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목요일에 수원효원병원에 입원했던 소심이가 오늘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했어요..
소심이는 제가 돌보는 길냥이 나비의 5개월된 아가이고, 얼마전에 형제인 꼬휘가 죽어서 제가 묻어줬었기 때문에,
같은 증상으로 아픈 소심이를 발견하고 병원에 입원시키면서부터, 제 마음이 얼마나 초조했는지 몰라요..
작은 아이가 축 늘어져서 차타고 이동하는 동안에도 울지도 않고,
병원 진찰대에 힘없이 늘어져 있던 모습이 얼마나 불쌍했는지...
검사결과 범백 판정이 나왔고, 열이 나고 탈수증상 등이 있었어요.
이 작은 아이가 그 병을 잘 이겨낼 수 있을까.. 너무 걱정을 하면서 입원시켜 놓고 왔는데,
수의사 선생님들이 정성껏 잘 보살펴 주셨나봐요..
첫날은 눈도 잘 못뜨고, 먹지도 않아서 수액만 맞고 그랬었는데..
하루하루 지나면서 캔도 먹고, 그 다음은 건사료도 먹고..
어제 오늘은 변상태도 괜찮아지고 밥도 잘먹어서 퇴원시켜서 방사해도 된다고 하셨어요..
힘든 병을 잘 이겨내 준 소심이가 너무 대견해요...
소심이가 입원해 있는 일주일동안 나비는 혼자 화단에서 멍하니 있더라구요..
동네 아줌마들이 나비가 우울증 걸린거 같다고..
새끼들이 갑자기 2마리나 없어지고 혼자남아서 안쓰러워 죽겠다고 하시더라구요..
오늘 소심이를 나비한테 데려다주니... 모녀가 눈물의 상봉을 하는데..
정말 감동적이었고, 제가 한일에 너무 큰 보람을 느꼈어요..
소심이를 조금만 늦게 병원에 데려갔으면, 아마 이 아이도 죽었겠죠..
앞으로도 우리동네 길냥이들 더 잘 돌봐야겠어요^^
퇴원시키러 가니깐 요녀석.. 뾰로통한 얼굴로 마치 왜 이제 왔어!! 라고 말하는거 같아요..ㅋㅋ
나비가 자기 새끼 온줄 알고 마중 나왔어요..
둘이 계속 부벼대고, 나비는 소심이를 계속 핥아주고...
소심이는 엄마가 그렇게 그리웠는지.. 젖뗀지가 언제인데, 젖을 찾아 물더라구요..
5마리의 새끼 중에 마지막 남은 자식인데.. 나비랑 소심이랑 평생 건강하게 오래오래 잘 살았음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