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조언해주신 검둥이 흰둥이 님 말씀대로
아이에게 제 냄새를 기억하게 하고 저도 정을 붙여보려고
금,토.일 모두 병원에 가서 간식을 주며 눈깜박이며 마음전하기를 시도했습니다.
금요일 - 약 5번 크르릉 거렸습니다. 숟가락으로 간식캔을 주자 손으로 탁 쳤습니다. 캔을 사료그릇에 넣어주고 왔습니다.
잠시 밖에 나갔다가 창문으로 살펴보자 사료그릇에 가서 먹고 있더군요. 하지만 많이 먹진 않고 제가 들어오자 다시 제 자리로 가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토요일 - 약 3~4번 크르릉 거렸습니다. 숟가락을 쳐다도 보지 않았습니다. 여전히 사료그릇에 주고 왔습니다. 제가 옆에 계속 가만히 있으니 졸린듯 좀 눈을 감더라고요.
일요일 - 약 3번 크르릉 거렸습니다. 여전히 사료그릇에 주고 왔습니다. 옆에 계속 가만히 있으니 좀 노려보다가 조는 것 같았습니다.
진전이 있어보이나요? ㅠㅠ
크르릉 거리지 않을때 집으로 데려올 생각입니다.
집에 소심한 집냥이가 있어서
작은 방 하나를 철망으로 가려놓고 거기에 까미를 둘 생각입니다.
일단 3~4개월간, 겨울이 가고 봄이 올때까지 계속 돌보며 순화를 시켜보고,
따듯한 봄날이 오면 입양을 보내든...방사를 하든..아이의 심적 변화에 따라 달라질 것 같습니다.
갔다가 옆 케이지 환자들을 보게 되었습니다.
유니크하고 이쁘고 아픈 아이들이 많더군요.
목카라를 쓴 아이들에게 수저로 간식캔을 몇 번씩 먹여주었습니다.
너희 모두 소중한 생명들이니 꼭 나아야 돼. 라고 눈 깜박이기를 하며 쾌차를 빌었습니다.
병동 식구들 사진입니다. 보호자님들 맘 놓이시라고 찍어왔습니다.
앗. 끊임없이 찡얼거리며 만져달라고 보채던 육중한 몸매의 다리가 골절인 하얀 아이는 못찍어 왔네요.
얼룩과 눈 색이 너무 고고하여 기품있어 보이던 우장산얼룩이
얌전히 그냥 가만히 있던, 숟가락의 캔도 거부하던..하얀 고양이와 우장산 아이
그리고 까칠한 공주님 까미입니다.
당연합니다. 다중이님이 밥을 주던 아이가 아니라 길에서 구조되어 온 아이고, 병원에서도 간호사샘과 선생님들도
한분이 정해져서 밥을 주는게 아니니 아이가 그렇게 반응할 것입니다.
얘기를 많이 해주셨으면 합니다. 친해지고 싶은거라고... 앞으로 친해질거라고...
불안할것같아요. 살던곳에서 갑자기 사고를 당하고 실려와 낯선곳에 갇혀 있는 거니 아이의 심정이 이해가 갑니다.
정성을 들이다 보면, 좋은 결과가 있을거라 믿습니다. 애쓰시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