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3시 25분....
누군가 미친듯이 뛴다.
삐용이가 신이 난 시간이군? 그러면서 불도 안키고 다시 잠들어볼라고 참고 있는데 느낌이 쏴~ 하다.
욘석이 그냥 뛰는게 아니라 .. 물소처럼 콧바람을 일으키며 씩씩거린다.
이건 그건데? 설마? 설마?
아니길 빈다.
이새벽에 그걸 보는건 참 악몽인데.
희미한 새벽, 창문으로 스며드는 불빛에 삐용이를 쳐다보니 뭔가가 입에 있는듯 싶다.
목덜미를 잡아 올려 입에 있는걸 뺏어본다.
무언지 모를 꺼먼게 손에 만져진다.
그 꺼먼게 그냥 꺼먼 ...실뭉탱이거나 비닐뜯어진거라고 믿고 싶었지만 아니지 싶어
윗몸일으키기 하나도 못하는 내가 번개치는 속도로 일어나 불을 켠다.
눈밝은 삐용이가 불을 켬과 동시에 재빨리 물고 튄다.
주변을 보니... ㅠㅠㅠㅠ
내가 바퀴벌레보다 더 무서워하는 귀뚜라미 다리 하나가 누워있다.
바퀴벌레는 바닥에서나 기어다니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다리가 롱다뤼인 귀뚜라미는 증말 무섭다.
여기 저기 아무리 찾아봐도 아까 본 거뭇거뭇한거는 아무데도 없다.
분명 귀뚜라미 몸체는 아니었다.
희미함속에서도 바퀴벌레 몸땡이가 아니었나 싶었는데 (손에 만져진 느낌도 분명 ..지금 생각해도 꾸엑~~이다 )
침대밑이랑 주변을 샅샅이 살펴보다가 ...어제 살짝 기온이 내려가는것같아
다시 내놓은 냥이집안을 들다보니....귀뚜라미 몸만 덜렁 있다.
다리는 누가 잡쉈을까? 그것이 알고 싶지도 않다.
언놈인지 고 이쁜 입으로 귀뚜라미 몸에서 다리를 다 떼어내고 ...내가 잠든사이...
아다닥~ 거리며 다리 하나만을 남기고 다 잡쉈나부다.
다리 하나랑 몸통은 누구 먹으라고 남긴건가?
잠이 홀딱 깬 난 휴지를 둘둘 만다.
저 귀뚜라미 시체를 치워줄 간큰 사람이 우리집엔 아무도 없다.
돌아가신 귀씨 그분의 몸통을 집는데 손으로 느낌이 확 온다. 새벽에 다시 한번 꿰엑~~~ 을 외친다.
다리도 집었다. 딱딱하고 긴 다리가 휴지에 싼다고 쌌는데 휴지 구텡이로 삐져나와서... 늘어져있다.
또 긴 꿰엑~~~ 을 외쳐본다.
귀신은 본적이 없어서 무섭지 않고
간간히 밥주러 밤 늦게 공원가면 지나가는 사람이 무섭긴 했는데
귀뚤씨는 정말 공포다.
귀뚤씨 다리가 몇개인지 모르나... 그걸 잡수신 분은 지금 고이 주무신다.
다섯분중에 한분인데....아마도 제일 이쁜 입을 가지고 계신분인듯 하다.
제발 바라건데..콩한쪽도 나눠먹으라는 얘기를 실천한답시고....다섯분이서 둘러앉아 골고루 나눠먹은게 아니라면 정말 좋겠다.
그래도 심증가는 그분께 가만히 뽀뽀를 감행해본다.
뽀뽀를 하는데 어디선가 귀뚜라미 소리가 난다.
가을이 오긴 오나보다.
귀뚤씨 다리 6개..긴다리..
삐용씨 고기 좀 해주셔야겠어요..ㅋㅋ
귀뚤씨 바퀴..아구 무서버