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는 올해 2월 길에서 처음 봤을때부터 사람을 피하지않고 매우 친화적이었고 밥과 물을 챙겨주기 시작하니 제 출퇴근시간에 맞추어 저를 기다리고 집앞까지 따라오기도 했어요. TNR을 해주면서 좀 더 가까이서 봤는데 입근처가 지저분하다고만 생각했지 구내염이 심한줄은 모르고 있다가 며칠이 지나자 식욕이 줄더니 밥을 먹다가 못삼키고 뱉기까지하며 밥을 먹는게 굉장히 불편하고 힘겨워 보였습니다. 소리는 이동장에 대한 거부감도 없어서 바로 병원을 데려가 입안 상태를 보니 목 안쪽에는 피가 고여있고 대부분의 잇몸이 붓고 발적이 상당하여 입 안의 염증이 심하다는 진단을 받았고 약을 한 달 가까이 먹였습니다. 약을 끊으면 또 이런 상황이 반복되서 더 이상 소리가 구내염때문에 밥을 못먹거나 불편하지 않도록 치료받게 해주고 싶어 치료지원신청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빨을 다 뽑는 전체 발치수술은 입 안 염증을 최대한 제거하고 잇몸을 절개 후 이빨을 뿌리까지 정확하게 뽑아야하는 수술이라 굉장히 손이 많이 가고 집중력이 필요한 대수술이라 믿을만한 병원에서 수술을 진행하고 싶었고, 그런점에서 평소 다니던 퍼니펫동물병원에서 해주고자 원장님과 상담을 했습니다. 원장님께서는 최소 3시간이 걸리는 수술이고 수술 전 검사를 통해 고양이의 컨디션이 적합해야 가능하다고 하셨습니다. 소리는 구내염 외에 아픈 곳은 딱히 없어서 수술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제하에 치료지원신청글을 올리게 되었고, 치료지원신청 담당자님께서 신속하게 접수해주셔서 신청글 업로드한지 2일 뒤에 병원에 방문하여 혈액검사, 엑스레이, 초음파 등 수술 전 검사를 받았고 혈액검사 결과 염증수치가 조금 높았지만 만성 구내염이라 염증은 예상했던 것이고 다른 특이사항은 없으며 다행히 수술이 가능한 상태라 당일에 바로 수술을 진행하였습니다. 3시간 20분가량의 소리의 발치수술이 끝나고 마취가 깨는 것도 보고 수액도 맞고 하루는 병원에서 지낸 뒤 다음날 소리는 집에 올 수 있었습니다. 그 동안 약을 계속 먹었어서 염증이 조금은 가라앉았기 때문에 출혈은 크지 않았고 원장님께서 계획대로 모든 이빨을 뿌리까지 발치했다고 하셨습니다. 퇴원 후 집에와서도 소리의 상태를 유심히 지켜보았는데 오자마자 화장실도 잘쓰고 사료도 잘먹고 잘 뛰어다니는데 수술 전보다 더 컨디션이 좋아보였습니다.
소리는 수술 전보다 수술 후 컨디션이 확실히 좋아보입니다. 밥도 잘먹고 화장실도 잘가리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집냥이 생활에 완벽하게 적응하여 지내고 있습니다. 수술 후 덧나지않게 항생제와 소염제를 먹여야하는데 수술전에는 입쪽에 손만 가져다대도 요리조리 피하며 엄청 싫어하던 소리가 수술하고나니 입 만지는 것에 대한 거부감도 확연하게 줄어서 약 먹이는 것도 수월해졌습니다. 그 동안 아파서 그랬다는 생각을 하니 짠하고 수술이 잘되서 고통이 사라졌다고 생각하니 제가 다 기쁩니다. 수술 뒤 3주정도 약을 먹여야해서 빨리 회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케어할 계획입니다!
3시간이 넘는 수술을 잘 견뎌준 소리가 정말 대견하고 이제 아프지 않고 건강한모습으로 오래 보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소리를 구조하기 전 소리에게 내가 뭘 해줄 수 있을까, 발치수술을 해주는 것이 최선일까, 내가 괜히 나서서 소리에게 피해를 주는 것은 아닐까 등등 걱정과 고민이 많아서 잠도 편히 못잤는데 고보협 치료지원신청을 통해 소리는 물론 저까지 치료를 받은 느낌입니다. 고액의 병원비가 지출될 예정이지만 저를 위해서도 소리의 수술을 선택하길 정말 잘했다고 생각합니다. 이 모든 것이 고보협과 후원자분들이 계셔서 이루어진 일이며 감사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소리의 건강 회복에 힘쓰면서 저도 형편이 나아지는대로 후원금을 더 낼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