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공원에 딸려있는 테니스장에서 잔디밭조차도 질퍽하게 비가 많이 오던 날
이 아이를 만났어요
첫날에는 아가들 둘과 함께 있었는데 다음 날 아가들은 별이 되었고
이 아이만 구조했어요
포획되기 전에도 아가가 누워있던 화단 옆에 있어서
아가를 묻어줄려고 하니 구슬프게 울었던 아이입니다
털빛도 푸석하고 영 기운이 없이 뒷 목덜미 잡고 바로 통덫 안에 넣었어요
테니스장 안에는 천막이 있었지만 그 안도 물바다라는 건 나중에 알았어요
하니 병원으로 데리고 가니 다행히 영양상태는 별 이상이 없었는데
젖이 많이 나온다고 하네요.. 아가들도 살은 통실하게 쪘는데
배와 다리가 젖어있던 걸로 봐서 저체온증 같습니다.....
TNR 후 일주일을 입원치료하고 지난 주 수요일날부터 집에서 케어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참 순하고 저지레 한 번 안 합니다..
첫날에는 물그릇을 쏟았고 다음날 부터는 물 한 방울 안 흘려요
밥도 잘 먹고 혼자서도 잘 놀고 하악질 한 번 안하고
꼭 무슨 말하는 것처럼 아옹거려요 어~ 그래~ 대답을 해주면 다시 놀아요
오히려 집아이들이 예전처럼 뛰어다니지 못하고 테스가 있는 방 쪽만 보고도
하악질하고 먹는 양도 훨씬 줄었어요.....
처음에는 테스가 묽은 변을 봐서 사료가 바뀌어서 그런가 했는데
갈수록 심해져서 사료를 로얄캐닌 인베스티날로 바꾸었더니 조금씩 좋아지고 있습니다..
오늘 오후에나 비가 그친다고 하지만 다음주에 또 비온다니
고민 됩니다..
테니스장에서는 방사할 때 연락하면 사료를 주겠다고 했고
참새를 물고 가는 것도 보았다고 하니 야생에서 살기에 별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
천막 안에 방석을 깐 집 하나 놓아주고 방사하려고 합니다..
사람손을 이렇게 잘 따르는 아이도 완치되고
입원치료까지 케어한지 2주가 되도록 방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완치되지 않는 아이를 방사하시는 마음은 오죽하실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