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회원

준비 회원

협회구조길냥이

협회 구조 치료한 고양이의 후기를 올리는 게시판입니다.

치료후기작성
조회 수 300 추천 수 0 댓글 3
Extra Form
대상묘 발견 정보
대상묘 이름 보리
대상묘발견일자 2019-07-08
지원신청전 돌봄기간 약 2달
대상묘아픔시작일 2019-07-10
대상묘신청당시상태 안녕하세요.
오늘은 이제 7개월된 보리의 소식을 여러분에게 전달하려고 해요.

어제 아침 8시 넘어 출근하는 길에 집 앞에 주차되어 있던 차가 떠난 자리에
보리가 쓰러져 있는 것을 발견했어요.
몸을 한껏 젖힌 채 누워있어.. 보기에는 이미 운명을 달리 한지 얼마 안 된 것 같았어요.
월요일 출근길이라 맘이 급했지만 우선은 동네주민들 컴플레인을 생각해
집에 있던 큰 두꺼운 종이를 이용해 아이를 골목 구석으로 옮기려고 몸을 옮기는데
약간 바르작거리는 게 아직 살아 있구나.. 했죠.
혹시 살아서 일어나려나.. 했지만 종이를 깐 바닥에 내려놓으니 움직임이 없길래
곧 숨이 넘어가나보다.. 하고 때늦은 출근을 하려고 일어나는 순간
그래도 가끔 밥을 먹어서인지 아이의 눈동자가 약간 움직여 저를 보더라구요… ㅠㅠ
순간.. 출근문제보다 이 아이를 우선 선택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집으로 들어가 집냥님들을 물 먹일 때 쓰는 주사에 물을 담아
누워있는 아이 입에 조금씩 먹였더니 꼴깍 넘기더라구요.. 몇 번 더 그렇게 주고
병원에 전화를 했어요. 아침 8시 30분..
그래도 전화를 했더니 다행히 착신되어 의사선생님이 서둘러 병원을 가시겠다고 하셨어요.
좀 더 빨리 발견못한 저를 자책해봤지만..
최근에 수술 후 퇴원하고 저질체력에 일요일 또 다치는 바람에.. 좀 더 지켜보다.. 한 게.. ㅠㅠ
( *** 여러분!! 빨리 발견해서 아이를 병원으로 데리고 뛰는 게 최고예요.. ㅠㅠ )

그렇게 선생님 전화 오는 30분 동안
아침부터 습하고 찌기 시작하는 날씨에 아이가 힘들 거 같아
집에서 부채를 가져와 얼굴에 안 가도록 몸 쪽으로 계속 살살 바람이 가도록 부쳤는데
약하게 오르락 내리락 숨쉬는게 보이더라구요..
약간 좀 살만하나보다.. 잠시 안심했어요.
병원에 입원시키고 서둘러 출근해서 서둘러 서류작성해서 고보협 치료신청을 마쳤어요.
바쁜 월요일 생업으로 바쁘실 텐데 일찍 답글을 달아 주셔서
병원에 검사를 요청하고 아이는 영양재와 항생제를 맞고
영양실조와 탈수를 회복하기 위해 하루 종일 포도당공급과 전해질교정을 해줬어요.
저녁에 방문하니 닝겔 맞으며 쓰러져 누워있어도 몸의 각도가 아침보다는 훨씬 편해 보였어요.
간호사님이 병실 불을 켜주니까 아이가 눈을 뜨더니 몸을 좀 움직이더라구요.
병원에서 조금 기다리다가 30분 후 다시 보러 가니 식빵자세로 있더군요..
의사선생님도 조금만 늦어도 구할 수 없었다며
저 정도에서 호전되면 내일부터는 호스를 넣어 강제급여를 시작할 수 있겠다고 하셨어요.
다만.. 워낙 영양실조가 심하고 탈수까지 온 상태라 그날 밤을 넘기는게 고비라고 하시더군요..


보리는 2달 전 나타났는데 관찰해보면서 길냥이 같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엄마에게서 떨어진지 얼마 안 되 거 같은, 주인이 있다가 잃어버렸거나, 버려졌거나..
험한 길에서의 생활에 어울리지 않아 보였어요..
초롱초롱한 눈으로 다른 아이들에게 밥 주는 저와 아이들을 지켜보더니
가까이 오지 않고, 그렇다고 도망가지도 않고 가만히 앉아 보길래
그릇을 따로 가져다 줬더니 경계도 안하고 먹더라구요..
그렇게 몇 번 먹으러 와서 밥을 기다리던 아이가
어느 날 대장 고양이가 한번 큰소리로 으르릉 거리는 소리가 들린 날 후로 한동안 안 보였어요.
그리고 일주일 전에 나타났는데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바짝 말라서는..
까만 눈물도 흘리고 있더라구요.
평일엔 밤에 줘서 몰랐는데, 토요일 낮에 밥을 줘보니.. 참치도 겨우 손톱만큼만 먹었더라구요.
일요일 아침에는 챠오추르도 거의 남겼길래.. 이상하다.. 했죠.
오후 즈음엔 대낮에 주차된 차 아래 누워 잠을 자길래.. 더위에 지쳤구나.. 했어요.
마침 제 발등에 무거운 게 떨어져 … 저도 상태가 안 좋았거든요.
멀쩡했으면 몇 번 집에서 나가 아이를 관찰했을 텐데.. ㅠㅠ
그리고 아침에 널브러져 있는 아이를 발견한 거죠.
그나마 집 앞에 주차된 차가 떠나지 않았으면 못 봤을… ㅠㅠ

의사선생님 말에 의하면 증세를 보니 갑자기 허피스 같은 병에 걸려 증세가 심해서 (겨울도 아닌데.. ㅠㅠ)
입안이 헐어 갑자기 밥을 안 먹어서 그런 거래요.. ( 우선 허피스검사를 아직 안 했어요.. ㅠㅠ )
야생에 살던 조금 큰 아이면 어떻게든 살려고 먹을 텐데..
이 아이는 야생에 어울리지 않는, 그냥 외롭고 힘들었나 봐요..

오늘 아침에 의사선생님으로부터 전화가 왔어요.
보리가 새벽에 세상을 떠난 것 같다고요..
믿을 수가 없었어요.. 희망의 끈을 잡자 억지로 놓아야 하는 오늘이 쉽지 않더군요..
전화 받다가 울컥!..
오늘 외국에서 손님들이 와서 회의도 있는데.. 화장이 망치는데..
그래도 눈물이 후두룩! 떨어지는 것을 멈출 수 없었어요..

어제는 막 병원에 입원시키고 하늘에서 소나기가 엄청 쏟아지는 거 보면서
선생님이 강제급여를 위해 호스를 기워야 한다고 할 때 .. 가망이 없으면
아이가 그냥 오늘밤 편하게 가는게 더 좋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도
살았으면.. 돈 더 들어가고 구내염에 허피스에 중성화에 입양에..
갈 길이 까마득히 멀지만 .. 오늘밤을 보내고 살면 보리야 같이 가보자..
했어요..

지금.. 보리를 떠나 보내고.. 어디 가서 엉엉 울고 싶지만..
현실은 외국에서 온 손님들 맞으며 농담하고 웃으며 같이 밥 먹고 회의하고..
순간 순간 올라오는 먹먹함에 마음을 다잡고 하루를 보내고
이제는 저를 바라볼 보리가 없는 병원으로 향했습니다.

비록 보리는 떠났지만..
월요일 아침 그 아이를 구하기 위해 분투했던 시간과 돈을 아깝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그날 두고 회사에 출근했으면 오전부터 쏟아지던 소나기를 맞으며
골목에 아이 혼자 아픈 비를 맞지 않도록 한 것이..
덥고 습한 곳에서 조금 시원한고 조용한 병원으로 옮겨 마지막을 보내게 할 수 있었던 것에
감사합니다.
어떠한 이유로 그렇게 되었던 마지막 몇 달 외롭고 힘들었을 보리가..
편안한 숨을 내쉬며 떠났을 것이라 믿습니다..

“보리야.. 이제 한 달 전에 처음 봤던 그 발랄할 모습으로 뛰어서 노는 천국에서
행복 하렴.. “


이 일을 하면 할수록 느끼는 것이
사랑은 항상 이별을 동반한다는 거예요. 이별의 슬픔에 잠식당하면
아이들을 사랑할 수도 .. 구할 수도 없어요..
그냥 그 자리에서 포기하지 않고,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는 거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만난 이별은 그 아이의 운명이고, 가능한 마지막이 덜 힘들도록,
가능한 편하게 가도록 지켜주는 것이라고 생각요.

그리도 고보협이 있어 제가 그 아이를 들고 병원으로 달려갈 생각을 할 수 있었어요.
방치나 외면보다 도와줄 수 있는 것을 먼저 생각할 수 있게 되더라구요.
항상 고보협에 애써 주시는 임원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 - - ) (_ _)
대상묘 치료
대상묘 병명 허피스로 인한 영양실조, 구내염, 탈수
치료기간 2일
치료과정 영양실조와 탈수로 회복하기 위한 영양주사, 포도당공급, 전해질교정, 수액, 항생제 투여했지만 어제를 넘기지 못하고 고양이별로 떠났습니다.. ㅠㅠ
대상묘 향후 계획
치료완료후 방사여부 아니오
치료완료후 케어계획 동물병원을 통해 단체 화장을 신청했습니다. ㅠㅠ

KakaoTalk_20190716_144814480.jpg

 

KakaoTalk_20190716_144814724.jpg

 

KakaoTalk_20190716_110018524.jpg

 

KakaoTalk_20190716_110018363.mp4

협회 치료지원을 받은 아이가 항상 건강하길 응원합니다. 치료지원의 후기는 양식에 맞춰 작성해주세요.
후기를 보시는 많은 분들께 큰 도움이 됩니다.
대한민국에 길고양이들이 아픔없이 건강해질 수 있도록 성실하게 작성해주세요

*양식에 맞춰 작성해주시지 않으시는 경우 지원 정산을 도울 수 없으며 다음 치료지원신청이 어려운 점 양해부탁드립니다.
 

사진첨부
치료전 대상묘

 

 

 

 

치료중 대상묘

 

 

 

 

 

 

치료완료후

 

 

 

 

 

 

 

 

 

 

  • ?
    개언니 2019.07.17 15:40

    눈물나네요.. 허피스가 진짜 쉬운병이아니어서.. 구내염도 마찬가지고.. 저도 지금 허피스,구내염 달고있는아이..치료지원받아서 한달동안 수액맞히면서 살려놓고 나중 구내염수술도했지만.. 워낙 구내가 안좋았던아이라 약먹으면서 아직도 견디면서 있습니다..ㅠㅠ 보리가 하늘나라가서 건강하게 엄마만나서 먹고싶은거 다 먹고 잘 놀길 바래요..ㅠㅠ

    혹..허피스인아이만나신다면 순다하면 콧구멍 잘 닦아주시고.. 클라벳먹이시고 콧구멍 입가 꼭 잘닦아주세요.. 전클라벳 고보협지침대로 3일먹이면 좀쉬었다가 다시먹이고 하는중이거든요.. 수고많으셨습니다.

    님 만나서 보리는 그래도 마지막엔 위안을 삼지는 않았을까 싶어요.ㅠㅠ

  • ?
    신철이와아이들 2019.09.02 11:14

    저도 어제 갑자기 쓰러진 삼색이를 입원시키고 와서 이 후기를 보니 눈물이 납니다..

     

    사랑은 항상 이별을 동반한다는 거예요. 이별의 슬픔에 잠식당하면
    아이들을 사랑할 수도 .. 구할 수도 없어요..

     

    이 글에서 많은 위로와 힘을 얻었어요.. 감사합니다. 저도 기운내볼게요.

    보리도 이제는 아프지않고 고양이별에서 뛰어놀고 있을거예요.

  • ?
    운영지원2 2019.10.15 16:52

    보리의 명복을 빕니다.


공지 [후기 선정 이벤트] 돌보시는 길고양이를 위해 소정의 선물을 보내드립니다. 운영지원2 2020.05.13
공지 [필독]후기 작성방법 + 추가제출서류(조건부) 고보협. 2014.01.09
공지 ★ 이곳 게시물은 협회 치료지원 받은 길냥이 소식 올리는 란입니다 구조요청,문의 작성은 묻고답하기에 작성해주세요★ 감자칩[운영위원] 2012.07.04
  1. 화학상으로 피부박리된 영미 치료 후기

    2019.08.02

  2. [확인]구내염 오이 치료후기입니다

    2019.08.01

  3. 구내염으로 못먹던 아이 치료지원 후기입니다.

    2019.07.31

  4. 철수 치료 중간 후기입니다

    2019.07.31

  5. 삼색 아킬레스 근육 염증 플레이트 제거수줄

    2019.07.23

  6. 3층높이 10m아래 사람이 들어갈수없는 곳에서 새끼고양이 구조요청하였습니다

    2019.07.23

  7. 구내염 치료지원 후기입니다.

    2019.07.22

  8. 구내염으로 고통받던 고동이의 치료후기입니다.

    2019.07.19

  9. 구내염턱시도

    2019.07.18

  10. 출근길 주차된 차가 떠난 자리에 쓰러져있던 보리..

    2019.07.17

  11. 나나 치료후기

    2019.07.16

  12. 호흡이 좋지 못했던 노랑이 치료 후 제자리 방사하였습니다

    2019.07.15

  13. 튼튼이 퇴원후 방사되었어요.

    2019.07.13

  14. 길냥이 치료지원 후기입니다.

    2019.07.13

  15. 빙이 치료지원 후기입니다.

    2019.07.12

  16. 치료지원 후기입니다

    2019.07.05

  17. 치료지원을 받은 구내염 환묘 '건강이' 퇴원한 뒤 안전히 방사했습니다.

    2019.07.04

  18. [댓글확인요망]구애념 둥이 치료중간 후기입니다.

    2019.07.03

  19. 치료지원 후기입니다

    2019.07.03

  20. 5/27 TNR을 위해 포획 -> 병원 이동한 후 구내염 발견이 되어 전발치 후 입양된 애옹이 입니다.

    2019.06.29

Board Pagination Prev 1 ... 31 32 33 34 35 36 37 38 39 40 ... 150 Next
/ 150
CLOS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