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며칠 전에 수원광교 공사장에 삐쩍 마른 아이에 대해 어찌해야할 지 몰라 문의글을 올렸었습니다.
그 아이 만난지 오늘로 딱 일주일째인것 같네요.
이름 지어줬답니다.
함께 걱정하고 격려했던 분들과 함께 카푸치노의 '치노'를 따와서 치즈노랑이의 준말 '치노'로 지었습니다. ^^
처음 만났을 때 치노는 허허벌판, 지게차회사가 있는 공터(주차장으로 이용)에서 살고있었어요.
왼쪽 아래쪽에 지게차 회사 있는 곳이 치노가 숨어있던 곳이었습니다.
저녁에 저기보이는 제일 왼쪽 컨테이너 밑에서 있다가 제가 먹을 것을 들고 가면 울면서 나오던 아이입니다.
절 처음 봤을 때도 그랬고 구조할 때까지 딱 4번 봤는데 항상 불편한 뒷다리를 이끌고 다가왔어요.
항상 7시쯤 밥을 주러 갔다가 구조하는 날엔 6시 쫌 넘어서 갔는데 없더라구요...
40분간 계속 찾았는데 결국 저쪽 위에 초록색 쓰레기트럭 있는 쪽에서 또 힘겹게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아마 낮동안에는 지게차 아저씨들과 지게차들이 요란한 소리를 내며 왔다갔다해서 쓰레기트럭 밑에 숨어있는 듯 했어요.
너무 말랐죠.. 엉덩이에 상처도 있고... 힘이 없는건지 다리도 비틀비틀...
날도 더워지고, 낮동안에 저 공사장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숨어 지내는 것 같아서
빨리 구조하지 않으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주일 전, 저희집 창밖으로 비틀거리는 치노를 보고 처음으로 파우치 하나를 들고 나갔을 때...
먹으면서 제가 어디 갈까봐 배가 고프면서도 중간에 먹다말고 와서 한 번 울고, 손에 얼굴 부비고 가서 다시 먹고...
먹는 동안 옆에 앉아서 한참을 울었네요.
너무 미안하고 불쌍해서...
이런 치노를 구조했습니다.
처음이라 걱정, 고민만 하고 우물쭈물하고 있었던 저에게 조언해주시고 도움주신 분들 덕에..
이동장을 보고도 큰 저항없이 들어가더라구요.
구조하고 병원에 옮겨서 수액 맞는 중입니다.
눕혀놓으니 정말 할 말을 잃게... 마른 모습이에요.
치노 어서 기운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내일 치료 중인 사진 정리해서 또 올리겠습니다.
고보협이 있어 정말 다행입니다. ㅠㅜ
그동안 무슨일이 있었길래 저렇게 삐쩍 마르게 된걸까요?
이동장을 보고도 저항없이 들어갔다는 말에....ㅠㅠ
용기내어 구조에 힘써주신 호담봉봉맘님과 도움주신 분들께 감사의마음 전합니다
더운 날씨에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