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데려가기 전 상자에 뉘인 모습...숨도 제대로 못쉬고 할딱거리기만...
조금전 병원에서 연락이 왔습니다...
추석날 구조해서 병원에 데려다 준 아이가 무지개다리를 건넜다는...
어제 전화를 했을땐 아직까지 잘 견뎌주고 있다했는데..
추석날, 차례를 지내고 잠시 외출하던 중이었어요
아파트 음식수거함에 음식을 버리고 돌아서던 참에
풀밭에 웬 누런색을 띈 물체가 있어서 자세히 보니
머리와 엉덩이 근처에 파리가 끓고 있는 아이가 쓰러져 있었답니다.
너무 깜짝놀라 자세히 보니 아직도 숨을 쉬고 있었어요
평소에 내가 밥주는 아이중 한 아이인것 같기도하고
(병원을 다녀와서 저녁에 밥주러 나가니 제가 늘 밥주던 노랑이는
그자리에 날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럼 그 아이는 어디서 나타났단말인지..)
남편에게 양해를 구하고 상자를 구해와 옮겨서 자세히 보니
눈귀 코근처가 이물질로 범벅이 되어 있었어요.
급한 마음에 제가 알고 있는 여러 병원과 단체에 전화를 했지만
추석 당일이고.. 해서 받을리가 없지요.
마지막으로 우연히 통화를 한 적있는 협회분과 연결이 되었어요
남편과 외출중이라 누군가 데려가줬으면 하는 맘이었지만
추석 당일날 구조하러 올 사람이 당연히 없을거고
긴급한 아이라 협회분께서 연결해주신 화신병원으로 달렸습니다.
( 상자에 두고 빨리 가자는 남편에게
이 아이를 두고 도저히 갈 수 없다고... 제발 병원에 데려다만 달라고
부탁을 해서 겨우... )
마음을 달렸지만 추석당일, 장안동에서 방학동까지의 도로는 왜그리
꽉꽉 막히던지요
1시간 넘게 달려 겨우 병원에 도착해서 응급치료를 받고 입원시켰어요
급성 호흡기질환이라 살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파리가 들끓었으니 몸속에 유충을 낳았을수도 있다고 ..
병원에 간 지 4일만에 오늘 아침에 무지개다리를 건넜답니다....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조금만 덜 아플때 내 앞에 나타나지
왜 돌이킬 수 없을 지경에 내앞에 나타났는지...그나마 위안해 봅니다.
그때라도 병원에 가서 의사선생님의 따뜻한 손길로 치료도 받아보고
파리가 들끓지 않은 깨끗한 곳에서 숨을 거둘수 있어서 다행이야하며..
의사선생님과 통화하고 병원에 가보고 싶지만
남편이 지방근무라 여러가지 반찬준비를 해서 보내야하기에..
병원에 가볼 수가 없는게...미안하고 또 미안합니다.
(남편의 반대에도 저희 집에 키우는 아이가 2마리 였는데
얼마전 청량리 양파망 아기냥이 2마리를 입양하게 되어
4마리를 키우고 아파트 주변 길냥이 여러마리를 돌봐주고 있기도해서
제 마음가는대로 하기가 참 어렵기도 합니다.)
처음으로 글을 남기면서 무지개다리 건너 아이의 이야기부터 했습니다.
발견하기전까지 외롭게 고통으로 힘들었을 아이를 위해 기도해 봅니다.
좋은곳에서 편하게 지내렴~ 다음엔 정말 좋은 세상에서 태어나렴~
나랑 잠깐의 인연이지만 내가 꼭 기억해주고 다른 아이들 잘 돌봐줄께...라고...
연락에 응해주신 협회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