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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냥이] 큰 대로변 길섶에서 만난 까만코 이야기입니다

by 고양이라는생명체 posted Nov 07,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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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묘 발견 정보
대상묘 이름 까만코
대상묘발견일자 2022-10-05
지원신청전 돌봄기간 22년10월5일 처음 만났어요
대상묘아픔시작일 2022-10-05
대상묘신청당시상태 10월5일 저녁 6시경 큰 대로의 보도블럭 길섶에서 웅크리고 있는 까만코를 만났습니다. 당시는 지금보다 해가 길어서 아직은 밝은 대낮과 같았는데, 그런 밝은 시간에 큰 대로변의 길섶에서 고양이가 웅크리고 있다는 것이 예사롭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아니나다를까 1회용 접시에 닭가슴살을 얹고 츄르를 뿌려주었지만 아이는 미동없이 그대로 웅크린 채 있었더랬어요. 누군가 교통사고가 난 아이를 길섶에 옮겨두었고 그대로 오랫동안 방치되어 있었던 게 아닐까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이의 코트 색이 어둡기도 하였고 지나가는 행인 중 어느누구도 관심을 보이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인 상황이 아니었고 어딘지 아파보이는 아이를 차가 많이 다니는 위험한 도로변 길섶에 그대로 둘 수 없다는 생각에 부랴부랴 켄넬을 들고 와 켄넬에 물과 사료를 넣어주고 제 거처에서 밤을 보내게 하였습니다. (켄넬을 가지러 다녀온지 50여분이나 지났음에도 아이는 미동없이 그 자리에 그대로 있었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당근, 포인핸드, 수원캣에 사진을 올려 수소문을 하였고 아이를 가끔 보았다는 분과 연락이 닿았습니다. 일단 진료를 받아보고 아이에게 이상이 없으면 본래 지냈다던 영역에 방사를 해 줄 생각으로 익일 아침 일찍 인근의 병원에 데리고 갔습니다. 사고 정황을 말씀드리며 엑스레이 촬영을 하였으나 골절이 발견되지 않는다기에 다행이란 생각으로 영역에 방사를 시도했습니다. 켄넬 문을 열었지만 아이는 나오지 않았고, 켄넬을 살짝 기울여 흔드니 그제야 발을 떼긴 했지만 몇 걸음 걷지 못하고 뒷다리가 무너지며 주저앉아버렸습니다. 후지 양쪽에 문제가 있음이 확실해졌고 다시 아이를 켄넬에 넣어 집으로 데리고 와 설치한 격리장에 보호했습니다. 혹 외부충격에 인해 신경이 손상되어 마비가 된 것이 아닐까 큰 걱정이 앞섰고 이튿날 부랴부랴 타병원에 이동하여 아이의 상태를 여쭸습니다. 결과, 외부충격으로 인해 골반쪽 천장골 양쪽이 탈구되어 변위가 일어난 것이 발견되었습니다. 해당 병원은 정형외과 수술을 하지 않으신다며 2차 병원에서 수술할 것을 권유하셨습니다. 이에 여러 곳을 수소문하며 도움을 요청하였고 또다른 병원에서 한번더 진료를 받았으나 마취가 긴 수술이라 리스크를 안은채 도움을 주시기 어렵단 말씀을 들었습니다. 해당 수술은 시간을 지체할 경우 근육이 위축되어 수술의 난도가 올라갈 수 있다기에 더이상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거리가 있더라도 길고양이 진료를 많이 하시고 다수의 골반 수술 경험이 있는 동물병원에 아이를 데리고 갔습니다.
대상묘 치료
대상묘 병명 양측 천장골 탈구
치료기간 22.10.12(수술일)~22.10.22(퇴원일)
치료과정 10월11일 아이를 입원시켰고 다음 날인 10월 12일 까만코는 양측에 나사를 박아 탈구된 천장골을 교정하는 수술을 받았습니다. 긴 시간 마취가 필요해서 걱정을 했는데 무사히 잘 깨어났다는 소식을 들었고 교정한 그대로 잘 굳는지 2주정도 살펴봐야 한다는 안내를 받았습니다. 10월 15일 1회의 방사선 재검을 실시 변형이 없이 잘 유지되는 것으로 확인이 되었고 재검 때 마취를 하였기에 동시에 동물등록칩을 삽입해주실 것을 의뢰했더랬습니다. 1차 재검 후 뒷다리를 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어 화장실을 넣어주셨습니다. 수술 전후로 잘 먹는다는 소식은 들었지만 배변을 하지 않아 걱정했는데 다행히 18일 배변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후 21일 2차의 엑스레이 재검이 있었고 술부의 변형이 없음을 확인, 다음날 퇴원해도 된다시기에 22일 퇴원수속을 밟았습니다. 퇴원 후에도 1주일에서 열흘 정도는 높은 곳에 올라가지 않도록 케어하라셨고 한 두 달은 아이 상태를 잘 모니터링하라고 하셨습니다. 퇴원 후 격리장의 윗단을 막아 높은 곳에 올라가지 못하도록 보호 격리하였으며 11월2일 윗단을 개방하여 현재는 4단장을 오르내리며 생활하고 있습니다.
대상묘 향후 계획
치료완료후 방사여부 아니오
치료완료후 케어계획 저는 까만코 외의 세 마리의 고양이와 함께하고 있습니다. 모두 다 길에서 생활하다 구내염으로 구조하여 전발치를 한 아이들이라 사람에 대한 경계가 남아있어요. 아마 까만코도 마찬가지일 거라 생각합니다. 아니나다를까 퇴원 후 데리고 있어보니 전혀 손을 타지 않는 아이입니다. 빨리 마음을 열어준다면 좋겠지만 조바심 갖지 않고 기다려줄 생각이에요. 제가 입양하기로 생각했고 제 딸로 이미 등록을 하였기에 세 아이들과 잘 합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입니다. 현재는 4단장에 격리하여 지내는데 격리장을 가려두었던 가림막을 서서히 오픈하여 지금은 걷어놓은 상태예요. 장 안에서 잘 오르내리며 지내고는 있는데 앞으로 한 달여 정도는 뒷다리의 움직임도 눈여겨 볼 생각입니다.
감사인사 및 소감 까만코와 저는 묘연인 것 같습니다. 평소에는 버스를 타고 지나쳤을 거리를 유독 그날따라 걷게 되었으니까요. 구조이후 아이의 길생활 영역을 알게되었지만 수술을 위해 몸통의 절반 털을 민 데다 아이가 큰 수술을 받았던만큼 충분한 시간을 둔 모니터링이 필요하기에 방사를 할 수는 없었습니다. 아이를 구조하고 치료를 받기위해 수소문하면서 이미 제 결심은 굳어져 있었어요. 여건상 쉬운 결정이 아니었지만 어쩐지 혼자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바탕에는 고양이를 사랑하는 많은 분들이 계시다는 믿음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미 저의 아들 민국이의 전발치에 지원을 받은 경험이 있었고 정회원으로 있는 고보협의 각종 지원 시스템에 이번에도 용기를 낼 수 있었습니다. 후원해주시는 분들 한 분 한 분께 직접 인사를 드릴 수는 없지만 그만큼의 마음을 담아 감사인사를 드리고 싶어요. 까만코와 같은 응급상황의 아이를 그냥 지나치지 않고 용기를 낼 수 있도록 후원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인사를 드립니다. 앞으로도 이런 지원들이 사랑의 릴레이가 될 수 있도록 도움받은 아이들을 최선으로 케어하고 사랑으로 돌보며 저또한 도움의 일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동네고양이와 돌봄분들, 후원자분들 모두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기원할게요~~!!! 아이들을 살릴 수 있는 지원시스템을 열어주신 한국고양이보호협회 관계자 모든 분들께도 감사인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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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을 것을 주었지만 미동없이 웅크리고 있던 까만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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밝은 시간 큰 대로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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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반을 다쳐 이동하지 못하고 길섶에 방치된채 미동없이 웅크리고 있던 까만코의 모습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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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진 발은 입원 후에야 확인했더랬어요 ㅠㅠ1667305051094~2.png

우측부터 수술 직후 엑스레이, 1차, 2차 재검 결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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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후 마취를 잘 깬 까만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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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가 어디냐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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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중 밥 잘 먹고 화장실 잘 사용한 까만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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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원 후 집 안 격리장에서 쓱봉투 안에서 쉬는 까만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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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장 바깥이 궁금하다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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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스푼의 츄르를 받아먹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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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만... 캬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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넣어준 생선을 베개삼아 사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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털바지 솜털이 제법 자라났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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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경계심이 많은 까만코지만 시간이 지나면 

좀더 편히 지내주지 않을까 기대해봅니다.

까만코야 앞으로 잘 지내보자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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