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였어요

'생' 과 '사'에서 삶을 선택한 우리 '햇살'군

by 씨익 posted Aug 03,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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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2월 23일, 현관 앞 스티로폼 박스집에서 발견 된,  '햇살'군 입니다~

아실분은 아실지도 모르겠지만, 이 녀석은 돌보는

삼순이라고 불리우는 삼색이가 어미이자ㅡ 잃어버린 '깜찍이'의 3형제 중

제일 약해보이고 경계심이 심했던  녀석이었으며 얼굴익히기가 쉽지 않았던

아이입니다.

 

목덜미에 심한 부상으로 다 죽어가던 녀석이 현관 앞에 놓아 둔 '나비'의

집에서 스스로 발견되었고, 병원에서조차 길냥이란 이유로 진료거부 되었던

녀석이기도 하지요.

 

새벽내내 임종이 가까워 보여서, 어미와 형제의 음성과 모습이 담긴 휴대폰 영상을 보여주고,

과일의 성분이 함유된 차와 꿀물을 먹이며 밤을 지새우게 만든 녀석이기도 합니다.

 

병원에서 진단 결과, 성묘냥이에게 목덜미를 물려서 이미 괴사가 진행되었고,

최악의 경우로는 후지마비 가능성도 있고, 오늘 내일 중으로 사망선고를 받기도 한

녀석이었지만, 기특하게도 견뎌내고 살아 준 고마운 녀석입니다.

 

처음엔 몇 달간을 코 앞에 있는 지어미와 아비를 보겠다고 울고 불고,

몸도 제대로 가누지 못하면서 창문위로, 현관 앞으로 고꾸라지듯 점프를 해서

종종 어미와 재회를  시켜주다가 잠시 잃어버리고 다시 찾기도 한

아주~ 고약한 녀석이기도 합지요.

 

온갖 사고는 서러울치만큼 다 치고 천덕꾸러기로 지낸 녀석이,

 어느 덧, 두 살이 다 되어 갑니다.

 

새벽 늦게 잠드는 제 옆에 와서 잠을 자다가

아침에 울리는 휴대폰 알람 소리에 맞춰, 잠시라도 인기척이 느껴지면

 밥 달라며 사정없이  모닝 뽀뽀를 날리고  일어날 때까지

팔베개를 하고 있다가 온갖 아양과 애교를 떨며

저를 살아있게끔 일깨워주는 녀석이기도 하지요... ^^

 

 

이 녀석을 보면서 느낀 점은

어떻게든, 어떤 최악의 상황에서든

먹고, 움직이려는 의지가 있는 녀석은

대부분 생명력이 강하다라는 것이였어요.

 

쉽게 포기하지 마시고, 힘들더라도

그 시간만큼만 버티고 참아내고 이겨내시면,

분명 길이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