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 토리 아깽이들 오늘로 태어난지 12주 꽉 찼습니다.
이제 슬슬 예방접종도 해야하고 어미한테서 독립도 해야하는데...
태어나서 열흘만에 치자네로 와서 사람과 함께 복닥거리고 살다보니 사람에 대한 두려움이라던가
독립해서 어떻게 살아야하는지도 모를것 같아서 걱정스러운데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 육묘장서 사는 앵순네 아기들은 벌써 혼자서 다닙니다.
밥주는 엄마인줄 알고서 놀다가도 휘파람소리에 모여들긴하지만 절대로 노터취~ 옆에는 안와요..
밥먹고 나면 지들 어미가 앵앵 부르던말던 각자 제갈길로 가버리고 한마리도 없어요.
그래 이젠 육묘장에 우렝이껍질마냥 비쩍마른 어미앵순이 혼자 삽니다.
반면에 토리아기들은 일주일이나 먼저 태어났는데도 밥먹고나면 토리옆에 붙어서 젓꼭지 한번 빨고
어미가 그루밍해주길 차례차례기다리고 밤에는 내옆에 붙어서 줄줄이 사탕으로 누워잡니다.
그런데 엊그제부터 토리가 변햇군요.
일단 젓꼭지 물기만 하면 냉큼 일어나서 저만치 혼자 누워있고 점심때 간식삼아 특식(닭가슴살내지 쏘세지)나오면
예전 같으면 입한번 안대고 새끼들 다먹을때가정 지키고 있다가(청비나 파찌가 못먹게) 빈그릇바닥이나 핱더니
이제는 일번으로 와서 짭짭 해치우고 청비가 애들것 뺏어먹던말던 내몰라 나는 배부른게 그런식입니다.
심지어 가장 덩치큰 오디랑 두리는 젓꼭지 물고 안놔줄라다 하악질에 귀싸대기까정 맞고 지금 패닉상탭니다.
오디는 꼬물이들 먹고 남긴 분유 접시에 부어주면 그거좀 얻어먹겠다고 꼬물이들 우유먹을때마다 옆에 붙어앉아서
이제나 저제나 보초서고있고 두리는 괜히 어미앞에서 억지토를하고 오늘은 설사까정...(밥은 여전히 억수로 잘먹고)
오늘은 아침부터 한놈 빠짐없이 전부 귀방맹이 한대씩 얻어맞고 다섯마리가 눈치만 봅니다.
울엄마가 애인이 생겼나?
갑자기 돌변한 엄마가 새끼들은 도무지 이해가 안가는 모양입니다.
이제 토리아기들도 바야흐로 독립의 계절이 다가왔는모양입니다.
아무리 사람집에서 자라도 자연의 순리라는거는 지켜야겠죠.
언제까지 엄마젓꼭지 물고 잇을수는 없응게...
그런디.......
아가덜 독립시키능거는 좋은데 밤이면 밤마다 토리가 물고 들어오는 무시무시한 존재들...
두더쥐. 박쥐. 새끼쥐.댑따 커다란 사슴벌레. 뱀만한 왕지렁이.
이거이 전부 살짝 기절만시킨 살아잇는거를 방에 물고 와서 아그덜한테 주는데 치자는 진짜 기절하것시요.
이거이 정신이 들면 막 들고 뛰는데 아깽이 여덟마리가 이리몰고 저리몰고 ...난리가 따로 없어요.
어제밤에는 박쥐두마리 쥐한마리...
박쥐는 퍼덕거리고 날라다녀가지고 아침에 영감이 잡아서 밖에다 내다 날려줫어요.
아이고~~~
토리야 제발 사냥연습도 좋은데 내사정도 좀 봐도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