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만나러 가는 길목 마을버스 정류장 부동산 사무실 앞에서 밀대 청소 하시는
부동산 아저씨에게 벽면 구석진 곳 땅바닥 아래를 쳐다보며 어느 아짐이 뭐라고 말을 걸기에
그냥 지나칠라 하다가 나도 쳐다 보았더니 웅크리고 있는 시커먼게 보여서
처음엔 쥐새낀줄 알았다.
쥐새끼예요? / 비둘기 새낀거 같은데... 아짐의 말
아저씬 사무실에서 박카스 박스에 1마리를 더 가져 나오셨다.
아저씨~ 이거 어찌된 일이예요? / 모르겠어요.
어디서 떨어진거 같아요.
산에 오르는 내내 마음 쓰여서 마을버스 내리자 마자
부동산 아저씨께 내가 가져가서 돌보며 인터넷 뒤져 보호센터 같은데 알아봐서 보내겠다고 했죠.
고맙다고 하데요...
그 아저씨 입장에선 당연하겠지요.
사무실 일이 우선일텐데 살아있는 생명인데 자기 사무실 앞에 있으니 황당했겠죠.
아무래도 그 아저씨보다는 내가 돌보는게 나을꺼 같아서
생명이라...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서 보호센터로 보내야겠다는 마음이 앞서
새끼 비둘기 2마리를 집으로 데리고 오긴 했었는데
어찌해야 할지 몰라 어찌어찌 검색하여 야생 동물 보호협회와 야생동물 치료센터로 전화 걸었더니
친절하신 직원으로부터 안내를 받아
내일 하단 을숙도에 있는 '에코센터'에 방문하기로 하였습니다.
처음엔 날개 달고 날때까지 내가 돌보지... 하는 마음이었는데
무슨 먹이를 어떻게 줘야 할지도 모르겠고...
경비 아저씨께 여쭤보니 생콩을 갈아서 한번 줘보라기에 분쇄기에 생콩 10알 정도 갈아서
소쿠리 안 먹이 그릇에 담아 줬더니 모임에 나갔다 왔더니 왕창 다 쏟아놓고...
물도 역시... 다 쏟아서 사고쳐 놓고...
무엇보다도 깜 땜에 할짓이 아니었어요.
지 친군줄 알았는지 거기(베란다) 가겠다고 꿍꿍~ 앓고, 울고, 불고 난리도 아니었거든요.
이웃이 신경쓰여 창문 다 닫고 나니 무슨 대책이 안서 막막했어요.
방충망을 발로 긁어서 구멍까지 내 놨다면 말 다했죠.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내 무릎위에 엎드려 꿍꿍~ 앓고 있답니다.
비둘기 아가들은 뽀~ 캉 신문지 찢어 이불 만들어 푹신~하게 해 두었습니다.
춥지 않게 해 줘야 한다며 직원의 안내를 들었거든요.
주사기로 물을 먹여야 한다는데 주사기도 없고 해서 그냥 물을 주면 다 쏟으니 이궁~!
내일 아침 일찌감치 오라고 하든데
이눔들 그곳에 가서 혹시 다친곳 있으면 잘 치료받고 날때까지 건강히 잘 커주었으면 좋겠어요.
잘- 다녀왔습니다.
nakedong esuaery ecocenter!
을숙도 낙동강변에 위치한 까만 건물인 '에코센터'
차에선 보였는데 내린 후 어림짐작하며 가까이 가니
키 큰 풀숲에 가려 잘 보이지 않아 물어물어 찾았습니다.
주위 환경이 너무 좋아 다시 한번 방문하고 싶어졌습니다.
집에서 버스타고 전철 갈아타고 택시타고... 1시간 넘어 걸린셈입니다.
야생동물 치료센터 일 하시는 분께서 서울분이서인지...
전화응대도 친절 하시더만 얼굴 보고 얘기 나누니 더욱 친절합디다.
야생동물 보호협회에 접수 시켜두고 한참을 걸어서 가니 야생동물 치료센터가 나오더군요.
맡겨 두시고 가겠느냐... 그쪽 한번 둘러 보시겠냐... 하시기에 한번 보고싶다고 했더니
직원분과 단 둘이서 데이트?하며 환경보호라든지 이런저런 얘기 나누며 센터로 향했습니다.
아기 비둘기 우선 놀란거 같아서 신경 안정제 주사 놓아 주셨고
무슨 통조림 같은거 꺼내시기에 아가들이 어제 점심때 이후로 쫄~ 굶었으니
링거 같은거도 놓아 달라고 부탁하였더니 그러지요... 하시면서 그냥 웃으십디다.
특별대우? 받아 일반인 출입금지 구역인 독수리, 수리부엉이, 황조롱이까지 보고 나왔습니다.
시설이 참- 잘 되어 있더군요.
특수필름이 부착되어 있어 새들은 우리를 못 보고
우리는 새들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되어 있습디다.
벽면엔 온갖 새들 종류 그림이 있는데 벽면 어느 한쪽에 문이 달려 있었는데
그것을 열면 또 그 안에 유리로 되어 안을 들여다 볼 수 있게...
부상당한 까치, 비둘기들도 있었어요.
수고 하시는 분들께 음료수라도 사 갔다면 좋았을텐데
아무 준비없이 다녀온거 같아 미안한 마음이 들었어요.
부산시에서 운영하는 곳인데 친절하신 면을 무엇보다 높이 삽니다.
폰으로 아가들 신경 안정제 주사 맞히는 모습도 찍어 두었어요.
하룻밤새 정 들었다고 두고 나올려니 마음이 짠~하더군요.
아침에 나서기전에 물을 먹였는데 한접시가 금방 줄어드는게 얼마나 잘 먹든지요.
내 할 도리 다한거 같아 발걸음도 가벼얍게 호젓한 들판길 걸어 나왔습니다. ^^*
아기 새든지 아기 강아지든지 아기 고양이든지 우린 엄마니까 모성애적 본능땜시...
누가 시켜서 하는 일이겠습니까?
이런 일에도 보람을 찾으면 행복해 지더라구요.
그쪽 직원분께선 제게 고마워 하시고, 저는 그쪽 직원분들께 고마움의 인사를 하고 그랬어요.
딸 아이가 바깥에서 전화가 들어와 붕~ 뜬 목소리로
엄마! 우리집에 박씨 물어다 주는거 아이가? 이러는거 있죠.
아기 비둘기 낯선곳에서 코~ ~ ~ 잘 자고 일어 났겠죠.
아침에 눈을 뜨니 베란다 창 밖에서 새들 지저귀는 소리가 나서 잠시 아기 비둘기 생각을 하였어요. ^^*
맘 내키면 언제 한번 잘 크고 있는지 음료수 사 들고 방문할지도 몰라요
PS/ 이 글은 2009년도에 자주 가는 글방에 올려둔거 옮긴 내용입니다.
냥이랑나랑님께서 비둘기 보호중이라 생각이 나네요.
깜이 알아서 벌서기는 추석 보너스! ㅋ 저때가 2년전 6살쯤 되었을때인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