상으로 은근빠르게 도망가더군요
그래서 얼떨결에 방사를 했는데 ... 밤에 약을 먹어야 해서 도로 잡아서 집어놓고 케이지에서 재우고 밥 먹이고 또 방사하고 또 밤에 잡아서 약먹이고 재우고 또 아침에 방사하고 있어요 .. 이러고 3일째인데요 .. 아직은 다리도 부들부들 힘도 없고 많이 절고 있어서 마음이 늘 조마조마 합니다
완전히 깨끗하게 잘 아물고 근육도 좀 생겨나고 다리에 힘도 좀 들어가야 할텐데 우리 몽룡이가 너무 이리저리 동생들에게도 치이는거 같아서 밖에 풀어놓은 시간엔 제가 뭘 도통 할 수가 없네요 ...
내일 병원에 약도 더 타러 가야 하니 가서 의사쌤 말씀좀 더 들어봐야 할 것 같아요
케이지 안에 있는게 포도이고 밖에 앉아 있는 녀석이 몽룡이예요 ^^
아깽이는 생각보다 회복이 빠르더라구요.. 넘 걱정안하셔도 될듯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