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작년 8월.. 비가 엄청 오던 날... 구조되었던 품종묘+길냥이 <강이> 소식 전해드립니다.
<짧게 정리해본, 강이 이야기>
강이는 제가 길냥이 밥주는 곳에 어느날 갑자기 하얀빛의 고양이였어요.
쟨 털이, 무늬 없이 새하얗다... 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품종묘로 유기되어 길냥이가 된 고양이었습니다.
품종묘라서 잃어버린 사람이 있지 않을까,, 하여, 네이버 고다에 가족찾는 글을 올렸었는데,
가족을 만나지 못했어요. 또, 근래에 품종표 찾는 글을 다 찾아 보았는데, 이 아이를 찾는 글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유기된 아이구나... 알게되었구요.
8월 비가 무척 많이 오던 날, 알하리페님께서 너무너무 많이 애써주시고 도와주셔서 이 유기묘를 구조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족을 찾고, 임보처를 찾기 위해서 다음에 페르시안 카페에 사연을 올리게 되었는데,
묘연이 닿아, grace님께서 임보해주시게 되었고, 강이가 몸과 마음의 상처를 회복하는데 정말 너무 많은 사랑을 주셨어요.
*** 첫번째 올렸던 강이 구조 글 입니다.
http://catcare.or.kr/index.php?page=8&document_srl=562446
<강이의 상처>
분당 해마루 동물병원 선생님 말씀으로는 여름에 강이가 구조되지 못했다면 패혈증으로 오래 살지 못했을거라 하셨어요.
구조 직후 필요한 처치를 받고 1주일간 입원해있었던 정자동에 한 동물병원 선생님 말씀으로는 크게 아픈 곳이 없다고 하셨었는데, 강이가 퇴원하고 임보자님이신 grace님 댁에 가서 지내던 중, 이틀째날에 괴사된 꼬리가 잘려나가 피를 엄청나게 흘리게 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한밤중에 grace님께서 강이를 안고 분당 해마루 병원 응급실에 뛰어가시는 일이 벌어졌었구요.
정자동병원에서 꼬리 괴사가 심각했었는데도 전혀 모른채 방치해놓았고, 그 상태에서 퇴원 직전 약욕까지 시킨 상태라 꼬리가 급격히 썩어 들어가 떨어져 나간 상황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일로 강이는 꼬리를 3센티 정도 잘라내는 수술을 하게 되었고, 병원 스트레스로 위/장염까지 크게 앓게 되었어요.
강이는 지금도 이동장을 보면 크게 무서워 한다고, grace님께서 말씀하세요. 강이가 병원에가는 것도 너무 너무 싫어하고, 심하면 난폭해지는 성격도 보인다 하시는데요.
제 판단에도 그렇고,,,, grace님이 추측 하시기에도, 구조직후 갔던 정자동병원에서 1주일 가까이 방치되어 있던 것이 강이에겐 심한 공포의 기억이 되어 버린것 같았습니다.
<강이의 적응>
정자동병원에서 퇴원 당시, 그 병원 선생님께서는 강이가 너무너무 사납다고 하셨었어요.
하지만, 걱정 외로, 임보자님댁에 가서 강이는 집냥이의 모습을 너무 빨리 회복해 보여주었었는데요.
꼬리괴사 문제로 병원에 또 가게 되면서, 강이는 경계심 많고, 사나워진 고양이로 변하고 말았었습니다.
병원스트레스에 강이가 마음을 꽁꽁 닫은 것이었어요.
강이 마음을 열기 위해 grace님께서 항상 이름 불러주시고, 대화도 나눠주시고, 재촉하지 않으시고, 바라보시면서
기다려주셨다 하세요. 그렇게 지금 6개월 정도 지나고 있는데요.
구석에 숨기 좋아하고, 친화적인 것을 완전히 잃었던 강이는...
지금은 꾹꾹이도 하고, grace님께서 컴퓨터하시면 책상위에 올라와 앉아 있고, 냥냥냥 의사표현도 하고, grace님께서 키우고 계신 4마리의 냥이들과도 잘 지내고, 밥도 잘먹고, 꼬리 자른 곳도 예쁘게 아물고, 이젠 의젓하고 표현력 많은 애교냥이가 되었다고 합니다.
grace님께서 초대해주셔서 댁에 가서 강이를 보면요,
정말 가서 만날때마다 표정이 변하고 행동이 변하는 강이를 만날 수 있었어요. 사랑하는 가족의 힘과 안전한 보금자리의 힘이 얼마나 큰지.. 기다림의 미학이 얼마나 위대한지 다시금 알게되는 순간이었습니다.
<강이 입양과 가족 만나기>
강이가 경계심이 아직 있을때, grace님 댁에 첫번째 냥이인 6살 페르시안 아이(이름-도도)와 사이가 안좋았다 해요.
도도가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강이가 영 못마땅 했던 것 같아요.
강이가 도도에게 너무 많이 혼나고 다치기까지 하니까, grace님께서 강이가 다칠까봐 도도나 강이를 입양보내는 것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셨었다고 하세요.
저에게 강이 입양 이야기를 말씀하시기도 하셨었구요. 이때 정말 걱정이 컸었어요.
강이가 적응단계 중이여서,, grace님 처럼 정말 좋은 분을 가족으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걱정도 크고 두려운 마음이 들었었습니다... ㅜㅜ
하지만 당시에, grace님께서 아직 적응중인 강이에게 새로운 환경을 맞게 하는 것에대해 많이 고민하셨었는데요. 결국엔 강이가 눈에 밟혀 다른 곳에 못보내겠다고 하셨어요..ㅠㅠ
그리고 그 뒤로 1달쯤 시간이 더 흘러,,, 도도와 강이 사이에 서열 정리가 조금 되면서... 평화가 찾아왔고... 그간 강이 품으시면서 있었던 그 많은 시간들.. 기억들 속에.. grace님께서 강이를 입양하시기로 가족분들과 의논하시고, 결정하셨습니다.
구조자인 저도 곁에 없었기에 미쳐 다 모를... 그간 강이에게 있었던 모든 일들과 변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보시고 다 감싸 안아주신 분이 grace님이신데... 그래서 아마도.. 강이를 못보내신 것 같으세요.
grace님이시라면, 저도 정말 하늘과 땅에 감사드릴정도로 마음이 놓이구요... 강이가 평생 함께할 가족을 만나고 보금자리를 가지게 되었다는 것에 정말 큰 안도감과 함께 마음이 너무 푹 놓입니다.
그저... 제가 영원히 감사드려야 할일이... 벌어졌구요.. 그저 너무 기쁘고 감사드릴 뿐이었습니다.............ㅠㅠ
(강이의 정식 입양결정은 12월 3일에 나게 되었습니다. )
<구조당시 강이 모습>
구조직후 정자동병원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면회가 안된다 하셔서 그 병원 선생님께서 찍어 보여주신 사진입니다.
눈꼽도 크고,,, 무엇보다 귀를 보면 무언가 마음이 불편한,, 눈빛도 공포를 느끼는 것 같고, 동공도 확장되어 있고,
편안하지 않은 모습이었습니다.
정자동병원에서 퇴원 한 당일, 임보자님댁에서 찍은 사진이에요. 많이 말라서 갈비뼈도 보이고, 피부는 너무 얇고 힘없고, 허리는 굽어 안펴지고, 꼬리는 뻣뻣... 너무 야윈 모습이었습니다. 임모자님과 함께 보면서,, 혀만 찰뿐.. 마음이 아파 뭐라 표현할 수 가 없었습니다.
<임보 동안의 강이 모습>
임보중에 grace님께서 찍어주신 사진이에요. 털도 매초롬해지고, 살도 많이 올랐어요.
궁딩이도 포동포동해지고, 꼬리끝도 절단했는데, 수술 부위가 거의 보이지 않고 있어요.
고양이다운 고양이가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강이는 grace님께서 컴퓨터를 하시면, 책상위에 올라와 컴퓨터 옆에 잘 앉아 있는대요. 그리고 강이가 grace님 가족분들 중에 따님을 가장 잘 따른다 하셨어요. 그래서 grace님 추측으로는 전주인이 젊은여성이 아니었을까 그렇게 보시고 계세요.
<강이의 따끈따끈 최근 모습>
강이는 이젠 이런 재미있는ㅋㅋㅋ 포즈도 취할 수 있는 고양이가 되었어요.
배를 보이고 앉아 있는 건,, 사방에 적이 없다, 그래서 마음이 안락하다라는 뜻이에요.
포동포동하게 몸매도 약간 푸근해져, 이젠 다이어트를 고려해야 하는 고양이가 되었구요. 표정도 이젠 여유가 많이 보여요.
이젠 쇼파에 올라가면 잡지 모델같은 포스도 나구요.
너무 말라,, 구조될때 임보갈때 애태웠던 그 모습은 이젠 하나도 찾아볼수가 없어요. 꼬리도 조금 짧아졌을 뿐,, 몽실몽실 털도 가득 나서 자른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아요. 해마루선생님께서 꼬리끝에 흉이 남을거라서 미관상 보기 안좋을거라 하셨는데,
너무 예쁘게 아물었어요.
이젠 페르시안 모습이 제법 나구요. 길냥이로 살던 과거의 흔적은 보이지 않아요.
사랑을 주는 가족이 있다는 것,, 안전한 보금자리가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힘인지,, 강이를 보며 새삼 또 깨닫게 됩니다.
강이 임보해주셨던... 지금은 강이의 어머니가 되어주신 grace님께서도 길냥이들의 캣맘이세요.
지금 댁에서 키우시는 냥이들도 도도와 강이는 페르시안,,, 김밥과 만두는 코숏이구요. 모두 사연이 있는 냥이들이에요..
캣맘이셔서 고보협에 많은 회원님들처럼 마음 여리시고, 생명을 귀하게 생각하시고,,
그래서 길생활로 몸을 많이 상하고, 병원 스트레스로 마음까지 닫은 강이를... 사랑으로 안아주시고, 기다림으로 긴 시간 지켜주셨어요. ㅠㅠ
<마지막>
저희 집에 봄이는 강남역에서 작년 4월에 구조했던 길냥이였구요.
강이는 8월에 구조했던 길냥이었습니다.
두번의 구조...
봄이 구조할때는 처음이라 무엇도 모르고,, 피자님께서 모두 도와주셔서 구조할 수 있었는데요.
강이 구조할때는 두번째라... 두려움이 컸었습니다.
봄이 구조할때 보니.. 학생인 전... 병원비용도, 구조후 고양이 후송도.. 제 손으로 척척 할 수 있는 것이 거의 없더라구요.
모두 도움 받아 할 수 있었던 과정들이었어서, 강이 구조할때,, 겁이 많이 났었습니다.
강이 구조 하던 날, 비가 엄청 오던 여름날이었거든요. 저 부모님께 혼난다고 집에 먼저 들어가라 하시고..ㅠㅠ 자정 넘어서까지 강이 구조하는데 모든 과정에서 전부 다 도와주셨던 알하리페님께...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구조 후 갈 곳이 파양되면서 힘든 상황에 있을때 손내밀어주신 grace님, 큰 일이 여러번 있었는데, 그 시간 모두.. 강이 포기하지 않으시고 흉이 있어도 다 이해하시며 지켜주신 그레이스님께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그리고 강이 입원할때 저 학생이라고 이동 어렵다고 집 가까운 곳으로 병원 알아봐주시고 병원비후원까지 도와주신 감자칩님 그리고 구조할때마다 가장 먼저 찾아 여쭤보게되는 달고양이님께도 정말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번에도 제가 타이틀은 구조자지만 이번역시도... 제 손으로 한 것이 없습니다.ㅜㅜ
봄이구조때도 그렇고, 강이 구조때도 그렇고,,, 느끼게 된 점이 항상 여운있게 오래남습니다.
감사드리는 마음 영원히 잊지 않겠습니다.
강이에게 있었던 일이 너무 많고 사연이 길어,, 어찌 적어야 할까.. 고민했었습니다.
짧게 짧게 줄여 쓰려 하니 두서도 없고, 글이 매끄럽지 못합니다.
긴 글 관심가져 주신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학생이란 신분에... 제가 받은 것이 너무 많습니다.
그리고 치료 후원 모두가 회원님들의 모금으로 100프로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도 너무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 소중함이 얼마나 큰지도 잘 알고 있습니다.
앞으로 잊지 않고, 꼭 보답할 수 있도록 열심히 공부하겠습니다.
강이 생명 지켜주시고, 강이가 생명의 끈 꼭 쥘수 있게 해주셔서....
강이가 느끼고 있을 감사함까지 제가 대신해 머리숙여 감사인사를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