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22일 안양 신촌동에 올무고양이가 돌아 다닌다는 제보를 받고
동물사랑실천협회 서울지부 대표이신 아람이님과 구조를 갔습니다.
길고양이 구조제보의 경우,
길고양이가 나타나는 시간, 장소위치 등을 관찰하여 알려주시면 쉽게 구조를 할 수 있습니다.
제보자는 웬횡재(김서영)이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시는 작곡가로서,
유기견 입양을 위해 음원을 제작하여 홍보하고 계시는 분으로, 웬횡재는 입양하신 유기견의 이름입니다.
사료를 주는 차옆에 통덫을 수동조작으로 설치하였습니다.
통덫을 설치할 때는 반드시 길의 가로방향 또는 특정물체와 나란히 설치하여야 합니다.
위에 사진을 보면 어딘가 어색합니다.
먼곳에서 대상 고양이가 들어가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보기 쉽도록 설치하였더니, 뭔가 이상합니다.
그렇다면 길고양이 눈에도 이상해 보입니다. 때문에 고양이가 나타나지 않을수도 있습니다.
고양이들이 나타나지 않아서 통덫의 위치를 수정하였더니, 차 밑으로 고양이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다치거나 아픈 고양이는 먼저 나타나지 않습니다.
또한 먼저 나타나더라도 통덫에 먼저 들어가지 않습니다.
자신의 다친 또는 아픈 모습을 다른 고양이에게 보이지 않으려는 습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또한 고양이에게서 먹는 자세는 가장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자세입니다.
개와 달리 고양이는 먹이를 먹을 때 앉아서 먹기 때문에 위급상황에 대한 대처가 늦습니다.
통덫 수동포획의 경우, 고양이가 덫안에 들어가고 10-20초 정도 기다린 후 줄을 당기는 이유도 고양이가 앉기를 기다리는 것 입니다.
한마리가 아무런 경계없이 통덫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뒤쪽으로, 포획대상인 올무고양이가 따라옵니다.
먼저 온 고양이가 통덫 안으로 들어가고, 올무고양이는 밖에서 기다립니다.
다치거나 아픈 고양이는 예민하기 때문에 다른 고양이가 먼저 들어가서 맛있게 먹고 나오는 것이 중요합니다.
때문에 자동포획과는 달리, 미끼용 먹이를 2-3마리분을 준비해서 넣어두어야 합니다.
올무고양이가 밖에서 애타게 기다리다가 먼저 들어간 고양이가 맛있게 먹고 나간 후, 얼른 통덫안으로 들어갑니다.
2시간여 만에 쉽게 구조포획작업을 마쳤습니다.
구조후 육안으로 상태를 살펴보니, 허리에 올무가 묶인것 빼고는 큰 상처는 없어 보였습니다.
그러나 제보자께서 허리에 찢어진 상처가 있다고 이야기 해주셔서
현장에서 올무를 풀고 방사를 해주기 보다는 병원으로 이동하여 상태를 보기위해
유석동물병원으로 이동하였습니다.
스퀴즈케이즈로 옮겨서 마취를 하고 상태를 살펴보았습니다.
잘생긴 왕초급의 숫냥이로서, 마취된 상태에서 스퀴즈케이지 밖으로 머리하나만큼 나오는 큰 놈이었습니다.
아직 '볼따귀'가 발달하지 않은 것으로 보아서는 5살 미만의 젊은 고양이입니다.
마취후 보니, 허리에는 5mm 나이론 로프가 묶여 있었고
로프가 오른쪽 허리와 다리 사이를 파고들었습니다.
로프를 자르고, 상처소독과 봉합수술 그리고 중성화 수술을 같이 했습니다.
앞으로가 중요합니다.
안양에서 서울까지 오는 내내 암전하였지만,
원래 성격이 유순한 것인지 몸이 불편해서 움직이지 않은 것인지 모르기 때문에
원기를 회복후 젊은 숫놈 본연의 힘과 공격성을 보인다면 상처회복이 다소 늦어질 것입니다.
경험적으로 보아서, 이런 경우에는 상처소독을 해주기 위해 매번 약하게나마 마취를 해줘야 하고
잦은 마취로 인한 쇼크사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때문에 길고양이의 구조는 쉽지만 회복단계에서 어떠한 성격을 보이느냐가 치료에는 중요한 관건이 됩니다.
부디 얌전히 치료가 되어, 자기가 살던 곳으로 빨리 방사되기를 바랍니다.
※ 수동포획시 멀리서 자주 쳐다보면 민감한 고양이는 덫안으로 들어가지 않으려고 합니다.
디카가 있으시다면 디카를 줌으로 해서 보면서 확인을 하세요.
민감한 고양이는 디카의 자동조절시 내보내는 신호도 느끼고 자주 쳐다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