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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냥,아깽 모두16냥 + 범백투병기

by 이건뭔가 posted Jun 2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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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아이들은 아랫집 할머니가 기르시는 아이가 낳은 아이들입니다.

모두 6아이인데, 늘 저랑 동물병원에만 입양보내달라고 조르셔서 난감한 와중에

한 아이는 얼마전 아이를 잃은 블로그 이웃분께 입양을 보내드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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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머니 품안의 여섯냥. 삼색이 둘은 여아, 노란 아이들은 모두 남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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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얘는 제가 밥주는 길냥이입니다. 50미터 밖에서도 절 알아보고 냥냥 거리며 달려와

부비부비 하는 터줏대감이십니다. 특기는 스치기만 해도 골골송을 불러주는 거구요.

2.8kg 되었을때 바로 TNR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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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제는 이 아이인데요. 수컷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보니 임신을 해버려서 TNR 시기를 놓쳐버린 아이입니다.  

저희집 옥상에 아이 넷을 숨겼다가 저한테 들킨 그날, 바로 앞집으로 이사를 해버렸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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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교적 인적이 드문 앞집 2층에서 아이넷을 주렁주렁 달고 있는 모습.  

아이들 이사 간날, 앞집 대문에 2층에 아기고양이들이 있으니 잡으면 연락달라는 메모를 남기고 출근했었는데요.

그 일을 계기로 앞집과 고양이 때문에 한두마디 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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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이 넷 총 출똥!

앞집 애기엄마가 고양이를 엄청 무서워 했는데, 제 쪽지 때문인지 하루는 말을 걸더라구요.

2층에 고양이가 있다 없다 하고, 옥상도 찾아봤는데 없더라고 잡으면 연락준다고하는 걸 보니

정말, 대단한 발전입니다.  고양이만 보면 깜짝 놀라서 비명을 질렀었거든요.

애기 엄마 사람아이들은 엄마가 놀라니 덩달아 고양이만 보면 고함치고 했었는데..

지금은 정말 많이 좋아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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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신전에는 입이 짧아서 캔을 줘도 안 먹더니 임신을 했을때부터 수유를 하고 있는 지금까지

아침저녁으로 캔을 주고 있습니다. 젖 잘나오라고 분유도 타서 주고 있는데..

가까이 가면 하악질 하시는 양반이 저 보면 염치없이 자꾸 달라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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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날 저녁, 아깽이 울음소리가 납니다. 뭔가 당황한 기색이 있는 울음소리 아시죠?

앞집에서 아깽이들이 있으면 항상 떨어지는 곳이 있거든요.

제 첫 고양이 꽃분이와 그 동생 꽃돌이도 거기서 주워왔었는데 이번에도 거기 떨어져서 울고 있는 걸

업어왔습니다. 참으로 아방가르드 하게 생기지 않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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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기냥용 화장실 딸린 특실입니다. 이 아이는 제가 다니는 동물병원을 통해서 입양갔습니다.

애가 어찌나 통통하던지 제 뱃살을 꼭 닮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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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새벽 4시에 또 한아이가 떨어져서 울고있길래 날 밝기를 기다렸다가 바로 줏어왔습니다.  

이제 울음소리가 들리면 물릴까봐 무섭지도 않고, 그냥 가서 줏어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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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번째 아이는 만화에 나오는 미소년(수컷) 삘이 나는 이쁜아이입니다.

토요일 아침에 제가 다니는 동물병원에 바로 데려다 줬습니다.

보호소로 갈건 아니고 아마 입양을 갈거예요.

이 아이를 집에 두지 못하는 이유는 집에 범백에 걸린 아이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자, 이제 범백 투병기 들어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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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랫집 옆으로 자주 보이는 세 아이가 있어서 고보협 통덫을 설치했더니

세상에 이런일이.. 두 아이가 한꺼번에 잡혔습니다.

 

큰 얼룩이는 5kg가 넘는 거묘 수컷이고 작은 아이는 지난 겨울 꽃분이 엄마인, 싱글맘이 낳은 아이인데요.

꽃돌이 형제라서 눈여겨 보는 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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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너무 작은 아이였는데 TNR 하려고 배를 열었는데 임신한 상태인겁니다.

하는수 없이 중절을 하고 후처치 및 몸조리를 해준다는 명목으로 며칠 데리고 있었네요.    

꽃분이와 꽃돌이에 이어 꽃님이라고 이름도 지어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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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냥이인데도 사람을 무서워하지 않고 천성이 순해서 저도 잘 따르고

다른 아이들과도 사이가 좋아지던 찰나, 앞집 할아버지께 충격적인 얘기를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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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 다니던 사진 앞쪽의 작은 노랑이 아이가 늘 잠자던 앞집 화단에서 죽은 채 발견이 되었다구요.

분명, 전염병이 도는 것 같아 그날따라 잠만 자던 꽃님이를 다음날(월요일) 바로 병원에 데리고 가서

키트 검사를 했더니 범백 양성반응이 나와 바로 수액처치 들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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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이 범백은 아이의 체력과 타이밍이 관건인 병이라 아이는 체력이 약했지만, 

식욕부진과 한번의 구토 직후,  혈변을 보기 전부터 수액을 맞기 시작했습니다.  

앞집 할아버지의 리틀 노랑이 제보와 자신은 떠나면서 저한테 힌트를 주고간 노랑이의 공이 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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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시간마다 구토억제제 투여하고, 식빵자세 하면 수액이 안들어가니 자세도 틈틈히 바꿔주면서 간호했습니다.

범백 투병 5일차 드디어 스스로 그루밍을 시작할 만큼 호전되고,

만 6일이 되니 사료를 한두알씩 먹기 시작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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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말, 범백투병 7일만에 링거를 뽑고 자유의 몸이 되신 꽃님양.

한 2~3주 아깽이들 두아이 잡아 병원 보내고 아랫집 아이 입양보내고,

꽃님이 병수발하느라 힘들었지만 그래도 살아줬으니 감사할 뿐입니다.

 

범백바이러스가 집에 돌았는데도 우리집 다른 냥이들에게 전염안된것도 너무 고맙구요.

 

무튼 바쁘고 정신사나웠지만 사람으로 세상에 태어나서 이런일이라도 하고 갈 모양이라는 생각들어

요즘은 그냥저냥 고맙게 생각하고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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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사진은 터줏대감 노랑이의 보너스샷입니다.

전, 서울 광진구 자양4동 지역이구요.

근처에 고양이 범백 돌고 있으니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그럼, 아이들과 늘 행복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