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략 어젯 밤 11시 쯤부터 어미 고양이의 새끼를 찾는 듯한 애옹애옹 소리를 제가 인지한 듯 합니다.
밤새 똑같은 높이, 똑같은 간격으로 계속해서 애옹애옹 소리를 듣느라 잠을 잘못이뤘어요.. 혹시나 아파트 주민들이 뭐라
할까봐 노심초사하면서...아무래도 무슨 일이 있는 것 같았죠. 간간히 새끼의 이용이용 소리도 들리는 것 같고..
저 녀석이 나를 부르는 건가.. 싶은 생각이 들어 창문을 보니, 올 초부터 와서 밥을 먹기 시작한 삼색이였어요. 2~3달 전 새끼를 낳았는지 얼마전 부터는 닭가슴살을 물고 어디론가 뛰어가는 모습이 목격됐었죠.. 이 녀석이 저희 동과 앞 동 사이의 주차장(지상)에서 계속 왔다갔다 하면서 우는 거에요...
결국 선잠을 뒤척이다 오전 6시 쯤 옷을 입고 핸펀과 열쇠를 들고 나갔어요. 남편은 창문에 서서 망봐주고.. 혹시나 앞동 지하실에 갇혔나 싶어서 경비실 아저씨를 대동하고 갔는데, 그 동의 지하실은 경노당이라 할머니들이 열쇠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 그 앞에서 또 애미가 울길래 우는 방향을 봤더니, 글쎄 3층과 4층 사이 창문에서 새끼 고양이 얼굴이 보이는 거에요. 놀라서 앞 동을 막 올라가는데, 어떤 아저씨가 "가! 워이! 저리가!" 하는 소리가 들리는 거에요.. 올라가면서 "아저씨 고양이 후치치 마세요!!" 하면서 막 올라갔는데, 잠시 후 아저씨가 멋쩍게 웃으면서 내려오고 있었어요. 얼렁 올라가서 보니, 새끼 삼색이가 창문에서 뛰어내릴락 말락 하고 있는 거에요.. 잽싸게 목덜미를 확 낚아챘습니다. 머리를 이리저리 돌려 물러고 하고 뒷발로 탈탈탈 어찌나 차는지 빛의 속도로 1층까지 내려와 어미에게 인도하였죠. 물론 광속으로 도망갔어요.. 그래서 뿌듯한 맘으로 집으로 가려는데, 남편이 전화가 온 거에요.. 차 밑에 한 마리 있다고..
그래 보니, 차 밑에 새끼 냐옹이랑 어미가 앉아있는데, 저는 구조한 새끼 삼색이가 긴장이 풀어지고 배고파서 누워있나 했더니, 남편이 제가 올라가기 직전에 한 마리가 떨어졌다는 거에요.. 원랜 두 마리라는... ㅜㅜ 한 5m 이상의 높이였는데.. 떨어져서 후다닥 차 밑으로 굴러가드래요. 어미가 그 옆에 가만히 앉아있었어요. 이거 분명 문제 있겠다 싶어서 기어서 차 밑에 몸 반 쯤 들어가 목덜미 잡고 끌어냈는데, 반항이 심해서 도저히 안지도 못하고.. 저희 현관에선 오줌까지 줄줄 싸고.. 이동장에 일단 넣고 패드 찾는 사이에 이동장에 설사까지 범벅해놓았어요..
이동장 안의 모습입니다. 대강 이동장 바닥 닦고 패드를 깔아줬어요. 우리 야옹이들은 요 어린 녀석에게 하악질 날리고.. 치료지원 신청하고 위급상황이라 병원에 전화를 먼저 했습니다. 출근은 한 시간이나 일찍 해서 급한 일 하고 가방은 두고 (왔다는 표시는 내야했기에.. )마침 남편 쉬는 날이라 기사로 잘 이용해서 병원에 갔습니다.
엑스레이 결과 뒷다리 대퇴부 골절, 앞다리 탈구, 기흉, 폐출혈 등이 있었습니다. 일단 기흉이 가장 큰 문제라 시간마다 엑스레이 찍어보면서 공기를 빼줘야할지 지켜보고 있답니다. 골절치료는 일단 급한 기흉을 먼저 잡고 나서 애가 좀 살 만 했을 때 진행한다고 하셨어요.. 지금 호흡때문에 산소방에 있습니다.
성별은 확인을 못했고, 몸무게가 한 1.2kg 정도 됐어요. 3개월 쯤 됐을래나.. 집으로 간 남편 말이 주차장에서 어미가 얘
찾아서 또 애옹애옹 거리더랍니다. 그래서 닭가슴살 줬더니 물고 어디론가 갔대요..
아.. 정말 스펙터클한 하루였습니다. 지금도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나 싶어요.. 잠도 못자고.. 이 녀석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제발 잘 견뎌주기를 바랍니다. 제발.. 힘내라 꼬맹아!!
그리고, 빠른 연락 주신 감자칩님 정말 감사합니다....
아울러 병원에서 마마님 만나서 폴과 스미스 실제로 보고 코피퐝!! 마마님 입술 춥춥이 하는 거 보고 완전 부럽!!! ㅎㅎㅎ
글이.. 너무 길었어요..저 아직도 흥분상태인듯..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