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어놓고서 막상 밥줄 때는 주변 살피느라 물주랴 이름도 불러 주지 못하는 아이들.
올블랙 큰아이 까비, 올블랙 작은아이 초롱이. 턱시도 제리. 회색 얼룩이 은비. 한번 정도 마주친 아이 또 하나
혹시 못 찾아 먹거나 또는 싸울까봐 넉넉히 봉지를 마련하여 서너 군데 나누어 줍니다.
제리와 초롱이는 처음에는 분명히 같은 장소에서
기다렸었는데, 초롱이가 한동안 안보여 걱정을 했었죠.
어느날 밥을 얼른 주고 다 먹은 비닐 봉지 수거하여 버리려는데
내 뒤를 어느새 밟고 와서 조용히 바로 옆에 있는 거예요. 초롱이가 ......
여분의 밥을 근처에 얼른 놓아주고 들어왔죠.
그 이후 봉지는 착실히 비어져 있었고......
언제나 밥을 주고난 후는 미련없이 들어오는데
어제는 문득 궁금한 거예요. 밥을 주면 언제쯤 먹고 가나 하고.
한시간 반이 지나 열두 시 가까운 시간에 나가서 돌아보니 아직 안 먹었네요.
그럼 도대체 언제 먹나? 갑자기 머리가 복잡해져
까비와 초롱이가 가'끔 숨어서 기다리는 근처 벤치에 앉아 있는데 5분정도 지났을 까.
갑자기 눈앞에 초롱이가 길건너 오는게 보입니다. 그리고는
벤치앞 주차되어 있는 차와 차 사이에서 나를 똑바로 바라보네요.
내가 말없이 밥만 주니 아이들이 울면 안된다는 걸 눈치챘는지 조용히 바라만 보네요.
그게 더 안쓰럽고 ....... 차한대가 지나가고 헤드라이트 불빛에 들킬까봐
'들어가 ' 숨죽여 외치니 내 앞 차에 쏙 들어갑니다. '휴!'
혹시나 해서 가지고 나간 애니몬다 캔 황급히 뜯어 차 밑에 밀어 넣어 주고
다 먹으면 수거해 가리라 기다렸는데 먹지는 않고 차 밑에 옹크리고 앉아 나를 바라봅니다.
캔이라 먹기 힘든가 하고 다시 종이 바구니 하나 꺼내 털어 넣어 주고
내가 가야 먹을 것 같아 자리를 떴지만, 조그만 녀석이 나를 바라보던 눈망울 때문에 한동안
잠이 오질 않았네요 , 어제는 ......
아이들 밥주기 시작하면서 시도 때도 없이 짜안해지는 마음 때문에 그냥 적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