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 회원

준비 회원

2012.08.12 16:22

잘가거라~ 아가야~

조회 수 1210 추천 수 1 댓글 14

공원가면 늘 만나던 그래이를 못만난지 6일째...

 

공원근처에 사는 외출냥이도 집나간지  열흘째라고 전단지 붙여있는 뒤숭숭한 가운데...

 

혹시나 하고

동물보호관리 시스템에도 들어가보고

어저께는 아침저녁으로 모기에 뜯기면서 그래이를 만나려고 공원을 서성였더랬어요.

 

코코녀석만 쪼르륵 달려나와서 부비 대는걸...

코코녀석에게 눈을 맞추고 부탁했죠.

그래이가 어떻게 된거니?  아줌마가 너무 걱정되니 내일은 꼭 연락해서 같이 오거라~

 

그리고 밤에 자기전에...기도에 인색한 내가...성호경까지 그어가면서

짧은 기도 올리고 걱정하다 잠이 들었어요.

 

그렇게 다시 아침이 밝아오고

당뇨 합병증으로 두눈이 먼 우리 강아지 제니를 데리고 공원행을 했답니다.

 

와우!!  거짓말같이 코코랑 그래이가 같이 있네요. ㅎㅎㅎ

그래이야~~~~~~ 탄성이 나왔어요.

여직껏 2년 반동안 6일동안이나 안보인건 처음이라 내심 어디가서 죽었나 했거든요.

 

반가운 마음에 맛난것 마구 챙겨먹이고

벤치에 앉아 땀좀 식히고 있는데..

 

'츄리닝속 손 할배" 께서 다가오십니다.

 

아기 고양이가 죽어가고 있으니 가보라네요.

 

뛰어가보니....제 밥을 얻어먹던 삼색이가 낳은  아가네요.

아가가 아가를 낳아서 너무 걱정이었는데..그간 두마리를 정성스레 잘도 키워놔서 대견하다 했거든요.

근데 그중에 한마리가...제가 걸어다니는곳 ....눈에 띄이는 계단 중간에 떡하니 쓰러져있는거에요.

 

인정하고 싶지않았지만... 제눈으로 봐도 범백이 아닐까 싶었네요.

순간... 우리 애들보다 삐용이가 걱정이 되었어요.

삐용이 내새끼도 아닌데?   삐용이 접종은 했다지만 아직 아가인데?

그래도 어찌됐건 들고갔던 비닐에 잘 싸서...병원으로 달려갔답니다.

 

검사결과 범백이었구요. ㅠㅠㅠ

죽은것같이 미동도 없던 아가가...고개를 살짝 들어 저를 쳐다봅니다.  한참이나...

인간의 손이 따뜻하단걸  오늘 처음 알았을까요?  

 인간의 목소리가 자기를 걱정해주면서 슬프게 변하는걸 오늘 처음 알았을까요? ㅠㅠㅠㅠ

개떡같은 길냥이 삶이라고 혼자 주절거려봤습니다.

 

수액맞고...입원시키고 와서...두세시간 지나 ...병원서 연락왔네요.

아이가 갔다구요.

 

갈때부터 상황이 너무 안좋아서 기대도 못했지만... 매번 아이들 보내는건

기운빠지고 삶이 징글징글하고 공허해집니다.

 

휴우!! 

눈가에 맺히는 눈물몇방울 훔치고...

공원에 파묻어줄까하다가....범백 바이러스가 걱정되어 화장해달라고 했어요.

 

이쁜 삼색이 아가였고 눈이 천사였어요.

사람들한테는 볼수없는 천사같은 눈을 가지고 태어나 짧은 생을 살다 갔네요.

 

제가 아이 데리고 병원 안갔음 ... 숨이 붙어있던  아이는 .. 갑자기 쏟아지는 비를 쫄딱 맞을뻔했어요.

그 아가가 거기 누워있던 동안 ...아가를 비껴서 ...많은 사람들이 왔다갔다 했는데

아무도 옆으로 치워놓지도 않은게 참 모질다 싶네요.

 

그렇게 또 한생명이 제손을 거쳐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잘가거라~  아가야~ 

이 글을 읽는 분들이 다 너를 위해 기도해줄꺼야~ 

숲풀속에서 니네 세가족이 뛰어놀던 풍경은 참으로 평화스러웠단다.

니가 간 그곳도 늘 평화이고 사랑이고 배고픔이 없으리라 믿는다.

 

 

  • 알하리페 2012.08.12 16:26
    모질던 더위 다 이겨냈는데...결국 범백이 아가를 데려갔네요...
    너무짧은 생이라 기억할 것도 그다지 없겠지만.....짧은 기억속에 좋은 것만 가지고 갔기를......
  • 은종(광주광역시) 2012.08.12 17:03
    곧 제 곁을 떠날 준비를 하는 우리 아롱이 때문에 아침부터 혼자 눈물바람 했는데 또 눈물이 납니다..
    아가야 잘 가거라...천사같은 아가야...
  • 소 현(순천) 2012.08.12 21:17

    올여름 더위와 긴 폭염때문에 겨울에 유행하는 범백이 여름에도발병 하나 봅니다.
    아마 올여름 우리가 몰랐을..많은 아깽이들이 별이 되었을 겁니다.일년에 두어번 새끼를 낳아도 더 이상 많이 늘어나지 않는 냥이들 보면 자연도태되는 냥이들이 참 많다고 생각돼요.
    그래 슬프지만..더이상 길이에서 해매이지 않아도 되는 편안한 잠을 자렴...

  • 바아다 2012.08.13 00:01
    보는 이 마음까지 아프네요...
    그래도 미카엘라님덕분에 따뜻한 사람 손길 느끼고 갔네요.
    지금은 고양이별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있을 겁니다.
    마음 잘 추스리시고 힘내세요.
  • 막쭌이(의정부) 2012.08.13 00:46
    어린 아기가 그렇게갔군요~~ 먼저간 삼색이 콩이가 갑자기 생각납니다~~ 얼마나 힘들고 무서웠을까요 !! 짧은 묘생이였지만 이험한세상 잊어버리고 지금 그곳에선 행복하라고 말해주고싶네요~~~
  • 소풍나온 냥 2012.08.13 01:28
    잘가 아가야...그곳은 평화롭지?
  • 호랑이와나비 2012.08.13 11:08
    삼색아가냥이야 부디 그곳에서 편히 쉬다가 다음 생에 사람으로 꼭 환생하거라~
    미카엘라님의 보살핌속에서 눈을 감았으니 꼭 편히 쉬고 있을거예요
    사람들은 왜 천사가 가까이에 있는 걸 모를 까요
    아가냥이들을 보면 바로 천사의 모습을 하고 있는데 ~~
  • 시우 2012.08.13 11:48
    올여름은 아가들이 무지개 다리를 많이 건녔네요..
    아가야 좋은 곳에 가서 편히 쉬어라..
  • 소피 2012.08.13 12:28
    아~~ 미카엘라님 글을 읽고는 제 마음이 바빠집니다.. 동네주민이 어미와 새끼를 잡아가라고 구청에 신고했다는 첩보(?)를 받았거든요. 확인해봐야겠어요ㅠㅠ
  • 은이맘 2012.08.13 17:43
    그래도 미카 자네손에 거두어 졌으니 다행이다....
    이 동네는 애기들 구경할일이 없어서 그건 좋은데..너무 쓸쓸해..
    그 삼색이는 네 손에 거두어 졌으니 다행이다. 고맙다.
  • 윤회 2012.08.13 18:52
    미카님...많이 우셨겠네요 ㅠㅠ 그래도.. 아가냥이... 미카님의 사랑으로 고통없이 잘갔을겁니다 ㅠㅠ
    그곳에선 늘 평화이고 사랑이고 배고픔이 없다는걸 믿습니다....힘내세요
  • 미카엘라 2012.08.13 20:18
    아가 가는데 같이 슬퍼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슬플때 위로 받을수 있는 고보협이 있어서 힘이 됩니다.
  • 땡땡이 2012.08.13 20:54
    삼색이 남은 아가도 걱정 되네요.미카눈에 띄어서 다행 입니다 아가의 명복을 빌어요 .ㅠㅠ
  • 마마(대구) 2012.08.14 11:45
    마지막 가는길은 덜 슬프고 무섭지 않았을껍니다 그냥 같이 사는 방법이 정말 없는건지... 아가야 잘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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