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보협 신입 사원~ 근무일기] #8.
올 겨울은 예전에 비해 그리 춥지 않다고 하지만, 그래도 겨울은 겨울입니다..
너무 추워요...
황학동 사무실 겨울 풍경은 우선, 창문에 뽁뽁이 붙이기, 덧대기
입구에는 투명 바람막이도 붙여놨구요.
(그래도 어디서 이렇게 숭숭~바람이 들어오는지 ㅠ)
아침에 출금하면은요, 하나둘씩, 2층 다락방에서 내려옵니다.
제일 첫번째는 씩씩하게 내려오는 히로~, 기지개 한번 쭉~하고 내려오는 흑토가 두번째구요.
소리없이 내려와서 몸을 쓱~세 번째 별내입니다....
출근 했니? 라고 한 마디씩 하는 것 같아요...출근했으니 해야 할 건???
그래요, 어서!!!! 난로를 켜야 하는 것입니다.
코가 시릴 정도로 추운 황학동 사무실을 따끈하게 해야 하니까요..
율무 사무국장님은 언제 내려오냐면은요,
난로가 켜지고, 조금 온기가 나온다 싶을 때,
묵직한 소리와 함께 사뿐하게(묵직한것과 사뿐함은 참 안어울리는데 율무 사무국장님은 가능하십니다!!!)
내려오십니다...
내려와서는 왔냐는 말 한마디 없이, 냉큼 난로 앞으로 당당하게
전기 난로를 켜 놓으면 추운지 다들 모여 앉아 있습니다,
의자 뺏기 놀이 아시는지요..
엉덩이 먼저 붙이는 놈이 냥이가 임자입니다.
출근하면 청소를 시작 하구요,
청소가 끝나면,
제일 중요한 일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황학동 사총사들 아침 간식 챙겨 드리기!!!
간식 그릇 네 개,
원래는 각자 자기 그릇들이 있는데요,
요즘은 통일했습니다.
(귀찮아서 그러는 건 아니고??)
그릇 소리가 나면, 이렇게 냉큼 다가와 앉습니다!!!
어제는 새우맛으로 드렸구요, 오늘은 참치맛으로, 내일은 ??
(이 골라 먹는 써리원 같은 재미 뭐지??)
간식 캔 뚜껑을 열면 드는 생각이지만,
거 뭐시냐...ㅍㄹㅁㅇ...ㄹㅊ캔..
그거 참 맛있어 보이긴 합니다..
ㄷㅇ참치 따위와는 비교가 안돼요!!!
진짜 새우 한 마리 건져 먹고 싶어지는 걸 꾹 참고 그릇에 담아 드리면,
이렇게나 잘 드십니다...
율무와 히로~(이 닮은 꼴은 뭐지?)
간식은 잘 안 먹지만, 부쩍 요즘 들어 식욕을 보이시는 별내~참 얌전하게도 먹지요..
역시 여자여~
흑토는 간식 같은 건 안 먹을 것처럼 딴짓하거나 멀리 떨어져 있다가도
간식만 주면 잘도 먹어요..
흑토를 보면, 얼굴이나 옷에 밥풀 같은 거 꼭 붙어 있는 애기 같다요....
.....
이렇게 간식을 먹이고 나면
쓱쓱,
몸들 닦고 나면,
한동안 조용합니다.
조용해도 너무 조용합니다.
그래서 어느 날은 율무 사무국장님 하루를 관찰해 보았습니다.
오전 11시,
오전 12시
그 자리에서 아주 조금 자세 바꿈!!
오후 1시
스크래쳐 자리로 자리 옮김
그리고 계속
떡 실신~
(밤에 캔 값 벌려고 알바 뛰시나?? -하는 순간
눈이 마주침)
다들 너무 한 등빨들 한다고 걱정들 하시는대요,
겨울이잖아요,
사람도 겨울 되면 움직이는 거 싫어하잖아요,
겨울 되면 살도 찌는 것 같고(살 이미 쪄 있으면서)
이불안에서 등 따숩게 뒹굴뒹글 하고 싶은 마음,
살 찌는 것이 괜히 용서되는 겨울,
봄이 되기 전에 겨울 잠을 자는 개구리와 같은 마음으로
우리 황학동 사총사들, 봄 되기 전에 겨울 동안
몸을 충전하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우리 사총사들은 지금 포동포동 하지만
봄을 맞기 위해 몸을 재충전 하고 있는 거예요!!!!
충전 만땅!!
한 등빨이 아니라구욧~
한 등빨 뿐 아니라 한 배빨도 하시는 율무님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