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꽤 오랜만에 글을 남겨요.
사실 레이 때문에 마음이 뒤숭숭해 요즘은 냥이들 사진도 거의 안 찍었거든요.
레이를 제외한 다른 녀석들은 여-전합니다^^
오늘은 레이 얘기 말고 똥꼬발랄한 다른 냥이들 이야기만 하려구요.
사진은 사실 크리스마스날 찍은 거예요.
크리스마스니까-
맛있는 캔도 묘당 한캔씩 주고 사료도 넉넉하게 주고
예전에 사뒀던 캣닢 생각이 나서 한번 줘 봤어요!
암컷인 레이에겐 별 반응 없었던 캣닢.
평소 미미 표정입니다. 수컷이에요 ㅎㅎ
딱 봐도 '아 예쁘다' 싶은 생각은 안 들어요. 성격도 드러워요 요 녀석.
둘 다 수컷이라 그런지 격한 반응 보여줍니다. 크큭.
한 승질하는 미미와
겁많고 소심하던 산이가 이렇게 달라졌어요!
(이 노랑이는 원래 '랭이'인지 알고 랭이라 불렸으나, 알고보니 랭이가 아니었던터라 '우산'으로 개명했어요.
우산~ 우산아~ 산아~ 등등으로 불립니다 ㅎㅎ
산이 사연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얘기할게요^^)
하하, 전 얘네 이러는 거 사진으로만 돌아봐도 그냥 웃겨요.
워낙 평소 캐릭터들을 알다 보니.
한바탕 딩굴딩굴하고는
제 정신 찾았는지 폭풍 그루밍 하더니
지 몸에 붙은 캣닢 먹고 또 한번 데굴데굴 ㅎㅎ
그리고 나중에 합류한 봉이.
봉이는 아직 꼬리를 들어보이질 않아서
성별을 확인 못할 정도로 무뚜뚝한 냥이에요.
그래서 캣닢 반응도 기대를 안 한터라
그냥 사료 위에 슬슬 뿌려서 줘 봤어요.
그런데 역시 사료만 묵묵히 먹더라구요.
역시 봉이는 별 반응 없구나... 싶었는데...!
뒤늦게 반응 온 봉이 ㅎㅎ
산이는 방금 전 지 행동은 까먹었는지
그런 봉이를 '왜 저래?' 하는 눈빛으로 보고 있어요.
고양이 세마리 :)
미미, 봉이, 우산.
얘네는 매일 보고 있어요.
옥상에 못 올라오는 날엔 아지트에서 만나기도 하구요.
밥 먹을 때가 아니라도 옥상에서 아래를 내려다 보면
우연히 그 곳에 아는 고양이가 있을 때도 많아요.
캣닢으로 인위적인 행복감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좀 거부감이 들 수도 있지만
얘네는 길 위에서 살고 있으니까요.
이렇게라도 오늘밤 잠자리 걱정 안 하고 잠시라도 마냥 신나했다면
그걸로 저도 행복합니다 :)
크리스마스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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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전날,
밤새 눈이 내렸던 크리스마스 이브날 아침,
토요일이라 느즈막이 점심 때가 다 되어서야 일어나
밖을 내다 보니....
굳게 닫힌 철문 앞에서 미미가 저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몇번을 왔다 갔다 했는지 고양이 통로에 발자국이 가-득.
시린 눈 위에서 밥 한끼 얻어 먹으려고 미미는 얼마나 기다렸을까요.
"언제쯤 저 문이 열릴까... 옥상에 사는 누나에게 사료 한 줌 얻어 먹고 싶은데... "
하면서요..
부랴부랴 물통과 사료와 캔을 갖고 내려가 밥을 주면서...
몇번이나 미안하다고 얘기했어요.
미미 성격에 으헉으헉대면서 저를 불렀을텐데, (에옹거리지 않아요 미미는 ㅎㅎ)
고작 늦잠 자느라 누나가 그걸 못 들었구나... 미안해..
해가 바뀌고 많은 것들이 변하고 달라지지만
동네 똥고양이들이 지금처럼 여전했으면 좋겠습니다.
아, 레이만 빼구요^^; 레이는 돌아와야죠. 묘연이란 게 있다면 돌아올겁니다.
매일매일 레이를 찾고 있고 매일매일 기다리고 있어요.
레이 말고 다른 냥이들 얘기만 하겠다고 서두에 썼는데
결국은 또 레이 얘기로 마무리 되네요. 하핫.