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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복하기 : 순둥] 순둥아, 오래오래 곁에 있어줘

 

 

지난 추석 연휴, 협회에서는 민원 해결을 위해 한 공장 지대로 향했습니다. 해당 지역은 TNR이 제대로 실시되지 않아 길고양이 개체 수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나버렸고, 그로 인해 관련 민원이 발생한 곳이었습니다. 민원 해결을 위해 40마리 이상의 길고양이들 중 포획이 가능한 38마리의 중성화 수술을 진행하였습니다.

 

 

치즈 고양이 순둥이역시 TNR을 위해 포획된 고양이들 중 하나였습니다. 통덫에 포획된 후에도 여유롭게 안에 있던 캔을 먹던 치즈 고양이. 통덫 사이로 손을 넣어 만져주자 순둥이는 익숙한 듯 손길을 받았고, 통덫에서 꺼내 안아주자 골골송을 부르며 몸에 꾹꾹이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사람에게 익숙하게 안기고 애교를 부리는 모습에 주민들에게 묻자, 누군가가 공장 근처에 순둥이를 유기하고 갔으며, 그 탓에 순둥이는 오랫동안 길고양이들에게 치이며 살아왔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습니다.

 

 

TNR을 진행하며 순둥이의 건강 상태를 체크했습니다. 한눈에 봐도 말랐던 순둥이는 다 큰 성묘였음에도 불구하고 몸무게가 고작 1.7kg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허피스를 심하게 앓았는지 한쪽 눈은 결막이 유착되어 있는 상태였습니다. 중성화 수술을 마치고 할 수 있는 조건 하에서 간단한 치료를 진행했으나, 순둥이의 상태는 완화되지 않았습니다.

 

 

본래 해당 지역에서 TNR을 진행한 고양이들은 모두 방사할 예정이었지만, 순둥이는 유기묘였고 치료가 필요해 보이는 만큼 방사를 선택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순둥이 역시 사람과 함께 있고 싶다는 듯 봉사 차량을 애타게 따라오며 울었고, 결국 순둥이를 데려가기로 결심하고 구조하여 병원으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병원 검진 결과 순둥이의 한쪽 눈은 완전히 실명된 상태로, 아예 치료할 수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나 순둥이는 실명된 눈뿐만 아니라 호흡기, 신장, 췌장 수치 역시 좋지 않았으며, 염증 수치도 높았습니다. 게다가 고된 길 생활을 하며 물을 제대로 마시지 못한 탓에 심각한 탈수 상태였던 순둥이. 우선 순둥이는 최대한 수치를 안정화하고 살을 찌워야 한다고 권고 받았습니다.

 

 

순둥이는 현재 병원과 쉼터를 오가며 수치 안정화를 위해 약을 먹고 주사를 맞으며, 호흡기 치료의 일환으로 매일 네블라이저 케어를 받고 있습니다. 면역력이 많이 약해졌는지 치료를 하는 동안에 한 차례 코 핏줄이 터져 고생하기도 했습니다. 건강 상태가 좋지 않은 만큼 앞으로 얼마나 긴 치료를 받아야 할지 알 수 없지만, 부디 순둥이가 길고 고된 치료를 이겨내고 건강을 되찾아주길 바랄 뿐입니다.

 

 

순둥이는 사람에게 버림받았지만 여전히 사람을 참 좋아합니다. 손을 내밀기만 해도 와서 온몸을 부비며 좋아하고, 사람만 보이면 얼른 예뻐해 달라며 애교를 부리기 바빠 사진 한 장 남기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저 사람과 함께 있고 싶다는 마음 하나로 봉사 차량을 열심히 쫓아왔던 순둥이가 무사히 치료를 받고 건강한 모습으로 평생 가족을 만나 입양길을 나설 수 있도록, ‘냥복하기후원을 통해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냥복하기 후원금은 쉼터 노묘 아이들의 검진 및 치료비용으로 사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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