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시원한 바다와 계곡으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불쑥불쑥 샘솟지는 않으신가요? 즐거운 여름휴가를 떠나고 싶어도 집에 있는 집냥이들, 밥자리에서 기다릴 길냥이들 생각에 휴가를 포기하는 분들이 많으실 것 같아요. 더운 날씨에도 수고 많으신 우리 캣맘, 캣대디분들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여름휴가는 반갑지만, 휴가철이 되면 유기되는 반려동물의 숫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답니다. 휴가철을 노려서 고의적으로 유기를 하거나 휴가지에서 반려동물을 잃어버리는 일들이 빈번하게 일어나기 때문이에요.
한 평생 동고동락해야하는 반려동물을 책임감 없이 유기하는 분들이 이번 휴가철에는 줄어들기를 바랍니다.
얼마 전 고보협에게도 고물상에 유기된 고양이가 있다는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누군가 고양이 한 마리를 사료 한포와 이동장째로 유기했다는 제보였습니다. 소식을 들은 건 새벽 2시가 되어가는 늦은 시간이었지만 고양이의 안전이 염려되어 고물상 앞을 서둘러 찾아갔습니다.
찾아간 곳에는 이동장과 고양이 사료가 덩그러니 놓여있었습니다. 전 날 비가 온 상황이라 이동장 위에는 작은 나뭇가지와 빗물로 지저분했습니다. 늦은 시간이어서 고양이의 상태도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웠습니다. 핸드폰의 손전등 기능을 켜서야 버려진 고양이를 마주할 수 있었습니다.
성묘 한 마리가 있는 것 같다는 제보가 무색하게 이동장안에는 두 마리의 자묘가 있었습니다.
이동장 안에 빗물이 차있어서 두 아이는 연신 발을 털었고, 물그릇에는 오염된 물과 가여운 아이들을 위해 누군가 주고 간 사람용 소세지가 있었습니다.
불빛을 비추며 가까이 다가가자 두 아이는 케이지 밖으로 앞발을 뻗으며 애처롭게 울기 시작했습니다. 사람의 손길을 받으며 자랐고 사람을 좋아하는 아이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손에 버려진 아이들이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을 급하게 집으로 데려왔습니다. 그 좁은 케이지 안에서 얼마나 화장실을 참았었던 걸까요? 나오자마자 바닥에 대변을 보느라 정신이 없었습니다. 집으로 들어와서 확인한 케이지 안은 불은 사료와 소변, 빗물이 뒤섞여 쉰내가 가득했고 아이들의 몸에서도 쉰내가 진동을 했습니다.
다행히 두 형제의 상태는 양호했습니다. 둘 다 아주 씩씩했고 사료와 주식 캔도 잘 먹었으며 애교 많은 무릎냥이들이었습니다. 사람을 아주 좋아하는 아이들이어서 그 처지가 더 가여웠습니다.
무슨 사정이 있어서 이 어린 아이들을 길에 두고 갔는지는 모르지만 아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로 입양을 추진해줄 수는 없었는지, 비를 맞을 거란 걸 알면서도 빗속에 두고 갔어야했는지 안타까울 뿐입니다.
아메숏 믹스 형제는 ‘아메’와 ‘고등이’라는 이름으로 현재 직원의 집에서 임보중입니다.
사교성도 좋고 워낙 활달한 아이들이라서 직원네 고양이들과도 함께 우다다다를 하며 사이
좋게 지내고 있습니다.
아메와 고등이의 우애가 엄청나기 때문에 되도록 두 마리 모두 임보해주실 분을 구하려고 합니다. 둘의 사이가 어찌나 좋은지 한 마리가 밥을 먹으면 다른 한 마리가 다 먹을 때까지 기다려준답니다. 얼굴이라도 마주치면 눈코 뜰 새 없이 서로 그루밍을 해주느라 아주 바쁘고요.
우애 좋은 아메와 고등이가 늘 함께 행복할 수 있도록, 앞으로는 사랑받을 일만 가득하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