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가입을 하고 제대로 된 글을 써보기는 처음인 것같습니다. 먼저 저는 가끔 댓글을 달고 이쁜사진있으면 허락없이 퍼가서 제 컴터에 저장하고 보고 또보곤 합니다. 그리고 구조 냥이나 길냥이 밥주시는 타회원분들의 행동에 늘 놀라고 저에게 필요한 확실한 동기를 부여받곤 합니다.
저는 주말마다 놀러가는 마방이 있습니다. 말을 타는 곳이지만 생각하시는 엘리트와 귀족적 승마와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정식 승마장도 아니구요. 주말마다 저처럼 타러오는 사람들이 동아리같은 형식, 30명 정도 저를 포함해 모두 대학생이거나 30살이 거의 안됩니다.
여튼, 작년 8월에 그 회사의 높으신 직원분께서 새끼 고양이 (생후 한달도 안됨) 6마리를 데려왓습니다. 자신의 오피스텔에 이미 키우는 한 녀석의 친구로 가장 작은 아이를 데려갔죠. 그리고 한마리는 마을 주민 누군가에게 분양을 갔습니다.
그렇게 4마리가 마방에 둥지를 틀었습니다.
참 이쁘지요? 가을즘 사진이에요 왼쪽부터 깜시크, 호랭이, 대장이, 흰둥이 이렇게 귀여운 이름도 붙었지요. 긴긴 겨울이 다가오고 참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처음엔 고양이를 데려오신 분이 키튼 사료로 가져다두시길래 별 걱정이 없었습니다. 그리고 녀석들 4마리나 되선지 서로 먹는것에 경쟁이들어서 늘 빵빵한 배로 귀여움이 이루말할수없었죠.
하지만 11월 말정도 부터 사료가 뚝 그냥 끊겼습니다. 마방을 관리하시는 분이 고양이가 사료를 안먹는다는 말을 하시기에 무슨말인가 했더니 고양이 모래가 온것입니다. 아마 그분이 집으로 배달시키려던게 아닌가 싶은데(여긴 아이들이 모래가 필요없으니까요) 관리사님은 모래가 모래라기엔 좀 이상하니 좀 특이한 고양이사료라고 생각을 하시곤 바닥에 줬는데 안먹는다고 하심,ㅠ_ㅠ
그리고 일주일마다 마방을 찾으면 눈에 띄게 살이 빠지는모습이 보였습니다. 날은 점점 추위지고 (시골이라서서울보다 훨씬빨리추워지더라구요) 애들 사료는 없고 그래도 옆에 묶인 백구사료를 스틸하거나 가끔 바닥에 떨어진 말사료를 먹고 근근이 버틴것 같아요. 그러다 제가 가는 주말엔 배 터지게 사료를 먹고요.
그때까지 제가 이아이들을 이뻐라 하지만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랐습니다. 제가 조금만 더 선견지명이 있었다면 4마리 모두 잃는 일은 없었을 텐데, 제가 정말 한심하고 미련했어요. 12월, 1월, 2월, 정말 힘든 이번 겨울을 그래도 이 아이들은 잘 보냇습니다. 천막안에 난로가가 이 아이들의 보금자리엿지요.
사람에게 너무나 다 잘따르는 아이들, 흔히말하는 개냥이. 하지만 상황은 나빠지기 시작하자 급속도로 나빠졌어요. 2월 말에 사점이인 흰둥이 녀석이 갑자기 안보이더군요. 두문불출이죠. 관리사님도 모른다고 하시네요. 그렇게 2주가 흘렀을까요. 주말에 깜시크가 안보여 찾으니 차 밑으로 엔진쪽으로 들어간 녀석이 미쳐빠지나오지 못하고 차가 작동하면서 저 세상으로 갔습니다. 아마도 추위때문인것같아요. 그리고 2마리가 남고 일주일 후 주말이 오기전 금요일에 피가 잔뜩 묻어 몸도 푹 젖은 채로 비틀비틀 들어오더니 탈진해서 죽었다는군요.
아직 치워지지않은 사채를 건너 산에 가서 꽁꽁언 겨울땅을 삽질하여 묻어주었습니다. 그리고 남은 호랭이. 아침부터 사료를 주니 신나서 먹는데 이상하더군요. 손발을 벌벌 떨고 중심잡기도 힘들어하고 특별한 외상을 없구요. 이상하다 이상하다. 혹시 대장이처럼 뭔가 잘못되는건가. 그때서야 저는 정신을 차렸습니다. 정말 너무 늦게요. 이아이들을 제가 보살펴야햇다는 사실을요. 평일에 못오면 못챙겨주면 사료사다놓고 관리사님께 하루에 한번이든 두번이든 퍼달라고 부탁드리면 되는것을, 나는 왜 이 아이들이 추운 날 배가 고파 정처없이 떠돌게 햇을까. 아무런 주인의식도 없이 방치 했을까.
어떻게든 이 아이만은 살려야겟다 내가 할수있는대로 해보자 싶어 고보협에 글을 남기고 연락을 취했어요.
천호까지 제 차를 타고 와서 택시를 타고 강남으로 행했어요, 같이 마방냥이들 이뻐라 하던 친구가 함께 가주엇습니다.
대장이는 아마도 쥐약을 먹고 죽은 쥐를 먹었던것 같아요 직접적으로 많이 먹엇던지 먼저 죽은거엿고 제발 아니길 바라면서 호랭이를 데리고 강남에 백산동물병원에 데려갔습니다. 피검사를 하고 엑스레이를 찍고 의사선생님은 바로 쥐약이 의심된다고 하더군요. 빈혈수치로 나오는걸로 봐서 가장 유력하다고요
하지만 엑스레이상 내부기관 손상이나 혈액출혈이 없으니 병원에서 안정취하면서 수액을 맞아야한다더군요. 요즘은 이런경우가 잘 없는데 하시며 설명을 하셨어요. 제가 안일했는지 엑스레이상 깨끗하고 아이도 지쳐보이긴 하지만 그렇게 많이 떨지도 않고 무슨 자신감인지 철석같이 괜찮을거라 믿었어요. 이 힘든 겨울을 이겨낸 녀석이고 늘 명랑한 녀석이라서요.
병원에서도 수액을 맞으면서도 저를 보곤 자꾸만 가까이 오려 움직여서 많이 지켜보지도 않고 나왔어요. 그때가 밤 9시정도에요. 하루정도면 괜찮아 지겠지하곤 혹시 괜히 병원에 왓나하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요.
그리고 아침까지 아무생각없이 잠들었고, 아침에 본 문자와 부재중통화 목록. 호랭이가 하늘나라로 갔다는 텍스트가 정말 믿어지지가 않았어요. 어째서 어째서, 그날 밤 12시가 좀 넘고나서 아이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기 시작했데요. 피와함께 구토를 하기 시작하더니 겁잡을 수 없이 맥이 안좋아지고 30분도 안되서 무지개다리를 건넛다고 전해 들었습니다.
월요일 오후즘 다시 병원을 방문하여 혼자 아이를 데려왔습니다. 병원에 방문하여 의사샘에게 아이에 대한 설명은 잘 듣지 못했어요. 원래내용과 큰 차이도 없고 병원에서 손쓴건 수액이 다였고 이미 전 눈물을 참느라 안간힘이여서 연신모자를 푹푹 놀러 쓰느라 정신이 없었거든요. 택시를 타고 돌아오는 길에 있는 대로 음악을 크게 들으면서 왔어요. 제일 신나는 음악들로요. 그래도 어찌나 하염없이 눈물이 나던지. 눈물 콧물 사정없이 흘렸네요.
생각보다 무거운 아이를 들고 집주차장에 일단 두었어요. 그리고 밤에 오빠와 함께 양평 서종면 지인이 사시는 시골집에 가서 볕좋은 명당자리에 묻어주고 왓습니다.
이글을 보시면서 제처럼 바보같은 사람이 있나 고보협 회원이면서 저사람은 뭐햇나 싶으시죠? 주말에 돌아오는길이 늘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이 아이들은 데려다 키울수도 없고 막상따지자니 주인이 있는건가 싶고 마음만 무거운 채로 몇달을 지내고 바보같이 행동으로 옮기지 못했어요.
처음 이 아이들을 데려다 놓은 분은 중간에 회사에 불미스런일이 생기면서 이미 연락이 끊긴지 오래였고요. 제가 돈을 버는 입장이 아니라서 사료를 사주는것에도 부담을 느꼈습니다. 사실 결과적으로 본다면 들어간 병원비가 사료값보다도 쌀것 같은데 정말 미련하고 융통성없고 바보같은 생각들 머리에 정말 똥만 들었나. 생각도 드네요. 누군가를 탓하기보다 내 마음이 불편하고 아이들이 안된마음이 들면 스스로 움직였어야하는건데 이번일로 참 많은 걸 배웠다고 하면 위안이 될려나요. 하. 여태 고보협 글들을 보면서 먼나라 이야기만 같았는데 돈벌면 나도 잘해야지 싶었는데 참 미련하고 미련합니다.
마방에 관리사님 말이 생각나네요. 일요일 아침에 소식을 전하자 어쩌면 차라리 잘 된거라고 하시기에 뭔말인가 하고 쳐다보니 밥도 안챙겨주면서 데리고 있는게 못할 짓이였다고 하시는데 어찌나 눈물이 나던지 어찌나 후회가 되고 아이들이 보고싶은지 정말 미안하고 미안하고 ....그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