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어머님이 예전에 가게를 하셨는데요. 거기서 손님들이 다 안먹고 가는 닭살꼬치며 어묵을 모아놨다가 물에 깨끗이 씻어서 주시기 시작한게 벌써 열 여덟해 전이네요. 어머님이 퇴근하는 시간이 되면 맨션(5층짜리 5개동의 작은 아파트) 주변에 고양이 스무마리 정도가 모였었답니다. 어떻게 우리엄마 발자욱 소리를 알고 귀신같이 모여드는지..
가게를 정리하시고 난 후부터는 보리쌀을 사다가 저렴한 날생선과 함께 폭 고아서 아이들을 주시는 걸 보고 난후, 부모님댁으로 고양이 사료를 보내드리기 시작했습니다. 부모님 두분 사시는 것도 빠듯한 살림이라 그 많은 고양이들 중 앞다리에 장애가 있는 두마리만 남기고 다른 고양이들은 밥은 안주기 시작하자, 장애묘만 남기고 자리를 떴더라구요.
부모님댁 뒷쪽으로 수풀이 우거진 언덕이 있어서요. 맨션 아래에는 창고 비슷한 것도 많고,
부모님이 사료 주시는 걸 맨션 사람들이 모두 아니까 생선같은걸 또 챙겨주시는 분이 있습니다.
부산지역 오래된 맨션이라 그런지 어르신들이 많아서 그런가봐요.
경비아저씨분들도 십수년동안 봐오신 분들이라 말씀 안하시구요.
지금은 고보협을 통해 제가 보내드리는 사료로 장애묘 할무니가 대대손손 새끼를 낳아 기르고 있습니다.
어느 시기가 되면 또 다들 독립해서 나가구요.
장애묘 할머니의 건강을 생각해서라도 TNR을 시키자고 어머님과는 얘기가 되었으나
아부지께서 극구 반대를 하십니다. 그냥 자연스럽게 살다가 가는게 맞다고 우기셔서요.
참고로 저희 어머님이 예순하고도 반이 더 넘으셨는데 사진을 취미생활로 하셔서요.
보내주신 사진 중에 몇컷 올립니다. 남은 기간 사진을 더 찍어주신다고 하셨는데, 보내주시면 더 올리구요.
5백만화소 넘는 원본 사진 있습니다.
어머님 완전 세련...너무 행복해 보이는 냥이들입니다. 완전 감동~ 주변분들에게도 완전 감동...
그리고 아버님의 TNR 반대! 완전동감입니다. 자연스럽게 살다가는 것이 맞다고 우기시는 게 아니고, 맞는 겁니다. 원래는....
TNR은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이멜은 mindrock@hanmail.net입니다. 원본 사진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