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마 밑으로 피하지도 않고,
내리는 비를 그냥 다 맞으며 목숨이 끊어지기만을 기다리던
단풍이...
15일 저녁 목동 하니병원에 단풍이를 데리고 갔습니다.
왼쪽 앞다리가 부러진줄 알았는데 관절부위의 피부가 무엇엔가 심하게 쓸려
털가죽이 벗겨져 나가고, 살짝 곪은 상태였습니다.
꿰메고 열흘정도 잘 먹이면 퇴원할수 있다셨지요.
오늘(18일) 단풍이가 주말을 잘 보냈는지 안부차 병원에 전화를 드렸습니다.
잘먹고 잘버티고 있으나, 미리 살피지 못했던 등쪽에 피부가 찢겨져 있는데
그 자리를 꿰멜수록 더 벌어진다고 합니다.
의사선생님 의견으로는
너무 못먹어서...
너무 굶어서........
오늘은 더 더 많은 사료와 캔을 꽃시장 아이들에게 주었고,
평소 밥을 주지 않는 자리에도 사료를 부어주며 다녔습니다.
그리고,
단풍이가 발견된 꽃시장 경매장 건물 안에서 단풍이의 형제로 보이는 턱시도아가의 얼굴을 보았습니다.
캔을 네개 따서 그 앞에 부어주고 저는 황급히 피해 왔습니다.
사람이 무서워 코만 내밀고 나와 먹지 못하는 아이,
얼른 나와서 배불리 먹으라구요.
단풍이가 저를 보며 눈물을 떨군것은,
경매장 건물 어딘가에서 굶어죽어가고 있을
형제가 생각나서였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