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냥복하기 : 얌순] 얌순아, 오래오래 곁에 있어줘

 

 

사람의 손길을 좋아하는 사랑스러운 얌순이. 살살 만져주면 눈을 꼭 감고 손길을 즐기고, 발에 머리를 부벼오곤 합니다. 발이 축축해질 때까지 그루밍해주곤 하는 얌순이는 고양이 친구들도 좋아해서, 아깽이들이 쉼터에 찾아오면 그 누구보다 정성껏 돌보며 그루밍해주기도 하고 다른 친구들과 그루밍을 주고받기도 합니다. 특히 별이와 친한 얌순이는 별이와 딱 붙어 쉬기도 하고, 별이를 따라다니는 눈꽃송이까지 함께 셋이서 몸을 맞대고 휴식을 즐기기도 한답니다.

 

올해 약 14~16살로 추정되는 얌순이는 수로에 빠져 구조했던 친구입니다. 이전 가족으로부터 인적이 드문 시골 논두렁에 버려진 것으로 추정되는 얌순이. 수로에 빠지면서 갈비뼈 2개가 부러졌던 것으로 추정되는 얌순이는 물에 몸이 흠뻑 젖은 채 겨우 숨만 쉬며 목숨을 부지했고, 애처로운 목소리로 도와줄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구조를 위해 현장에 도착했을 때, 얌순이는 미세한 숨을 들이마시고 내쉬면서도 눈인사를 건네주었습니다.

 

수로에 갇혀있었던 오랜 시간은 얌순이에게 많은 고통을 안겨주었습니다. 구조 당시부터 노묘로 추정되었던 얌순이는 오랜 시간 수로에 방치된 탓에 여러 합병증을 앓았고, 일어서지도 걷지도 못한 채 직접 떠먹여주는 사료만 겨우 받아먹었습니다. 포기하지 않고 재활치료를 이어가자, 얌순이는 6개월 만에 몸을 휘청거리면서도 스스로 일어나 주었습니다. 위태로운 걸음걸이였지만, 그저 얌순이가 스스로 일어나고, 걸었다는 사실에 얼마나 감사하고 고마웠는지 모릅니다.

 

얌순이의 삶은 별이네 쉼터 입소 후에도 순탄치 않았습니다. 노묘라 치매를 앓게 되면서 하루 종일 잠만 자고 스스로 밥을 먹지 못해 강제 급여를 하기도 했고, 하루에도 몇 번씩 경련이 와 경련약을 급여하기도 했습니다. 또한 만성 호흡기 질환으로 인해 매일 같이 네뷸라이저 케어를 하고, 변비로 힘들어하는 얌순이를 위해 변비 사료를 급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렇게나 힘든 상황에서도, 얌순이는 늘 힘을 내주고 있습니다. 열심히 사료를 챙겨 먹고, 싫어하면서도 얌전히 네뷸라이저 케어를 받아주는 얌순이를 보면 힘을 내주는 것이 느껴져 뭉클해지곤 합니다.

 

얼마 전, 얌순이는 이개혈종 진단을 받았습니다. 이미 나이가 너무 많기에 상태를 지켜보며 수술을 최대한 피하고자 했으나, 귀에 계속 물이 차올라서 수술이 불가피하다는 소견을 들었습니다. 마취가 필요한 수술이라 우려스러웠지만, 재발할 확률이 높은 탓에 결국 수술을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늘 기적을 보여준 얌순이가 이번에도 씩씩하게 수술을 이겨내고, 많은 사랑을 받으며 협회와 조금이라도 더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길 바랍니다.

 

얌순이가 당분간만이라도 통증 없이 지낼 수 있도록, 냥복하기 모금, 마음입양을 통해 얌순이의 내일을 응원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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