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보협 구조/부고소식] 포포의 마지막을 함께 하였습니다.

by 운영지원3 posted Jan 1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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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보협 구조/부고소식] 포포의 마지막을 함께 하였습니다.

 

포포를 처음 마주한 것은 반려동물 장례식장 한켠에 놓인 급식소에서였습니다. 만신창이의 길고양이가 거의 기어오듯 다리를 질질 끌며 밥을 먹고 있었습니다. 포포는 교통사고를 당했다고 생각이 들 만큼 걷는 것이 위태로웠고 털과 얼굴이 엉망진창이었습니다.

 

협회는 황급히 포포를 구조한 뒤 병원에 방문하여 검사를 받았지만, 포포는 치료가 어렵다는 답변을 듣게 되었습니다. 성묘임에도 불구하고 3.3kg로 몸이 많이 약해진 포포는 온몸에 유선종양이 퍼져 있었습니다. 이로 인해 다리뼈가 녹아 걷는 것이 어렵고 살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그럼에도 포포를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병실에 두고 나올 수 없었습니다. 포포가 조금이라도 고통을 덜 느낄 수 있도록 처방약과 수액 처치를 받은 뒤 쉼터로 이동하였습니다. 따뜻한 방에 지친 몸을 뉘여주고, 길 위에서 고통 속에 헤맨 적이 있는 쉼터 친구들을 하나씩 소개해주었습니다. 피부 위로도 만져지는 종양덩어리들과 그곳에서 나오는 고름을 전부 소독해주었습니다. 꾀죄죄했던 얼굴과 귀를 말끔히 닦아주고 빗질도 해주었는데요. 길에서 지내온 세월과 아픈 몸 상태로 경계심이 가득할 법도 한데 고롱고롱 소리를 내며 얌전히 활동가들의 손길을 받아주던 포포였습니다.

 

밥을 주면 두 그릇을 가뿐히 해치우던 포포. 태어나 처음으로 캣닢 파우치의 냄새를 맡고 얼굴을 부비던 포포. 맛있는 것을 주어도 슬금슬금 다가오는 쉼터 친구들에 하악질 한 번 하지 않았던 포포. 구조 당시부터 고비라 오늘내일 버틸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던 포포는 일주일이나 되는 시간을 버텨주었습니다. 가기 직전까지도 고롱고롱 소리를 내어주던 포포. 남은 시간이 행복했다고, 정말 고맙다고 인사하는 것만 같았습니다.

 

장례식장 인근에서 살고 있던 포포는 유선종양이 퍼져 다리뼈가 녹기까지 그 고통 속에서 홀로 버텨냈습니다. 조금이라도 일찍 방문했더라면 하는 후회감과 포포가 있는 동안 더 해줄 수 있는 것은 없었을까 싶은 생각이 들면서도, 마지막을 함께 할 수 있었음에 고마운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포포가 고양이별에서는 많이 좋아하던 캣닢 파우치를 가지고 놀고 맛있는 간식을 잔뜩 먹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곳에서는 아프지 않고 늘 건강하며 행복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또 길 위에서 고통을 견디고 있을 또 다른 포포들의 마지막 만큼은 따뜻하고 편안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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