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3일,
아파트 구석진 화단에 파리가 꼬여 있는 박스안에 남자 등산티셔츠와 함께 있는 생후
10일 정도의 꼬물거리는 아기 고양이 둘을 목격했으나 주위에 어미가 있을 것으로 판단
방치하고 집에 오면서 어느 아주머니가 박스앞에 쪼그려 앉아 있는 것을 목격하여 돌봐
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다음날 7월24일,
오후 비가 너무 많이 내려 박스가 젖지 않을까 너무 걱정되어서 다시 그 자리에
가보았더니 반젖은 박스에 고양이들이 그대로 젖어 있었고 옆에는 멸치 대가리가 몇
마리 놓여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상태가 썩 좋아 보이지도 않고 어미가 보이지도 않아서 걱정되어 부산동물학대방지협회에
상황을 전화로 이야기하고 어찌해야 할 지 문의를 했는데 박스에 옷가지가 있는 것으로 보아
사람냄새가 나서 어미가 찾지 않을 거라는 말씀을 듣고 놔두면 좋은 일이 생기지 않을 것 같아
구조를 결심하였습니다.
비가 많이 내린 당일 아기들을 리빙박스에 넣어 집 가까운 동물병원에 데리고 가서 기본 검진을
하고 분유와 젖병을 구입하고 염증이 심했던 눈 치료를 요구했으나 너무 어려서 해 줄것이
없다고 하여 화가 나서 진료를 잘본다는 병원을 검색해서 병원을 옮겼지만 기본 안약처방외에
는 해 준 것이 없었습니다.
눈꼽은 심해지고 그리 차도가 보이지 않아서 심하다가 거리가 좀 멀긴 했지만 협력병원인
고양이전문병원으로 옮겨서 일주일에 한 두번꼴로 진료를 받고 매일 두세가지씩 안약투여를
한 결과 현재는 하얀색 여자아이는 치료가 완료되었고 염증이 심했던 턱시도 남자아이는 좋아
지고 있지만 당분간 안약투여는 계속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눈 염증 외에는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서 지난 9월 2일 1차 예방접종을 무사히 마치게 되었고
그동안 가족들과 저도 키운 정이 너무 들어서 아가들을 입양보내지 않고 저희 집에 새로운 가족으로
받아 들일려고 합니다.
구조 후 이틀 정도 지나서 설사를 했는데 알고 보니 락톨분유때문이었습니다.
그래서 KMR분유로 바꾸었더니 다행히 설사가 멎었습니다.↓
눈염증 때문에 눈주위 노랗게 물들어 있고 노란 진물 때문에 아이들이 눈을 못뜨고 있었습니다.↓
협력병원으로 옮긴 뒤 한 달 정도 일주일에 한두번씩 진료받으며 치료하는 동안 하얀색아이의 눈은 거의 치료가 되었지만 염증이 특히 심했던 턱시도 아이의 눈은 아직 가운데가 하얗습니다.↓
이제는 많이 자라 제법 고양이다워졌고 눈이 많이 깨끗해졌고 늠름하고 귀여운 고양이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한국고양이보호협회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단체가 더욱 활성화되고 커져서 이 땅에 살아가기 고달픈 길고양이들의 삶이 편안해졌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