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고보협 지원을 받아 약 40여일 동안 목동 하니 병원에 입원했던 타이탄 소식입니다.
이탄이는 6월 10일 하니 병원에서 퇴원했습니다.
아이를 봐주던 홍 선생님이 중간에 그만두시는 바람에 병원 측과 소통이 제대로 안 된 감이 있지만.
다들 이탄이를 귀여워해주셔서 그걸로 위안 삼으렵니다.
타이탄은 처음 제 급식소에 왔을 때부터 사람을 따르던 아이였는데 이번에 고관절 뼈가 붙을 때까지 40여 일을
케이지에 갇혀 있어서 그랬는지 더 사람 손을 타게 됐더라고요. 많이 외로웠나 봐요.
성격이 워낙 동네 냥이들 다 참견하고 다니고 암컷들에겐 특히 자상한 아이였으니
케이지 안에 있는 게 여간 답답한 일이 아니었겠죠.
중간에 케이지 여는 법을 터득해서 몇 번 탈출한 적도 있다더군요.
퇴원 즈음해서는 입원실 문만 닫으려고 해도 목이 쉴 정도로 울더라고요.
그래서 다리가 완벽히 나은 상태가 아님에도 퇴원시키기로 결정했어요.
그리고는 집 근처에 임보처를 마련해서 제가 왔다갔다하며 돌봤는데
사흘째 되던 날 방사를 하고 말았습니다.
원래는 입양도 고려 중이었는데 아이가 너무 밖을 그리워하더라고요.
동네로 돌아오고 나서는 더 심해져서 임보 중인 건물은 물론 환기 시키려고 열어둔 베란다 창문을 통해서 온
동네에 타이탄 우는 소리로 난리가 났었어요. 물론 가장 힘든 건 타이탄이었고요.
병원에 오래 입원한 것도 서러웠는데 집안에 또 갇혀 있다는 게 굉장히 힘든 모양이더군요.
웬만하면 적응해줄 거라 생각했는데 예상보다 야생성이 강하더라고요.
사람을 잘 따르는 성격이라 그럴 줄 꿈에도 몰랐어요.
2년 전 구조했던 타이거와 외모나 성격이 굉장히 비슷해서 그때 경험을 기준으로 행동하려 했는데
밖을 그리워하지 않았던 타이거와 달리 타이탄은 밖에 나가고 싶어서 그야말로 사람으로 치자면 절규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임보 사흘 만에 동네 캣맘분과 제 가족과 의견을 나눈 후 방사를 결정했어요.
방사하던 날 날씨가 무척 좋아서 다행이었고 타이탄의 조강지처가 마침 급식소에 와 있어서 다행이었어요.
둘이 정말 좋아하더라고요. 서로 비비고 뽀뽀하고 반가워서 난리더라고요.
그런데 병원하고 임보처에서 스트레스가 심했던데다 다른 어린 녀석이 그동안 타이탄 영역을 차지해서
영역을 도로 찾아와야 한다는 스트레스까지 겹친 탓인지
방사 다음 날 눈곱이 잔뜩 끼고 온몸의 살이 뻘게져서 왔더군요...
타이탄이 원래 아토피하고 알러지가 있거든요.
대장냥이고 식성도 좋은데 예전부터 스트레스가 심해지거나 안 맞는 캔을 먹으면 반응이 빨리 왔었어요.
하여간 너무 놀라서 항생제와 엘라이신을 일주일 동안 열심히 먹였습니다..
그리고 요즘 이탄이는 계속 영역관리를 하느라 밥도 잘 안 먹고 싸움만 하고 다녀요.
피부도 좋았다 나빠졌다를 반복하고 있고요. 마음 같아서는 집안에서 살게 하고 싶은데 정말 동물이 그렇게 상심한 모습은
본 적이 없을 정도로 우울해하는 모습을 봐서 그런지...확신이 안 서요.
앞으로 보양식도 챙겨먹이고 노력해야겠지요. 제가 할 수 있는 건 그 뿐인거 같아요.
타이탄을 응원해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이만 글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