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묻고답하기 게시판에 다급한 구조요청글이 올라왔습니다.
군자동에 다쳐서 움직이지 못하는 길냥이가 있다는 한재민님의 제보였습니다.
마침 저희집과 멀지 않은 지역이라 다음날 제가 직접 가보았어요.
통덫을 들고갔는데 아이가 다쳐서 움직임이 힘들고 기력이 없던 터라
통덫 설치할 필요없이 한재민님께서 직접 거의 맨손으로 포획하셨답니다.
저는 구경만 하고요...^^;;;;;
녀석과 함께 택시를 타고 신길동 유석병원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체구도 작고, 무척 가볍고, 전혀 울지도 않던 아이... 한재민님께서 지어주신 녀석의 이름은 '나비'입니다.
엑스레이를 찍어보신 원장님께서 다리를 다친게 아니고 엉덩이뼈가 부러졌음을 확인해주셨습니다.
전문용어로는 장골분쇄골절 및 천장골골절이라고 합니다.
노란 동그라미 안에 어긋난 뼈들 보이시나요?
얼마나 아팠을지....
원장님께선 저런 경우는 보통 교통사고인 가능성이 크다고 하십니다.
나비 있던 곳 바로 옆에 건물 철거공사가 한창이던데 그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아요.
다음날인 4월28일.
무려 4시간에 걸친 대수술이 시작되었습니다.
척추와 다리뼈를 연결하는 부분이고, 신경 손상에도 주의를 해야해서 난이도가 높은 수술이지요.
예전에 횡경막이 파열되어 유석병원에서 수술 받았던 강고의 경우보다 좀더 어려운 수술이 될거라고 하십니다.ㅠ
화살표 부분이 장골골절 부위라 합니다.
본플레이트와 와이어로 장골을 정복시킵니다.
스크루를 이용하여 정복된 천장골결합부입니다.
수술은 성공적으로 잘 되었어요.
역시나 믿음직한 능력자 선생님들....정말 감사합니다.^^
다시 찍은 엑스레이 사진을 보니 그래도 마음 아픈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ㅠ
비가 쏟아지던 4월30일 저녁 나비에게 찾아가 보았습니다.
광진구에 사는 한재민님도 저도 너무 멀어 유석병원을 자주 찾아가보지 못하는게 나비에게 미안합니다.
나비는 아직은 저렇게 누워있어야만 하는데
링거는 이제 곧 뗄 예정이고, 다른 냥이들처럼 사료를 먹는다고 해요.
우리 나비 참 예쁘죠?
저를 보고 으르렁.....하아악.....펀치도 한방!! 앙칼진 아가씨입니다. ^^
방사할 수 있을 만큼 회복되려면 적어도 한달 이상 꾸준히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해요.
캣맘도 아니신데 아픈 길고양이를 보고 모른체 하시지 않고
협회까지 찾아와 구조에 나서주신 군자동 한재민님께 감사드립니다.
한재민님 아니었다면 나비는 차가운 길 위에서 엄청난 고통속에 별이 되고 말았을 거예요.ㅠ
그리고 어떤 상태의 길냥이라도 그 즉시 정성껏 치료해주시는
이미 널리 검증된 실력자 유석병원 선생님들께도 존경과 감사의 마음 전합니다.
수술이 잘 되었다곤 하지만 나비가 예전처럼 멀쩡히 걷고 뛸 수 있기까지
아직은 멀고 험난한 길이 예상됩니다.
작은 몸으로 큰 고통과 수술, 회복과정을 잘 견디어 내고 있는 나비에게 힘내라고 응원해주세요.
세상에 다른건건강해뵈 너무다행이군요 나비회복되기까지 회원도아니신분이구조한거라 힘을모으면 저도조금이나마 보탤래요 나비를위해 미안한마음입니다 나비야~치료잘받고 이쁜짓많이하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