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동물 입양에 관심을 갖고 웹사이트에 유기동물 보호소를 검색하면, 종종 ‘안락사 없는 보호소’라는 문구와 함께 수 십 개의 사이트가 노출되곤 합니다. 웹사이트에서는 ‘유기되거나 파양된 동물들을 안락사 없이 평생 보호하며, 보호 동물들이 새로운 가족을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식으로 홍보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노출되는 상당수의 ‘보호소’는 실제 보호소가 아니라 ‘신종 펫숍’이라는 동물 판매 업체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이러한 업체는 주로 ‘안락사 없는 보호소’, ‘안심 보호소’라는 문구로 홍보하고 있기에 실제 유기동물 보호소와 혼동하기 쉬우나, 보호소인양 사람들을 속여 파양·분양으로 매출을 올리는 동물 판매 업체입니다.

 

기존 펫숍과 영업 방식이 다르기에 ‘신종 펫숍’, 혹은 ‘변종 펫숍’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사실 신종 펫숍은 몇 년 전에 이미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미디어에서도 많이 다뤄졌고, 각종 동물단체에서 신종 펫숍 근절을 위해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근절되지 않았고 오히려 성행하여 관련 업체가 늘어나는 양상을 보였고, 점점 늘어나며 많은 지역에 분점을 내고 프렌차이즈화 되는 현상마저 일어났습니다.

 

신종 펫숍 업체들이 커지고 지능적으로 변하면서, ‘보호소’, ‘쉘터’, ‘쉼터’ 등을 표방하고 있어 더욱 보호소인지, 신종 펫숍인지 구분하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에 따른 피해 역시 나날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소식지에서는 신종 펫숍에 대해 정확히 알고, 신종 펫숍을 구분하는 방법을 함께 알아보려 합니다.

 

 

 

| 안락사 없는 보호소의 실체, 신종 펫숍

 

 

‘안락사 없는 보호소’를 표방하는 신종 펫숍은 강아지·고양이 공장, 번식업에 대한 실태가 밝혀지면서 기존 펫숍에 대한 이미지가 악화되자 하나, 둘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신종 펫숍은 개인 사정으로 키울 수 없게 된 반려견·반려묘, 갈 곳 없는 구조견·구조묘를 치료, 행동 교정 등의 과정을 거쳐 새로운 가정으로 입양 보낸다고 홍보하고 있는데요. 그렇다면 이러한 신종 펫샵은 파양, 입양이라는 과정에서 어떻게 수익을 내는 걸까요?

 

우선, 신종 펫숍은 파양을 원하는 보호자들에게 치료, 케어, 교육을 명목으로 막대한 ‘파양비’를 받아냅니다. 구조견, 구조묘를 입소시키길 원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해당 동물이 입양 가기 전까지 필요한 치료 및 케어 비용을 명목으로 많은 돈을 받아냅니다. 업체 기준에서 상품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6개월 미만 품종견·품종묘의 경우 굉장히 저렴한 파양비를 받기도 하지만, 이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이후 이렇게 파양된 강아지, 고양이의 사진을 홈페이지에 올려 유기동물 입양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현혹시킨 후 업체에 방문하도록 유도합니다. 업체에 방문한 사람들에게는 ‘사이트에서 보신 유기견, 유기묘의 경우 이미 입양을 갔다’, ‘유기 동물의 경우 행동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설명을 하며 번식장에서 데려온 품종 강아지, 고양이들을 만나보도록 합니다. 결국 유기동물을 입양하기 위해 방문한 사람들은 결국 막대한 '분양비'를 지불하고 번식장에서 태어난 강아지, 고양이를 사 오게 됩니다.

 

신종 펫숍에서 파양 동물, 유기 동물을 입양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몇 십만 원의 ‘책임비’를 요구하고, 교육, 기본 물품 비용 등 더 많은 돈을 요구합니다. 파양으로 돈을 벌고, 분양으로 돈을 벌고, 입양(책임 분양)으로도 돈을 버는 구조인 것입니다.

 

 

 

| 신종펫숍, 왜 문제일까

1. 보호받지 못한 채 죽음을 맞이하는 파양 동물들

 

 

신종 펫숍에서는 업체에 파양된 동물들을 새 가정으로 입양 보낸다고 하지만, 실제로 입양을 가는 경우는 드뭅니다. 간혹 책임 분양의 형태로 입양되는 경우도 있으나 사실 대부분의 파양된 고양이, 강아지는 입양되지 못하고 남습니다. 이렇게 입양이 안 되는 아이들은 방문객들에게 보이지 않는 공간에 그대로 방치됩니다.

 

그렇다면 남은 고양이, 강아지들은 업체에서 광고하는 것처럼 '안락사 없는 보호소'에서 돌봄을 받으며 일생을 보낼 수 있을까요? 올해 보도된 참혹한 기사들이 이에 대한 충분한 답이 될 것 같습니다. 양평 고물상에서 발견된 1,200마리의 개 사체 사건, 경기도 여주 신종 펫숍에서 개·고양이 사체 60여 마리가 매장된 채 발견된 사건, 무허가 신종 펫숍에서 개와 고양이 수십 마리가 구출되고 동사한 사체 몇 구가 발견된 사건.

 

신종 펫숍에서 평생 돌보겠다고 했던 동물들은 방치된 채 죽음을 맞이하고, 금전적 손해를 줄이기 위해 생매장되기도 하며, 양평 고물상과 같이 팔리지 않은 강아지·고양이를 처리하는 동물 처리업자에게 보내져 죽게 됩니다. 팔리지 않을 시 방치되어 죽거나, 버려지거나, 번식장에 되 팔리는 일반 펫숍 동물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죽음을 맞게 되는 것입니다.

 

 

 

2. 동물 생산·판매업의 성황에 기여하는 신종 펫숍

 

신종 펫숍과 펫숍 사이에는 분명한 관계성이 있습니다. 체인점이 많은 대규모 펫숍의 경우 새로운 업종으로써 신종 펫숍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아예 펫숍과 신종 펫숍이 같은 건물에 위치해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같은 법인 안에 펫숍, 신종 펫숍이 모두 연결되어 있는 경우 펫숍에서 팔리지 않은 채 방치된 5~6개월의 어린 동물들을 파양견, 파양묘로 둔갑시켜 신종 펫숍에서 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기도 합니다.

 

꼭 같은 법인이 아니더라도, 펫숍과 신종 펫숍은 사실상 다르지 않습니다. 펫숍은 번식장에서 태어나 경매장에서 낙찰되는 강아지, 고양이를 데려와 판매합니다. 신종 펫숍 역시 ‘입양’을 추진한다고 하지만, 주 수입원은 파양 비용과 경매장에서 데려온 품종 강아지, 고양이의 분양 비용입니다. 즉 펫숍과 동일하게 번식장에서 태어난 동물들을 경매를 통해 데리고 와서 판매하며, 번식장 산업에 힘을 실어주게 되는 업종인 것입니다.

 

신종 펫숍에 지불하는 파양비, 입양 부담금, 분양비 등은 결국 다시 번식장에서 경매장에 넘겨지는 어린 동물들을 구입하는 비용으로 사용됩니다. 신종 펫숍의 성황은 곧 번식장, 경매장, 펫숍 등 동물 생산·판매업의 성황으로 이어진다는 점, 반드시 기억해 주셨으면 합니다.

 

 

 

3. 보호소로 가장하여 유기 동물 입양률 저조에 기여

 

신종 펫숍은 보호소를 가장하고 있습니다. 실상은 펫숍과 다를 것 없으나, 홈페이지 등으로 보이는 모습으로는 충분히 보호소라고 착각할 수 있습니다. 이로 인해 보호소라는 말을 믿고 막대한 파양비를 내거나, 유기 동물 입양을 생각하고 방문했던 보호자들이 ‘분양’ 받아 나오는 등 각종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보호소 입양을 고려했던 보호자들을 끌어들이며, 유기 동물의 입양률 저조에도 큰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 신종 펫숍, 어떻게 피할 수 있을까

1. 동물 판매업체가 아닌지 확인할 것

 

 

신종 펫숍을 피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동물 판매업 등록번호’를 확인하는 것입니다. 특히 큰 프랜차이즈 형식의 신종 펫샵은 홈페이지 하단에 동물 판매업 등록번호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보호소 외에도 미용업, 호텔링 등 기타 서비스업을 함께 운영하는 곳도 신종 펫숍일 확률이 높습니다.

 

동물 판매업 등록번호가 없더라도 지도 앱에 검색했을 때, 신종 펫숍이라면 ‘반려동물’, 혹은 ‘반려동물 분양’으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 지자체 동물보호소의 경우 ‘동물보호단체’로 나오는 경우가 많고, 동물보호단체의 경우 ‘협회, 단체’ 등으로 표기되니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최근에는 후원이나 봉사를 받거나 사이트 내부에서 학대 제보를 받는 등 지능적으로 동물 단체인 척 위장하는 업체도 많으므로 속지 않도록 더욱 꼼꼼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2. 신종 펫숍의 특징을 파악하고 주의할 것

 

 

- ‘안락사 없는 보호소’ 강조

 

신종 펫숍에서 특히나 강조하는 문구가 바로 ‘안락사 없는 보호소’입니다. 지자체 보호소 외의 동물단체 운영 보호소, 민간 쉼터 등에서도 안락사를 시행하지 않는 곳이 많기에 헷갈릴 수 있지만, ‘안락사 없는 보호소’라는 문구를 사용하며 ‘무료로 입소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을 언급하고 있을 경우 보호소가 아닌 신종 펫숍일 확률이 높습니다.

 

 

- 파양을 권유하는 곳

 

신종 펫숍은 보호소의 탈을 쓰고 있지만, 파양으로 돈을 버는 만큼 파양을 권유하는 문구를 홈페이지 곳곳에 배치해 둡니다. 파양이 필요한 상황을 나열하며 이런 상황에 처해 있을 경우 문의 달라는 문구가 있다면 신종 펫숍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동물보호단체 및 지자체, 각종 사설 보호소 중 그 어느 곳도 파양을 이해하고 권하는 곳은 없습니다.

 

 

- '최저가, 무료' 등을 강조하는 곳

 

최저가, 무료 분양, 무료 입소 등 가격과 관련된 언급이 많은 곳은 신종펫숍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입양’과 ‘분양’, 두 단어가 홈페이지에서 혼재되어 사용되고 있다면 보호소로 가장한 신종 펫숍일 수 있습니다.

 

 

- 홈페이지에 어린 품종견·품종묘가 많은 곳

 

사이트 입양공고에 어린 품종견·품종묘, 특히 2~3개월 미만의 아기 고양이, 강아지가 많다면 신종 펫숍이 아닌지 의심해 보셔야 합니다. 입양 후기에도 어린 품종견, 품종묘가 자주 보인다면 신종 펫숍일 확률이 높습니다.

 

 

 

3. 직접 업체로 방문하도록 유도하는 곳 주의

 

 

신종 펫숍은 대부분 직접 업체로 방문하도록 유도합니다. 특히 홈페이지에 업로드되어 있는 동물을 문의했을 때, 어떤 동물이 업체에 있는지 확인이 어려우니 직접 방문하라고 한다면 신종 펫숍일 확률이 높습니다.

 

업체에 방문했을 때 홈페이지 상의 업체명과 방문한 곳의 업체명이 다를 경우 여러 곳에 지점이 있는 큰 펫숍에서 운영하는 곳일 수 있어 더욱 조심하셔야 합니다. 신종 펫숍 중 방문 시 입장료를 받는 곳도 있습니다. 업체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입양 공고는 보통 거짓이기 때문에 홈페이지에서 본 동물을 방문한 곳에서 찾아볼 수 없거나, 문의했을 때 ‘얼마 전에 입양을 갔다’ 등의 말로 얼버무릴 경우 신종 펫숍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또한 신종 펫숍은 입양, 무료 분양 등의 말로 사람들을 방문하게 하고, 분양받아 가도록 유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유기동물 입양을 문의했는데 유기·파양 동물은 행동에 문제가 있어 키우기 어렵다는 말을 하며 유리케이지 안에 있는 2~3개월의 고양이, 강아지를 보여주는 것도 하나의 장사 수법입니다. 이외에도 교육 서비스, 물품의 구매 등을 강요하거나 터무니없이 높은 금액을 요구할 경우 신종 펫숍일 확률이 높으니 주의하셔야 합니다.

 

 

 

| 유기묘를 입양하고 싶다면

 

 

유기묘를 입양하고 싶다면 되도록 지자체 보호소, 혹은 동물단체에서 운영하고 있는 보호소 등 실제 보호소가 맞는지 확인할 수 있는 곳에서 알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지자체 보호소의 경우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https://www.animal.go.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또한, 동물보호단체의 보호소는 보통 해당 단체의 홈페이지에서 찾아보실 수 있으니, 입양 시 참고해 주시길 바랍니다. 최근에는 이름만 보호소인 신종 펫숍이 많기 때문에, 사설 보호소(민간 동물 보호 시설)에서의 입양을 고민하실 경우 해당 보호소가 보호소를 가장한 신종 펫숍은 아닌지 꼼꼼히 확인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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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법에는 많은 빈틈이 존재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빈틈을 이용하는 업체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보호소’라는 단어 사용에 대한 그 어떠한 규제도 없기 때문에 신종 펫숍은 당당하게 보호소를 사칭하고, 입양이라는 단어로 입양을 희망하는 사람들을 현혹하며 돈을 벌고 있습니다. 또한 ‘안락사 없는 보호소’라는 말로 보호자들의 절박한 심리를 이용해 파양을 결정하도록 하고, 막대한 파양비를 챙기고 있습니다. 신종 펫샵에서 동물을 분양받아 간 보호자가 다시 파양할 경우 파양비도 챙기고, 파양된 동물을 ‘책임 분양’이라는 형태로 재판매하며 계속 돈을 벌기도 합니다.

 

신종 펫숍에 대한 법적 규제는 반드시 필요합니다. 이제는 보호소를 가장하며 운영하는 단계를 넘어서, 봉사자를 모집하거나 동물보호단체를 가장하며 후원 모금, 학대 제보를 받는 업체까지 우후죽순 생기고 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보호소 명칭을 업체 등이 사칭하지 못하게 하는 동물보호법 개정안이 꾸준히 발의되고 있으나 아직 통과하진 못해, 더더욱 법적 규제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보호소를 가장하고 있으나 동물을 돈벌이에 이용할 뿐인 신종 펫숍. 현 상황에서는 이러한 업체에 속지 않고, 관련 업체의 행보와 동물보호법 개정안의 통과 여부에 주목하며 소비하지 않는 것이 이들을 막는 최선의 방법입니다. 무분별하게 ‘보호소’. ‘유기묘’, ‘사지 말고 입양하세요’ 등의 단어를 사용하며 동물을 돈벌이에 이용하는 형태의 사업이 근절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을 부탁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안심할 수 있는 파양, 좋은 파양은 없습니다. 보호자님이 보호하고 있는 고양이, 강아지는 보호자님의 품에서 가장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피치 못할 사정이 생겨 파양을 고민하게 되시더라도 이를 반드시 명심해 주시길 바라며, 되도록 파양보다는 함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시는 것이 좋습니다. 파양을 피할 수 없는 경우에는 유기, 신종 펫숍을 이용한 파양을 택하기보다 직접 아이에게 새로운 가정을 찾아주며 마지막까지 책임을 다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