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냥이였어요

임보중인 길냥이 까망이입니다.

by 유수 posted Jan 19,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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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입원상태인데 왠지 곁에 없으니 쓸쓸해져서 써보려구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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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에 시동걸린 차밑에 있던 녀석을 구조했습니다.

다리골절 상태라 화요일에 진료받고 수요일에 입원시켰네요.

 

가골 형성이 안된걸로 봐서는 골절이 오래된 것 같지는 않은데, 아플 것 같은데 아픈 티를 한번도 내지 않습니다.

 

처음 한 시간정도를 거리에서 보낼 때 골골송을 부르며 몸을 부비적거리던 아이를 임보하게 되었습니다.

집 이곳저곳을 둘러다니며 부비적거리더니 제 발부터 시작해서 배까지 온몸에 부비적거리며 찜(?)을 하더군요.

 

현관문이 열려있어도 사람이 밖으로 나가지 않는 이상 절대 안나가고, 자기 혼자 놀기보다는 그냥 할일 없어도

저만 졸졸 따라다니네요.

 

머리도 얼마나 좋은지 가족들 외출시간에는 집에서 얼굴을 내밀어 배웅도하고 제가 들어오고 나갈때는 집에서

나와서 가지말라고 애교를 부리다가 결국 따라나오려고도 합니다.

 

일단 자신의 영역이라고 생각하는 곳에서는 사람만 보인다면 계속 골골송을 부릅니다. 손만 얹어줘도 상당히 좋아

하고 손으로 물릴 듯 안 물릴 듯하는 밀당 장난을 제일 좋아합니다.

 

또 집에서는 잘 시간외에는 집에 절대 안들어가고 어딘가에(이동을 위한 박스나 가방) 들어가기를 정말 싫어하여

병원을 데려갈때는 오히려 안아주어 체온을 느끼게 해주면 앞발로 제 어깨를 딱 붙잡고 고개만 갸웃거리다가

제 얼굴 한번 보고 얌전히 있는데 오늘보니 병원 케이지에는 얌전하게 들어가더군요..

도통 속을 알 수 없는 녀석이죠..

 

밖에서 얌전한 모습만을 본 사람들은 고양이가 엄청 얌전하다고 하시지만,, 집에서는 얌전한 모습은 눈꼽만큼도

없는 녀석이라... 완벽한 이중인격을 지니고 있어요 ㅋㅋ 다른분들처럼 사진을 이쁘게 찍어 올리고 싶지만 카메라만

보면 달려들어서 엄두가 안나네요.

 

어찌됐든 흔히들 말하는 개냥이처럼 애교가 절정이라 왠지 쓸쓸함이 더하네요 ㅎ 절대 혼자 안 있거든요. 무조건

그루밍을할 때도 제 무릎위나 옆에 자리잡고 앉아서 하고, 낮잠도 무릎위에서 잘 잡니다. 졸릴 때는 같이 눈 마주치고 졸린

듯이 마주 감으면 자기가 잠이 들어버리더군요 ㅎ

 

지금보면 자기영역에서만 골골하는 걸로 보아, 다리가 다쳐 누군가에 버려졌든 불의의 사고로 다쳤든 다른 길냥이

들에게 쫓기고 쫓겨 그 대로변에 작은 영역을 구축하고 애처롭게 울었던 것 같네요.

 

아무튼 수술경과가 잘 끝나고 하루빨리 다시 저한테 안겼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