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개월 전부터 제가 길냥이들을 위해 밥을 놓아두는 곳에 찾아온 새 식구가 있었습니다.
몸이 매우 뚱뚱하여 저는 뚱땡이라고 불렀습니다. 뚱땡이는 입 밖으로 잇몸이 나와있는 듯했고, 목에는 털 덩어리가 혹처럼 붙어있었습니다. 피와 침을 흘렸지만 밥은 많이 먹고 가는 아이었습니다. 밥을 먹고 난 후에 입이 많이 불편할텐데도 그루밍을 하는 낙천적인 아이기도 했습니다. 늘 밥 그릇에 피와 침이 묻어나 있었으므로 밥을 먹고 간 후에도 마음이 아팠습니다.
무더운 여름이 되어 더이상 두고 볼 수가 없어서 고보협에 치료지원 신청을 했고, 아이를 포획하여 목동 하니동물병원에 데리고 갔습니다. 검사 후 결과는 입 안에 종양이 있었고, 거의 모든 이의 상태가 매우 안좋았습니다. 입 밖으로 잇몸이 나와있었던 것이 아니라 커다란 종양이 밖으로 돌출되어 있었던 것이었고, 재발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암이라고 하셨습니다.
먼저 종양을 제거하고, 앞니 두 개만 남겨놓고 이를 발치하였습니다. 그리고 열흘 입원을 하고 오늘 7월 5일 퇴원하였습니다.
뚱땡이는 포획틀에서 나오자마자 준비해놓은 밥을 열심히 먹고, 기분이 좋은지 주변을 뛰어다니다가 제 곁으로 와서는 부비부비를 하였습니다. 수술 전의 아이의 모습과 현재의 모습이 정말 놀라울 정도로 다릅니다. 눈도 초롱초롱해졌고, 마음껏 그루밍을 하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비록 암이 재발할지라도 지금 뽀사시해진 아이가 마음껏 밥을 먹고 그루밍을 하는 모습을 보니 그래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고보협의 협조가 없었다면 뚱땡이의 치료를 엄두도 내지 못했을 것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이의 이름은 앞으로 만순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만수무강하라고요. 병원에서 지어준 약을 캔에 섞어서 주었더니 아주 잘 먹습니다. 만순이는 더 건강해질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