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였어요

눈이 좀 불편한 누니의 묘생역전 (부제: 내가 고양이를 키우게 될 줄이야...)

by 미나 posted Mar 27, 2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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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게는 수십마리의 다묘를 돌보시는 애묘님들 앞에서,


'고작' 첫 고양이 입양으로 유난 좀 떨어볼까요 ㅎㅎㅎ


 


별 거 아닌 일이지만, 생각지 못한 결정으로 생각지 못한 인생의 방향으로 가게 되는 이 인연이란게 너무나 신기해서 동네방네 떠들어봅니다. 마침 이 아이를 알게 된 지 1년 된 기념으로요.


 


 


작년 3월 중순경, 멀리 경남에 있는 친정으로부터 한 장의 사진이 카톡으로 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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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가게로 찾아와 밥을 구걸하는 애꾸냥이.


 


이 아이는 3월초, 부른 배를 하고서 친정가게에 나타나 구걸을 시작했고,


곧 출산을 하고는 통증이 극심할 것 같아 보이는 다친 눈을 하고서도 열심히 밥을 구걸하러 다니며


5마리의 새끼들을 아주 건강하게 키워내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보름쯤 뒤인,, 지금으로부터 약 1년전, 이 아이도 볼 겸 겸사겸사 친정을 방문했습니다.


 


사람을 너무나 잘 따르는 특성과, 고름을 흘려대는 텅 빈 한쪽 눈.


파리가 들끓는 여름까지 이 아이가 무사할 것 같지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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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니'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밥을 먹고 돌아서 가는 누니를 보며 불렀습니다. '누니야~ 잘가~'


 


헐.....!!!


이 아이가 가다가 뒤돌아보고는 제 부름에 답이라도 하듯 '냐옹~' 합니다.......


 


 


 


그때 결혼 다음으로 제 인생에서 중대한 결심을 하게 됩니다.


고양이를..... 고양이를........... 키우자.....ㅠㅠ............


한번도 해보지 않은 것에 두려움, 한번도 만져보지 못한 '고양이'라는 존재에 대한 두려움.... 더불어 그 엄청난 털에 대한 두려움... ㅠㅠ


더더군다나 2003년생, 곧 노년으로 접어들게 되는 중년의 멍뭉이 2마리에게 스트레스라도 갈까.. 하는 두려움.. ㅠㅠ


 


 


을 무릅쓰고..


 


2달 뒤, 5마리의 새끼들에게 하악질을 하며 떼내는 것을 목격한 뒤


입양을 추진했습니다.


 


 


 


그런데 이 발정난 암코양이가... ㅠㅠ


이 밝히기만 하는 어린것이.. ㅠㅠ


고새 또 임신을 했습니다. ㅠㅠ


 


새끼들을 젖먹이고 있던 동시에 또 새끼들을 뱄다는게 참.. 믿기지가 않습니다.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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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집으로 들어와 불룩한 배를 하고는 잘 먹고 잘 싸고 잘 자던 누니는 저희 집에 온 지 보름만에 6마리의 예쁜 새끼들을 낳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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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마리 중 5마리는 모두 입양처를 찾아 보냈고,


남은 1마리는 '오공이'라는 이름(남아 아니고 여아임)으로 어미냥 '누니'와 함께 제 인생 첫 반려묘들이 됐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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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듣도보도 못한 엄청난 털뿜으로 멍2, 사람2을 힘겹게하고 있는 냥2이지만,


1년 가까이 건강하게 잘 커주고 있는게 너무나 고맙고,


모르고 살 뻔 했던, 보면 볼수록 사랑스러운 고양이의 매력이 제 감성을 더 풍족하게 해 주는 것 같아 또 고맙네요.


 


 


 


p.s) 누니가 처음에 낳았던 새끼 5마리는 여전히 친정가게 주변에서 머물며 부모님께서 챙겨주시는 밥을 먹으며 건강하게 잘 지내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