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03 _[한국고양이보호협회 입장문] 마라도 고양이, 이게 최선이었는가?

by 담당관리자. posted Mar 2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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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고양이들이 섬 밖으로 반출되었습니다. 지난 1, 문화재청에서 생태계 균형을 위한 대책 마련 차원에서 마라도의 길고양이를 포획 및 방출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후 약 한 달 만에 반출된 마라도의 길고양이들. 빠르게 진행된 관계자 회의와 반출 결정에 마라도의 길고양이들은 항변할 기회조차 없이 마라도 밖, 제주세계유산본부에 임시로 마련된 보호시설로 보내졌습니다.

 

 

202331~ 2일 이틀에 걸쳐 42마리의 고양이가 포획 및 반출되었습니다. 현재 포획 후 반출된 길고양이들은 마라도 주민들의 요청으로 포획된 아이들, 큰 개들의 위협에 노출된 아이들, 중성화가 되지 않은 어미 고양이와 3개월령 자묘, 줄에 걸린 고양이 등입니다. 현재 마라도에는 주민들이 반려를 결정한 고양이들을 포함해 20마리 정도가 남아있습니다.

 

 

뿔쇠오리의 정착, 번식철에 맞춰 내쫓기듯 반출된 마라도 길고양이들. 고보협 3월 소식지에서는 마라도 고양이 반출의 문제점과, 이번 사건에 대해 고보협이 생각하는 바를 전달 드리고자 합니다.

 

 

 

1. 정확하지 않은 데이터

 

 

우선, 마라도뿐만 아니라 전국적으로 동일한 문제점이 있습니다. 바로, 길고양이 개체 수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입니다. 이번 마라도 길고양이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서귀포 시 측은 20225월 기준으로 마라도에 길고양이 117마리가 서식하고 있다고 파악했으나1), 20232월 초 마라도 고양이 반출 전, 제주대 오홍식 교수팀 확인한 결과 마라도에는 60~70마리의 고양이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였습니다.2)

 

 

20225월에 추정한 길고양이의 수와 20232월 추정한 길고양이의 수는 약 2배 정도의 차이가 납니다. 이는 그간 뿔쇠오리 개체 수 감소의 주요 원인을 길고양이로 파악하면서도, 마라도에 서식하고 있는 길고양이 개체 수에 대한 모니터링 자체가 부족했음을 보여주는 지표입니다.

 

 

또한, 마라도 길고양이의 사냥에 대한 데이터 역시 부족합니다. 고양이는 새를 사냥하며, 이는 부정할 수 없는 진실입니다. 그러나 마라도 고양이가 뿔쇠오리 개체 수에 위협이 된다는 근거는 주로 외국의 사례와 논문을 바탕으로 하고 있으며, 뿔쇠오리의 사체를 관찰했을 때 고양잇과 동물이 사냥했을 것을 추정될 뿐, 직접적인 사냥에 대한 모니터링 자료는 부족합니다.

 

 

이는 갑작스럽게 마라도 길고양이의 반출이 논의된 이후 뿔쇠오리 개체 수 감소에 대한 정확한 원인 파악을 위해 기타 시민단체에서 꾸준히 요구해 온 내용이지만, 결국 사냥에 대한 정확한 모니터링이나 연구는 반출 직전까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정확한 원인에 대한 규명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된 반출이 과연 큰 효과가 있을지 의문입니다.

 

 

 

2. 형평성 어긋난 반출 결정

1) 동물단체, 주민의 의견이 배제된 반출 결정

 

 

문화재청은 고양이가 천연기념물 뿔쇠오리에게 피해를 준다는 민원에 따라 대규모 고양이 포획 및 반출을 계획했으나, 이에 준비 안 된 정책이라는 지적을 받자 포획을 보류, 131일 의견 수렴을 위한 협의체를 구성하였습니다. 협의체 구성 이후 210일에 협의체와 연구 용역팀이 마라도에서 현장 모니터링을 하기로 합의했었으나, 기상 악화로 협의체 회의가 열리지 못한 상황에서 문화재청과 연구팀은 협의 없이 치료가 필요한 고양이 4마리를 섬 밖으로 먼저 내보냈습니다.

 

 

2차 협의체 회의 일정 역시 문화재청은 일방통보식으로 결정했으며, 이는 협의체 관계자들의 일정이나 비행기 표 유무를 고려하지 않은 일정으로, 대다수 협의체 관계자들의 불참이라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3) 결국 2172차 협의체 회의에는 대부분 정부 쪽 인사들이 참여하였습니다. 회의 참석이 어려운 상황에서 일부 단체는 화상 회의를 요구하기도 했으나, 화상 회의 역시 거부되었습니다. 다수결 방식으로 회의가 진행되면서 반대 의견은 묵살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청은 협의체가 일괄 반출에 협의했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마라도 주민자치위원회에서는 216일 문화재청에 주민들이 입양하려는 고양이는 제외’, ‘보호 시설 마련이 우선이며 반출 후 자연사할 때까지 길고양이 보호소 및 동물단체의 모니터링 수용’, ‘쥐 등 유해생물의 지속적 방제를 위한 노력등을 전제 조건으로 반출에 합의했습니다. 이후 17일 문화재청의 반출 발표에 주민들은 보호시설 없이 무조건 반출하는 것은 반대한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으나, 이러한 주민들의 의견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청은 반출을 강행하였습니다.4)

 

 

, 이번 마라도 고양이 반출은 1차 협의체 회의에 참석했던 기타 동물단체나 마라도 주민의 의견을 묵살한 결정이며, 대다수가 정부 인사로 구성된 반쪽짜리 협의체로 결정된 내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2) 협의되지 않은 추가 포획

 

 

제주도에서는 3월 말 마라도에 남아있는 길고양이 30여 마리에 대한 반출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1차 포획을 진행했던 전길연은 마라도 고양이 이주 관련 논란에 대한 정리입장문을 통해 유산 본부는 이달 말 남은 고양이들에 대한 추가 포획을 실시하겠다고 각종 기사를 내보냈으나 이는 전길연과 합의된 사실이 아님이라고 밝혔습니다.5)

 

 

기타 반대 의견을 무시하고 진행된 1차 포획과, 1차 포획을 주도했던 단체와 협의되지 않은 추가 포획 언급. 급작스럽게 준비한 탓에 미리 포획된 42마리의 고양이를 보호 중인 제주세계유산본부 보호시설이 미흡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포획을 주도했던 단체와 협의 없이 추가포획을 계획하는 것이 과연 필요한지, 의문입니다.

 

 

 

3. 미흡한 보호시설

 

 

마라도 길고양이 반출이 결정되자, 급하게 제주세계유산본부에 길고양이 보호 시설이 마련되었습니다. 120평 너비의 보호 시설이 마련되었지만, 이소된 42마리의 고양이는 냉난방시설도 갖추어지지 않은 컨테이너 3개에 나눠 옮겨져 너비 80cm, 높이 60cm도 되지 않는 1단 케이지에 오랜 시간 동안 갇혀 있었습니다.

 

 

마라도 반출 고양이 보호를 담당한 유기동물 없는 제주 네트워크(이하 유동네)에서는 사용하고 있는 케이지는 유동네의 의견과 상관없이 이미 준비되었던 것이며, 아이들의 순치를 위해 당분간 케이지 생활을 해야 할 것으로 보이나 현재의 케이지는 좁아 좋지 않기에 3단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38일 밝혔습니다. 또한 3121동 아이들만 우선적으로 동물자유연대에서 보내준 2단 케이지로 옮겼다고 소식을 전해 주었습니다.6)

 

 

준비 기간 없이 급하게 마련된 해당 보호 시설에는 미흡한 부분이 많았습니다. 펜스와 그물망으로 만든 방사장은 고양이가 탈출할 위험이 높아 보였으며, 컨테이너에 마련한 임시보호 공간 역시 보완이 필요했습니다. 방사장의 경우 보완 공사가 이루어졌고, 동물자유연대의 물품 지원으로 기존 케이지를 2단 케이지로 바꾸는 등 거주 시설이 약간 개선되었으나, 여전히 고양이들이 오랜 기간 생활하기에는 시설 내 미흡한 부분이 많습니다. 냉난방시설이 없는 만큼 5월이 지나도 입양되지 못할 고양이들을 위한 대책도 마련해야 합니다.

 

 

보호 방안조차 마련되지 않은 급한 반출, 냉난방 시설조차 없는 보호 시설 케이지 속에서 기약 없이 입양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42마리의 고양이들. 영역 동물인 고양이는 포획 및 영역 밖으로의 이동에 큰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으며, 좁은 공간에서의 강제 합사 역시 스트레스의 요인이 됩니다. 이미 반출된 고양이들이 비교적 덜 스트레스를 받으며 생활할 수 있도록, 하루 빨리 임시 보호시설이 보완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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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도 길고양이 반출. 올해 초, 너무나 빠르게 진행된 마라도 길고양이 반출 사건에 대해 한국고양이보호협회에서는 하나의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과연, 길고양이 반출이 최선의 방법이었을까요?

 

 

뿔쇠오리 및 보호받아야 하는 철새의 개체 수에 길고양이가 영향을 미친다면, 이에 대한 조치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준비되지 않은 상태로, 포획된 고양이들에 대한 보호 방안조차 마련되지 않은 채 급하게 길고양이를 반출했어야만 할까요. 추후 길고양이들에 대한 적절한 거처나 고양이 반출 후 돌봄, 입양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도 없이 빠르게 반출된 것에 의문을 품지 않을 수 없습니다.

 

 

뿔쇠오리 및 생물 다양성 보존이 아닌 생태계 보존에 있어서 위험 요소로 추정되는 고양이 반출에 집중된 이번 마라도 고양이 반출 사건. 마라도의 일은 결국 고양이를 반출하는 것으로 결론이 났지만, 이 건이 생물 다양성을 보존해야 하는 섬, 국립공원 등 비슷한 문제에 있어 기본 매뉴얼이 되어선 안 됩니다. 반드시 해당 지역의 생태계에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을 다각도로 분석하여 생태계를 보존할 수 있는 올바른 방안을 찾아 나가야 합니다.

 

 

후 발생할 수 있는 비슷한 문제에 있어서는 여론을 의식한, 민원 해결을 위한 해결책이 아닌, 멸종 위기 동물 보호를 위한 근본적인 방안 모색이 이루어지길 바랍니다. 또한, 문화재청에서 언급한 추가 포획, 반출된 마라도 길고양이의 입양과 임시보호, 순치되지 않은 아이들의 거처 문제가 모두 해결될 때까지 협회에서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지켜보겠습니다.

 

 

마라도 길고양이들의 보호를 위해 애써주신 단체와 시민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1) 뉴스펭귄https://www.newspenguin.com/news/articleView.html?idxno=13341

2) 뉴스원https://www.news1.kr/articles/4970228

3)한국일보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21513080000154?did=NA

4)한국일보https://www.hankookilbo.com/News/Read/A2023021914460002788?did=NA

5) 전길연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p/CpbyMTurFxr/

6) 유동네 인스타그램, https://www.instagram.com/udongne.jeju/

 

 

 

 

* [입장문] 마라도 고양이 반출 후 보호 시설로, 공생을 위해 진정한 노력이 필요할 때

 

https://blog.naver.com/animalkawa/223030735000

 

 

해당 논란과 관련한 철새와 고양이 보호 대책 촉구 전국행동의 입장문도 함께 공유 드립니다.

마라도 고양이들의 안전과 입양을 통한 새 출발을 위해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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