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저께 갑자기 나타난 녀석입니다. -.-;;
퇴근 후에, 친구와 함께, 밥주는 녀석들에게 밥을 주려고 밥그릇을 내려놓는 순간, 어디선가 갑자기 나타나
밥그릇에 얼굴을 파묻던 아이에요.
친구가 "넌 대체 누구냐?" 멍해서 쳐다보다가, 옆에서 기다리던 도시락김(일명 사무라이)에게 밥을 주기 위해
숟가락을 내미는 순간, 다시 그 숟가락에 얼굴을 들이미네요. 허 참...
밥을 먹고 친구에게 다가와서 무릎에 냄새맡고 기대고, 친구 발 밑에 쪼그리고 앉아 일어날 생각은 꿈에도 안하는 겁니다.
결국 온 몸을 던져 껌딱지가 된 욘석(성묘가 아닌 새끼더군요... 제 눈엔 대충 4 ~ 5개월 사이??? 잘 몰겠어요)을 들고
할 수 없이 (애 꼴이 병이 들어, 모른척하면 워낙 날씨가 추워 죽을거 같더군요...) 왔습니다.
병이라도 고쳐서 돌려 보내주자고~~~
치료지원 신청서를 쓰고 허락받고 어제 저녁에 퇴근후에, 욘석 들고 하니병원으로 갔습니다.
아니나다를까, 허피스가 심하더군요. 체온을 재니 고열에(열나는 줄 몰랐어요. 하긴 너무 얌전한게 이상했죠...
제가 늘 보던 길냥이의 자세가 아니더군요...), 눈이 충혈되고, 눈도 바로 못 뜨고, 눈에서 염증(고름?)이 흘러내려
돌멩이처럼 딱딱하게 굳어 눈 주변에 덕지덕지 붙었네요. 각막은 부었다고 하더군요... ㅠ.ㅠ
말라서 몸무게도 1.5?? 1.8kg ??? 이라 하더군요. 헐...
귀진드기는 하나도 없고 귀가 깨끗하다네요. 많이 이상했죠... 길냥이가...
게다가 성격이 완전 청순뇌를 가진 개냥이~~~ 체온잰다고 똥꼬를 찌르고, 귀본다고 도구를 귀에 깊숙이 찔러넣어도
비명만 냅다 지르고, 풀어주면 바로 그냥 청순 그 자체로 진찰대위에 다소곳이 앉아서 청순하게 쳐다보네요. ㅠ.ㅠ
고열에, 눈은 염증으로 딱지지고, 각막이 부어 눈 잘 못 뜨면서도, 더구나 무서운 병원 진찰대위에서
그루밍도 하고, 탱크 골골송도 부르고, 혀로 핥아도 주고, 힘이 없으니 앞발로 부드럽게 살짝 건드려도 주시고,
머리도 부비부비하는 요녀석.... 아무래도 집에서 누군가 키우다 버린 것 같다고... 병은 그 후에 든건지, 병들어 버린건지
알 수 없지만... 의사선생님도 너무 순해서 집냥이 같다고 하시네요...
고열에 허피스가 심해서 입원시키고 왔습니다.
상태보고 연락 주신다고 하시네요. 이따 저녁에 전화 한번 걸어 문의드려 봐야겠습니다.
선생님께서 저녁 8시 이후가 전화받기에 조금 여유가 있다고 하시네요.
핸폰 화질이라 안 좋아 상태가 잘 안보이나, 눈주변 얼굴이 노란 딱지로 덮여 있습니다.
노란 돌멩이들이 떼를 지어 ... 에고 쳐다보는 제 눈이 아픕니다. 불쌍해라.
그나저나 욘석 넘 순하다고 의사선생님이 입양 보낼거냐고 물어보시던데 -.-;;
====================== 요즘 건강해진 우리 순댕이 근황입니다. 사진은 길냥이 쉼터 란에도 있습니다. ==========
순댕아.~ 얼렁 기운차리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