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후생활

길냥이 타이거, 애교 만점 개냥이가 되어 어제 퇴원했습니다.

by 아몬드 posted Apr 01,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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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Amande로 글 올렸던 아몬드입니다.

타이거가 하니병원에서 10일 간의 입원 생활을 마치고 어제 퇴원했습니다.

최선생님과 간호사분들이 어찌나 귀여워하시고, 헤어짐을 아쉬워하시던지요..

제가 밥을 주는 아이들 중에 가장 경계가 심했던 녀석이라,

항상 3미터 이상 거리를 유지한 채 그저 바라만  봤던 타이거가

완벽한 개냥이로 변신하여 병원분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더라고요.

최선생님께서 [이렇게 착한 아이는 정말 처음이에요]라는 말씀을 계속 하셨어요.

간호사분들이 만져주면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더군요.

(사진은 카메라 들이대며 "여기 좀 봐~" 이러니까 특유의 카리스마 있는 눈빛으로 나왔지만,

 진짜 애교 넘치고, 착한아이더라고요.)

이런저런 타이거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고, 전 날 미리 사둔 철장 케이지 안에 타이거를 넣은 후

병원에서 받은 담요를 두르고, 인사를 마치고 병원을 나섰습니다.

내심 차 안에서 계속 울면 어쩌나 걱정했는데, 제가 실수로 타이거 케이지가 있는 쪽

창문을 열었다 닫았을 때 놀라서 헉헉거렸던 걸 빼고는 아주 조용히 왔습니다.

이렇게 순하고 착한 애였던가 1분 1초 놀라면서 인천으로 돌아왔답니다.ㅎㅎ

 

그리고 지금 타이거는 친척분 댁에 임보 중입니다.

친척분 집이 이른 아침과 늦은 밤을 제외하고는 거의 빈 집 상태라 제가 하루 세 번 들락날락하며

봐주기로 했습니다.

한달~한달 반동안 골반뼈가 붙을 때까지 케이지 안에서 최소한의 움직임만 허용된 상태로

지내야 한다고 원장님이 그러셨거든요..

그래서 거실 한 켠에 케이지를 놓고 그 안에 식기와 화장실을 넣어두었습니다.

그거 하나 하는데도 병원에 몇 번이나 전화를 해서 코치를 받아야할 정도로 미숙한 집사라

타이거에게 많이 미안하네요. 아이가 너무 착해서 제가 가면, 야옹~하고 좋아하고 그 외엔 울지도 않아요.

약도 주는대로 꿀꺽 삼키고, 넥카라도 불편해하지도 않고요.

 

[정말 이상할 정도네. 원래 굉장히 긍정적인 성격인건지, 아님 포기가 빠른건지 아무튼 진짜 착하다]

라며 놀라고 있습니다.

머리하고 배를 쓰다듬어 주면 좋아서 어쩔 줄 몰라하며 골골&꾹꾹이도 해요.

그런 타이거를 보고 있노라니 정말 좋은 분께 입양되었으면 좋겠단 생각이 강하게 들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이 아이를 위해 마음 속으로 끊임없이 기도한답니다.

정말로 행복한 고양이가 되도록 제가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하면서요.

아버지가 동물을 싫어해서 집에서 키우지 못 하는 상황이 안타깝고 슬퍼서,

정말 좋은 가정으로, 이왕이면 친구들도 있는 곳에 가서 잘 지냈으면 좋겠다는...그 마음

하나 뿐입니다. 요즘은.

타이거가 이렇게나 순하고 착해서 병원분들께 사랑받고,

처음에는 그저 카리스마 넘치는 형님 야옹이인줄로만 알았는데 제 손을 믿고, 제 눈빛과 말을 믿고 지내줘서

고마울 따름입니다. 

 

불편해하는 친척분 댁에 있느니 당장이라도 입양을 보내고 싶지만, 

길묘생인지라 태어나 한번도 목욕이나 발톱손질을 해본 적도 없고, (목욕은 한달 반 뒤에 하라고 하시더라고요..)

골반뼈가 붙을 때까진 잘 걷지도 못할 것 같아서 1달 반은 제가 왔다갔다 하며 봐주는 게 나을 것 같습니다.

타이거의 빠른 쾌유를 빌어주세요.

그리고 감자칩님과 고보협 회원 분들, 타이거에게 화이팅 해주신 분들, 하니병원분들께 모두 감사합니다.

 

좋은 분들의 따뜻한 마음을 받고 타이거는 따뜻한 봄날 퇴원했습니다.

벌써 4월의 첫 시작이네요. 모두 따스한 밤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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