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사랑길냥이

길고양이 편애 ^-^

by 가로타 posted Nov 30, 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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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가 옥상을 종종 방문하면서

당연하겠지만, 따라오는 애들이 있어요.

이러다 옥상에 냥이들이 바글거릴까봐 좀 겁도 나는데 ㅎㅎ

 

그 중 자주 보이는 이 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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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와 안지 얼마되지 않았을 때라

처음에 이 녀석이 레이인지 알았거든요.

비슷한 고등어 무늬에 앞발에 흰무늬도 비슷한 것 같았고

무엇보다 다가가도 피하지 않아서 분명 아는 고양이라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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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료도 먹고 물도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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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볕도 쬐다가 돌아갔어요.

 

그런데 들어와서 사진을 확인해보니 얘는 레이가 아닌거 있죠.

얼굴도 좀 더 통통하고 체격도 더 크고 코에 얼룩도 있고-

 

처음 보는 애가 태연하게 아는 고양이 마냥 능글능글 밥 먹고 간 게

웃기기도 하고 어이없기도 하고 ㅎㅎ

우연히 남의 집 옥상에 올라왔다가 한끼 해결하고 봉 잡았다고-_-

이름을 '봉이'라 지었어요. 크큭.

 

 

-

 

 

이 날 이후로도 종종 올라오던 봉이는

우연히 레이랑 같은 시간대에 오기도 하는데

둘이 사이가 안 좋더라구요.

으르렁 거리기도 하고, 밥그릇을 따로 줘도 레이 밥을 뺏어 먹기도 하고

덩치가 작은 레이는 봉이가 밥그릇을 차지하고 있으면 멀찍이서 기다리기만 하고 ㅠ

심지어 레이 잠자리까지 뺏어서 레이 이불에 쏙 들어가는 거예요. 아이쿠.

 

사실 이 녀석이라고 왜 눈에 안 밟히겠어요. 똑같은 길냥이인데.

그래도 이 녀석은 어쩐지... 가까이 가서 밥을 줘도 피하지 않고 잘 먹고 그러는데

애가 좀 무뚝뚝한지 친한 척도 안 하고

무엇보다 레이가 워낙 애교스러워서, 비교가 되는 몹쓸 상황인거에요! ㅎㅎ

 

그런 봉이의 모습은... 어쩐지 제 성격과 비슷합니다.

사랑받는 방법을 아는 레이, 그래서 누구에게나 사랑받을 것 같은 레이보다

먼저 다가가지 못하고 낯가리고 무뚝뚝하고- 봉이는 그런 제 모습을 보는 것 같거든요.

그래서 더 봉이에게 마음을 열지 못하고 있어요.

 

이 녀석도 뭐, 밥만 먹고 훅 가버린다든지,

아님 레이 집에 누워서 레이 못 오게 으르렁 거린다든지 하지만

저한텐 딱히 감정이 없어 보여요 ㅎㅎ 친해질 생각도 없어 보이고.

아니면 그 자리를 이미 레이가 차지해서 다가오지 못하는 걸까요?

 

그래도 봉이랑도 자주 마주치는터라

조금씩 친해지겠죠. 봉이 녀석도 저를 기억하긴 하니까요.

 

 

사진111130_017.jpg

 

 

아까도 작업하다가 밖에 나가보니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데 봉이가 계단에 앉아 있더라구요.

비가 와서 옥상으로 나오지도 못하고,

그나마 비를 피할 수 있는 계단에서.

거기도 바람이 불어서 비가 들이치긴 하지만요.

 

간사한 제 마음은 그 순간에도

레이도 왔나~ 싶어서 먼저 둘러본 후에 ㅎㅎ (레이는 안 왔더라구요)

사료를 줬더니 와구와구 먹네요.

 

저거 우리 토끼 밥그릇인데 냥이들한테 내줬어요 ㅎㅎ 관대한 달이. 크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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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이도 귀여워요. 앞발 좀 보세요. 오동통. ㅎㅎ 사랑스러운 목덜미의 하얀털하며.

이렇게 가까이에서 사진을 찍어도 피하지 않는 걸 보면,

많이 경계하는 것 같진 않은데. 그쵸-

 

 

사진111125_003.jpg

 

 

얘가 요즘 제 마음을 훅, 가져가 버린 레이에요.

닮았죠? 요즘은 잘 구별한답니다.

일단 레이는 저를 보면 냐옹거려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