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서는 지독히도 잡히지 않았던 아이라 중성화수술을 시켜주지 못하고 몇 년을 보냈습니다. 반복되는 팬서의 임신과 출산을 더 이상은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며칠동안 팬서의 포획에만 집중한 끝에 중성화수술을 시킬 수 있었습니다.
팬서의 중성화수술을 맡아주신 원장님이 수술이 끝난 후 아이의 구내염이 심하다고 말씀을 해주어 팬서의 상태를 알게 되었습니다. 팬서의 방사 예정일에 처음으로 팬서의 모습을 제대로 보게 되었습니다. 구내염 아이 특유의 비릿한 냄새가 났으며 , 입 주변과 다리 털은 침범벅 상태였습니다.
저는 아이가 덫 안에 있을 때, 아이의 모습을 오히려 제대로 보지 않는 습관이 있습니다. 혹시라도 아이가 밥엄마를 경계하여 다른 곳으로 갈까 두려워서 포획하자마자 천으로 덫을 덮어버리고 방사할 때도 아이와 눈을 맞추지 않습니다. 그래서 팬서를 포획했을 때도 팬서의 얼굴을 보지 않았기에 팬서의 상태를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아이의 몰골에 너무 놀라 예전에 찍어두었던 사진을 찾아보니, 입 아래쪽에 오물이 묻어있고, 발과 등의 털이 뭉쳐있는 것이 영락없는 구내염 아이의 모습이었습니다. 팬서의 검은 털 때문에 알아채지 못했던 것 같습니다.
펜서의 병을 확인한 날부터 구내염 약(스테로이드제)과 면역력 증진 보조제를 습식 사료에 섞어 주었으나 팬서는 전혀 먹지 않았습니다. 11월 10일에 수원돌봄동물병원에 아이를 입원시켰습니다. 팬서는 구내염과 치주염이 심각한 상태였습니다. 방사선 및 혈액 검사 결과, 발치수술이 불가능한 정도는 아니었지만 팬서가 며칠을 굶은 상태이기 때문에 당장 수술을 할 수는 없다고 하였습니다. 병원에 며칠 입원시켜 체력을 증진시킨 후에 수술을 진행하기로 하였습니다. 입원 당일에도 팬서는 아무것도 먹지 않으려고 하여 비강튜브를 장착하여 강제급여를 진행하였습니다. 다행히 다음날부터 스스로 먹어주어 13일에 전발치 수술을 진행하였습니다.
발치 다음 날 팬서를 집으로 데리고 와 현재까지 구내염 약과 각종 보조제를 먹이고 있습니다. 팬서는 여전히 경계가 심하지만 약을 섞은 습식 사료를 잘 먹어주고 있습니다. 발치 후에도 약간의 침흘림이 있었으나 지금은 거의 사라졌습니다. 언제 다시 침흘림이 재발할지 알 수 없기 때문에 꾸준히 보조제를 먹이고, 침흘림이 있을 때마다 스테로이드 처방을 하는 방법으로 치료해 가려고 합니다. 아이의 상태를 보고 레이저 치료도 병행해 볼 계획입니다.
구내염을 앓고 있는 팬서에게 완치라는 기적이 일어난다면 입양을 보내는 것을 시도해보려고 합니다. 팬서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올블랙 아이라 입앵이 가능할 것이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